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총재로 있는 열린당이 사상최악의 참패를 해도 親與언론과 기회주의 언론들은 그 원인을 얼버무릴 것이다. 진실을 직격하여 적나라하게 국민들 앞에 드러낼 용기가 없거나 상황파악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의식의 심도가 천박하면 진실에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1. 이번 5.31 선거는 盧정권의 좌경모험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였다. 거의 모든 유권자들은 후보 개개인의 인간됨이나 능력을 보고 찍지 않았다. 黨名을 보고 찍었다. 전국 民心의 기준인 서울과 경기도에서 한나라당이 역사상 최대의 승리를 거둔 것은 후보 개인의 능력과는 무관하다. 유권자들은 후보의 이념, 즉 左냐 右냐, 親김정일이냐 親대한민국이냐의 이념성향을 가장 큰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는 뜻이다. 친북좌경적이라고 판단된 열린당과 민노당은 참패했다. 우파라고 판단된 한나라당은 大勝했다.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몰표가 하도 많아 열린당 후보와의 표차는 거의 3 대 1의 비율이다. 이런 표쏠림 현상은 열린당과 노무현에 대한 국민들의 조건반사적인 거부감을 보여준다. 화 난 유권자들이 울분을 쌓아오다가 작심하고 열린당과 노무현을 심판한 것이다.

2. 한나라당은 市道郡區의 지사 시장 군수뿐 아니라 市위원, 區위원 선거에서도 압승했다. 이는 물론 한나라당이 잘 해서가 아니다. 좌익정당에 대한 증오, 경멸, 경계심, 그리고 공포감 때문이었다. 이번 투표성향은 절대로 정책을 두고 갈라진 것이 아니다. 체제변혁의 위기감이 표의 성향을 나눈 것이다. 盧정권의 양극화 선동과 反日 反美 정책도 이번 선거에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

3. 이번 선거 때만큼 김정일 정권이 공개적으로 여당을 편들고 나온 적이 없었다. 이런 선거개입은 한나라당을 도운 것이 확실하다. 이제부터 선거시장에서 김정일 카드나 소위 민족-통일카드는 역효과를 낼 것이다.

4. 이번 선거가 盧정권에 대한 거의 사형선고에 가까운 비토로 나타났으므로 盧대통령과, 盧정권의 대주주 김대중의 정치적 영향력은 급격히 떨어질 것이다. 이런 변화를 알아차린 김정일 정권은 노, 김 두 사람을 상대로 한 모험을 망설일 것이다.

5. 盧대통령도 김대중의 親김정일 노선과 거리를 두려 할 것이다. 김정일-김대중-노무현 세력으로 정렬하여 연방제 사변을 일으켜 國體변경을 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많았지만 그런 모험을 하기에는 상황이 매우 유동적으로 변했다.

6. 유권자들이 심판한 것은 盧정권의 좌파정책과 親김정일 정책이었다. 盧정권이 그런 심판의 본질을 직시한다면 좌경모험주의는 여기서 끝내야 한다. 무리를 해서 더 나아간다면 종착역은 법정이나 감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