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主思派 핵심이었던 강길모 프리존뉴스 부사장이 “내게 주사파 교육을 받고 김일성에게 충성을 맹세한 운동권 출신들이 현 정권 실세로 활동하고 있다”며 열린우리당 의원 3명, 전·현직 청와대 인사 4명의 實名을 들었다. 강씨는 “아직도 주체사상에 젖어 親北·反美 코드를 버리지 못하고 북한의 이익에 충실히 복무하는 ‘자발적 간첩’이 한국사회의 主流가 돼버렸다”고 했다. 강씨는 ‘반미청년회’를 통해 대학 총학생회 간부들에게 주체사상을 注入하다 90년대 초 사상 轉向을 한 사람이다.

80년대 386 주사파는 지하골방에 걸어놓은 조선노동당旗와 김일성·김정일 부자 초상화 앞에서 충성 서약을 하고 對南방송 ‘구국의 소리’ 녹취록을 달달 외웠던 사람들이다. 강씨의 이야기는 그 386 주사파 출신들이 그 시절의 主思 운동 경력과 인맥을 바탕으로 노무현 정권 요소요소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심상치 않은 것은 그들이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 앞에서 충성 맹세를 했다는 한때의 前歷 때문만이 아니다. 어제의 주사파 戰士들이 그런 생각을 바꾸지 않고 안에 숨긴 채 정신적 조국인 북한이 아니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得勢’했다던 대한민국 정부의 구석구석에 신경세포처럼 들러붙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생각을 바꾸지 않은 주사파 출신의 관료와 비서관과 국회의원들이 정부에 들어오는 對北·對美 安保 정보를 어떤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보고 과정에서 무엇을 누락시키고 무엇을 부풀렸으며, 정보 판단의 순간에 무엇을 優先했겠는가를 생각하면 나라의 숨이 여태 넘어가지 않은 것이 다행스럽다는 느낌이다.

강길모씨를 비롯한 386출신 사상轉向者들은 2일 회견을 갖고 “일심회 간첩단 사건은 북한과 연계된 주사파가 우리 사회에 健在함을 보여준다”고 했다. 스탈린은 쓸 만한 간첩 하나면 몇 개 사단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다고 말하고 믿고 그걸 실천했다. 그런데 공산주의 隊列에서조차 탈락한 父子 世襲독재 체제가 그것 말고 어디 믿을 데가 있겠으며 수령과 졸개로 맺었던 과거의 그 질긴 인연을 이용하지 않고 놀려둘 정권인가.

강씨가 ‘김일성 충성서약’을 했다고 지목한 이가 누구인지는 본인도 알고 그 주변 사람들도 다 알고 있다. 그 시절 김일성에게 충성을 맹세하다 이 정권에 들어온 386 주사파들은 그때의 그 신념을 바꾼 것인지 아닌지를 국민에게 털어놓아야 한다. 스스로 입을 열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정당한 법적 절차를 통해 그들이 입을 열도록 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