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가 공부하던중 休學한 뒤 한국에 와서 공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한 청년의 韓美 비교가 재미 있었다.

"미국의 고등학교 생활이 정말 좋았습니다. 오후 두 시 반에 學課(학과) 공부가 끝나면 테니스를 치고, 저녁에 와서 밥을 먹고 또 테니스를 치곤 했습니다. 미국에선 스포츠를 학과 이상으로 중시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저와 같은 또래를 만나니 고등학교 생활이 그렇게 싫었다고 하더군요. 대학 입시 준비 공부만 하면서 보낸 惡夢(악몽) 같은 세월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미국에선 경찰을 보면 일단 두려운 생각이 듭니다. 죄를 지은 것도 없는데 경찰차나 경찰관이 나타나면 흠칫, 멈칫 합니다. 경찰관들은 몸도 좋고 해서 위압감을 줍니다. 한번은 車를 몰고 가는데, 경찰차가 뒤에서 따라오면서 정지 신호를 보내더군요. 차를 갓길에 세우고, 내리니까 경찰관이 총을 빼들고는 저를 겨누면서 "차에 타!"라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기겁을 했습니다. 그런 때는 두 손으로 핸들을 잡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걸 몰랐던 겁니다. 면허증을 제시할 때도 한 손은 핸들을 잡고 다른 손으로 꺼내야 합니다."

이 학생이 속한 대학이 큰 농구시합에서 이긴 적이 있었다. 기분이 좋아진 학생들은 대학촌에서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웠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였는데, 특공대였다. 그들은 완전무장하고 있었다. "3초 안에 해산하지 않으면 연행한다"고 경고한 뒤 최루탄을 던졌다. 학생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미국 경찰은 술을 마약처럼 취급한다. 자동차에 마개를 딴 술병을 둔 것이 발견되면 경찰은 운전자를 수갑을 채워 연행한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에 오니 경찰관을 모두가 만만하게 보는 게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러니 法을 잘 지키는 서양사람들도 한국에 오면 느슨해지고 法을 우습게 보는 한국인들도 미국에 가면 고분고분해진다. 독일에 오래 산 한 외교관 출신은 "독일사람들이 法을 잘 지키는 이유는 간단하다. 法이 무섭기 때문이다"고 했다. 사람이 제도를 만들지만 제도가 사람을 만들기도 한다. 형식이 내용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