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영은행이 북한 계좌를 동결한 조치에 대해 미국 정부는 긍정적인 조치라며 환영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라파엘 펄 (Raphael Perl)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 정부는 북한의 불법행위를 도운 외국 은행들에 대해 국제 금융 체제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극단적인 처방도 내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6일 미국 백악관의 토니 스노우 대변인은 중국의 국영 상업은행인 중국 은행(Bank of China)이 마카오 지점의 북한 계좌를 동결한 조치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스토우 대변인은 중국 은행의 조치가 북한의 화폐위조 활동에 대응한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남한의 야당인 한나라당의 박진 의원은 중국 은행이 북한 계좌를 동결시킨 사실을 24일 공개했습니다.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의원 외교협의회에 참석했던 박 의원은 미국의 전현직 고위 관리들의 말을 빌어 이 같이 전했습니다. 말레이시아를 방문하고 있는 미국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도 중국정부가 중국 금융체제를 보호하기 위해 몇 달 전에 그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27일 확인했습니다.

중국 은행은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은행으로 외환 업무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미국 재무부의 조사를 피해 작년 9월 이후 마카오의 방코델타 아시아 은행에 있던 계좌들을 중국 주하이에 있는 은행들로 옮겼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작년 9월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북한의 달러위조와 돈세탁에 연루된 혐의로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또 미국금융기관들이 이 은행과 사실상 거래를 못하도록 하는 조치도 취했습니다.

미국 재무부의 조사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그치지 않고, 북한 계좌가 개설된 중국 은행들에까지 확대됐으며, 결국 중국 당국이 미국과의 공조차원에서 중국 은행의 마카오지점에 있는 북한 계좌를 동결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의회조사국의 라파엘 펄 (Raphael Perl)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 정부는 북한의 불법행위를 도운 외국 은행들에 대해 국제 금융 체제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극단적인 처방도 내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Perl: One option available to the US government, although this is quite an extreme option, would be in effect to kick banks that facilitate N. Korean criminal activity out of the international banking system.

이런 은행들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수표를 결제해주지 않거나 송금 거래를 끊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게 펄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사실상 미국 달러화를 이용한 금융거래를 마비시키는 극단적인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는 겁니다.

펄 연구원은 또 북한의 불법행위를 도운 은행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 기관에 이 은행을 폐쇄시키도록 미국 정부가 압력을 넣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런 조치들이 취해지기 위해서는 북한의 불법행위와 관련된 은행들을 적발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재무부의 스튜어트 레비 금융범죄 담당 차관는 26일 남한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말고도 북한과의 불법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은행들이 또 있냐는 질문에, 현재 전세계 금융기관들과 관할 기관들이 북한과의 거래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최근 통과된 유엔의 대북 결의안 때문에라도 더 엄격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해 지난 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대북 결의안은 북한의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계획과 관련된 자금과 물자, 기술 등의 이전을 방지하도록 유엔 회원국들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