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의 5.31 선거 大참패는 盧 정권의 최대 주주인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도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다. 우선 그가 추진하는 訪北의 의미도 축소된다. 그는 김정일과 만나 통일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그의 지지기반이 내려앉고 있는 이 판국에, 더구나 북핵문제도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이 마당에 인류의 公敵이 된 민족반역자와 통일을 논의하겠다는 것은 신기루 같은 夢想이다.

남북한이 통일을 진지하게 논의하려면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협정이 체결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은 10년 이상 걸릴 것이다. 아직도 전쟁중인 남북한이 그런 중간단계도 거치지 않고 통일을 논의한다는 것은 유치원생이 대학에 들어가려는 것과 같다. 꿈 같은 통일 이야기를 꺼내는 자들은 예외 없이 통일문제를 자신의 私的인 이득을 위해 이용하거나 김정일 정권의 對南적화 전략에 봉사하기 위함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때는 김대중씨의 訪北에 편승하여 김정일과 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듯했으나 5.31 선거로 상황이 바뀌었다. 우선 한나라당의 승리가 남북관계를 해칠 것이라고 공갈해왔던 김정일이 그런 정상회담에 임할지 미지수이다. 盧대통령도 정상회담을 얻어내기 위한 對北퍼주기를 과연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이 2007년 대통령 선거에 대한 이해득실 계산으로로 귀결되는 판에 그런 對北굴욕정책은 여당내부의 반발을 먼저 부를 것이다.

이래 저래 5.31 선거 참패는 집권좌파세력에 큰 타격이다. 한국의 국내 정세 변화는 동북아의 세력 균형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만약 우파가 한국 상황의 주도권을 탈환한다면 韓美日 공조가 복원되어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코너에 몰리고 중국도 미래가 없는 북한을 버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5.31 선거는 그런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띨 것 같다. 선거는 침묵하던 다수를 용기백배하도록 만들어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다. 1985년2월12일 총선 때 선명 야당의 약진이 민주화를 역사적 대세로 만들었던 것처럼 5.31 선거는 한국 사회의 정상화를 위한 전환점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