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는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관한 MBC의 내부 대책회의 문서를 입수하여 <'PD수첩 잘못 인정하면 공격당한다' MBC, 사과않고 최대한 시간 끌기로. 수 차례 대책회의… 일부는 '잘못 인정하자'>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MBC는 PD 수첩의 잘못을 사실상 인정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식의 대응은 언론사가 할 일이 아니라 정당이나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언론은 보도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을 경우, 즉각적으로 정정해야 한다. 맥주회사가 독극물이 든 맥주를 판 것이 밝혀졌을 경우 신속하게 리콜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과 같다. MBC-PD수첩의 왜곡과 날조는 방영된 즉시 지적되었다. 두 달 이상 MBC는 정정을 하지 않았다. 그 사이 PD 수첩과 뉴스데스크는 국민들이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를 위험물질로 오해하도록 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MBC가 온 나라에 집단히스테리의 불을 질렀다는 비판은 정당하다.

거짓말을 즉시 취소하지 않고 거짓말을 또 다른 거짓말로 덮으려던 MBC는 존망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MBC의 뉴스데스크와 PD 수첩이 지난 80일간 내 보낸 보도는 공영방송 허가조건과 방송법이 정한 방송사업자의 의무를 전면적으로 위반한 것이므로 방송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거짓말은 더 큰 거짓말을 낳고 드디어 사망에 이른다는 성경의 말씀이 여기서 입증될 것이다. 아직 이런 수준의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는 것은 MBC의 방송 허가 취소 사유를 하나 더 추가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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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기자 nukus@chosun.com

MBC가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해 내부 대책회의를 갖고, 참석자의 다수가 오역(誤譯) 등의 문제에 대해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고 최대한 시간을 끌자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일부 참석자들은 '오역의 잘못을 인정하고 가자'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회의는 광우병 왜곡 의혹이 본격 제기된 지난달 27일부터 거의 매일 열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능희 PD수첩 CP와 기획·대외·보도·홍보 등 각 부문 팀장 및 변호사가 정기 멤버로 참석했다. 회의 내용은 정리돼 사장과 부사장 등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본지가 입수한 'PD수첩 상황실 2차회의(6월 29일)' 보고서에 따르면, 회의의 다수 참석자들은 'PD수첩 내용에 대한 섣부른 잘못 인정이나 사과는 재판이나 검찰 수사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발표하지 않고 더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했다.

회의에서는 또 'MBC가 번역 또는 오역 문제를 방송하는 순간… 국민들은 'MBC가 정말 잘못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MBC에 실망과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 '우리 패를 먼저 보여주기보다는 검찰의 패를 보고 난 후에 대응하는 게 낫다'는 게 다수 의견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일부 참석자들은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수사 내용을) 흘리고, 이것이 언론에 나올 때 MBC는 어쩔 수 없이 시인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올 수 있다'면서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기다리다 당하느니 MBC가 먼저 털어버리는(시인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사장은 손을 놓고 있다는 외부 비판 등 경영진이 지는 부담도 있다. 정부와 정면 대결해서 끝까지 갔을 때 민영화와의 상관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먼저 잘못을 인정하자'는 견해를 피력했던 것이다.

MBC는 지난달 27일 열린 첫 '상황실' 회의에서는 '방송 내용에 대한 잘못 인정이나 사과는 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시간을 끄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이번 사건의 '대응 기조'를 설정했고, 검찰 수사 대책 방안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