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경제위기에 직면하여 고전하던 李明博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난해온 인터넷 선동가 '미네르바'의 정체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월간 신동아는 '미네르바는 금융계 7인 그룹, 박대성은 우리와 무관'이라는 표지제목을 붙인 2월호를 발간하여, 여전히 익명의 인터넷 선동가였던 '미네르바' 팔아먹기(?)에 나섰다는 의혹(비난)을 부추긴다. 익명의 경제적 만물박사(pundit)였던 '미네르바'의 황당한 주장(궤변)에 휘둘린 한국사회는 여전히 전체주의적 선동세력에 시달리는 병리증상을 계속 노출시킨다. 광우亂動사태, 미네르바소동, 용산放火참사는 모두 거짓이 진실을 유린하는, 좌익세력의 군중선동이 한국사회에서 작동된다는 사회적 취약성(병폐)을 증명한 사례들이다.

한국사회가 정상적인(자유롭고 책임적인) 민주사회가 되려면, 익명의 소문(루머)에 휘둘리지 않는 책임성 있는 언론인, 교육자, 정치인들이 사회의 主流를 형성해야 한다. 자신의 實名과 명예를 포기한 무책임한 군중은 절대로 책임적 민주사회를 만들 수가 없다. 그리고 확인되지 않는 허구적 소문이나 匿名의 정보를 언론이 퍼트리는 나라는 정보유통에 문제가 생겨서 사회혼란이 발생하고 국가안보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명박 정부를 때리기 위해, 조작과 왜곡에 찌든 정보를 퍼트리던 '미네르바'를 언론매체들이 대대적으로 부각시킨 현상 자체가 좌익혁명세력의 군중선동이 작동되는 병든 상태이다.

전체주의적 군중선동의 핵심은 익명성(anonymity)에 근거한 무책임한 사회혼란과 폭력조성이다. 匿名性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전체주의적 군중선동이다. 군중은 익명성의 뒷면에서 거짓선동과 폭력난동을 하기 때문에, 익명성 자체를 사회악으로 보는 훈련을 민주사회의 기자와 학자들은 해둬야 한다. 좌익선동세력이 밤에 얼굴을 가리고 군중폭란을 시도하는 것은 군중의 익명성이 가진 무책임한 파괴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성에 의해서 국민들은 책임적 공중(public)이 아니라 무책임한 군중(crowd)이 되어서, 선동세력의 군중운동(mass movement)에 휘둘리는 자동기계(automaton)가 된다. 지금 한국사회의 혼란조성자들은 복면한 익명의 군중선동가들이다.

책임적 민주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匿名의 주장들은 무조건 무시해야 한다. 자신의 이름과 명예를 걸고, 의견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당당하게 주장하는 풍토가 자유민주주의의 요체임을 존 스튜어트 밀이 잘 규정했다. 틀린 의견을 實名으로 하는 자가 옳은 의견을 匿名으로 하는 자보다 더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다. 자신의 이름과 명예를 당당하게 걸고 표현된 의견만이, 옳고 그름을 넘어서서, 진실추구에 도움이 되고 책임적인 민주사회를 만드는 데에 기여한다.

그런 점에서 신동아가 익명의 미네르바 7인 그룹을 2월호에 보도한 것은 민주적, 책임적, 공익적 언론으로서 아무런 가치가 없는 사회혼란 조성행위에 불과하다. 검찰에 구속된 '미네르바' 박대성씨는 '지난해 10월 신동아가 다음을 통해 인터뷰 요청을 해왔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진술했다고 2월 4일 CBS가 보도했다.

박대성씨는 '짝퉁 미네르바를 찾아달라'고 주문까지 했으니, 신동아는 짝퉁 미네르바에게 속았거나 짝퉁 미네르바를 조작한 꼴이 되면서 보수언론으로서의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을 상황에 처했다. 박대성씨의 박찬종 변호사는 '최근 접견에서 박씨가 신동아에 대한 소송을 원한다는 뜻을 전해왔다. 남들이 보기에 모자라 보일지 몰라도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을 다른 사람이 썼다고 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1월 30일 밝혔다. 신동아는 2월호에서 '금융계 일곱 명이 미네르바라는 이름으로 글을 썼고, 박대성씨는 이와 무관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표지로 편집했다.

만약 박대성씨의 말과 검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신동아는 박씨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거절당한 뒤에도 고의적으로 자칭 진짜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K씨를 내세운 셈이 되었다. 만약 신동아의 주장이 옳다면, 검찰은 헛다리를 짚은 꼴이 된다. 박대성씨는 검찰에 긴급체포된 1월 7일부터 '지난 10월 다음의 관리자라는 사람이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서 '신동아'와 인터뷰를 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왔지만, 얼굴이 밝혀지는 것이 싫었고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걱정돼 거절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신동아는 박대성씨가 진짜 미네르바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자신을 미네르바라고 허위주장을 하는 K씨를 진짜 미네르바라고 인터뷰하여 독자들을 우롱한 것이 아닌가?

미디어 다음 측 관계자도 '지난해 10월 무렵 '미네르바'와 연결시켜달라는 언론사들의 요청이 10여 차례에 달해 전화 또는 이메일을 통해 박씨에게 수 차례 연락했었다. 박씨가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거나 답변이 없어, 박씨의 거절 의사를 언론사 측에 전했다'고 설명했고, 검찰도 박대성씨의 통화내역조회를 통해 다음 관계자와 박대성씨가 두 차례의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신동아는 '미네르바는 1명이 아니라 7명으로 이뤄진 그룹이다. 글은 내가 주로 썼다. 검찰이 미네르바로 지목해 구속한 박대성씨는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과거 금융기관 3곳에서 일했으며 지금은 투자재무 컨설팅 일을 하고 있다. 2007년 12월 말부터 500건 가량의 글을 작성해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올렸다'라는 'K씨'의 주장을 2월호에 인터뷰해서 실었다. '힘없고 배고픈 서민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었다'는 K씨는 '나머지 멤버들도 모두 금융업에 종사하며 언론사 뺨치는 정보력을 갖고 있다. 박대성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멤버들 중 현재 연락이 두절된 한 사람이 박대성씨를 시켜 글을 올렸을 가능성은 있다'라고 밝혔다고 한다.

신동아는 인적 사항(實名)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K씨와 인터뷰를 했고, K씨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국내 외국회사의 인물에게 '블라인드(blind) 질문'을 던지는 방법으로 K씨의 신분을 재확인했다고 한다.


만약 '미네르바'에 대한 신동아의 이러한 보도가 사실이라면, 검찰은 가짜 미네르바 박대성씨를 붙잡아서 허위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검찰이 옳다면, 신동아는 익명의 선동가 미네르바를 대대적으로 허위보도한 셈이다. 박대성씨 접촉여부에 대한 박씨 변호인단의 질의에 신동아는 '미네르바 진위 논란에 대해서는 3월호를 통해 답하겠다'고 반응했다고 한다. 미네르바는 신동아 3월에도 팔릴 것 같다.

필자가 문제 삼는 촛점은 '미네르바가 말한 주장의 진실여부나 누가 진짜 미네르바인가'가 아니다. 문제는 신동아의 보도와 편집 성향이다. 자유민주국가에서 보수언론은 책임성, 공정성, 진실성, 공익성을 중시해야 하는데, 신동아는 '미네르바'라는 익명의 군중선동가(집단)가 무책임하게 퍼트린 사회교란의 루머를 인정해주고 확산시켰다. 익명의 선동을 대서특필한 신동아의 무책임한 보도·편집은 용납되기 어렵다.

좌익선동가들의 아지트인 다음 아고라의 아류로 전락한 월간 '신동아'의 장래가 걱정된다. [조영환 편집인: http://allin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