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산에서 열린
MBC 방송허가 취소 국민행동
전국순회강연회에 참석했다.

부산일보 10층 대강당을
통로까지 꽉 메운 청중들은
우국충정에 가득차서
연사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첫번째 연사는
남북대화 36년의 산 증인
이동복 전 의원.

98년 11월28일
현대가 첫 금강산 관광
유람선을 띄운 날
국회 대정부 질의를 통해
세 가지를 경고했다는 말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첫째, 채산성 없는 부실사업으로
그 부담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궁극적으로 정부에게 돌아온다.

둘째,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응하지 않음으로 인해
우리 규정이 死文化(사문화) 된다.

세째, 북한이 우리 정부를 갖고놀
가능성이 크다.

'철조망 밖에서 도끼눈을 뜬
북한군인들 포위 속에 하는 것은
관광이 아니다.'

그로부터 10년 만에 터진
박왕자씨 사살 사건은
지금까지 북한에 질질 끌려다닌
우리에게 전화위복의 기회라고
이동복 선생은 강조했다.

북한의 의표를 찔러
우리가 깔아놓은 멍석 위에서
남북관계를 주도해 나갈 수 있다.

그걸 위해서
정부와 우리 국민의 의지가 필요하다.
이제는 국민의 몫이다.
금강산 관광 안 가고,
개성에 안 가는 것이다.

여론을 일으켜서
정부로 하여금
개성관광까지 끊어놓고
북한으로부터 납득할만한 사과를 받을 때까지
버티도록
훈련을 해야 한다.

우리 국민이
절대로 속아선 안된다.

북한 체제에 우연이란 없다.
금강산 관광객 사살사건은
목적을 갖고 계획적으로 만든 일이다.
우리가 이를 이용해서 큰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작은 일부터 추스려 나가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내일을 기약하자는
호소가 가슴에 와 닿았다.

두 번째 연사는 조갑제 대표.

애국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갑과 손발로 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면서

예를 들어
최근 남북 국회회담을 제의한
부산 영도구의 김형오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해야 한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지난번에 무소속 그 사람이 됐어야 하는데'
'부산 출신들이 수상한 사람이 많아'
'정의화도 그렇지'

국회의원들로 하여금
유권자들의 감시를 느끼게 하자고 역설한
趙 대표는
동창회-향우회-동호인클럽 등 각종 모임을
애국모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을 촉구한 다음
강연의 주제인 MBC의 죄과와 응징방법을
조목조목 막힘 없이 풀어 나갔다.

MBC가 죽든지,
대한민국이 죽든지,
사생결단해야 한다.

MBC TV뿐만 아니라
라디오도 켜지 말자.
시장에서 죽으면
아무도 돌봐주는 데가 없다.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법대로 하자.
9시뉴스, PD수첩을 방통위서 중단시켜야 한다.
프로 폐지, 제작자 문책, 3개월 영업정지, 허가취소로
단계적인 조치를 밟아 나가야 한다.

MBC를 보지 않는다.
MBC의 취재-출연요청에 응하지 않는다.
MBC에 광고내지 않는다.

趙대표 강연 막바지에
장내의 열기를 피해
중앙 출구 쪽으로 나와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50대 여성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이 터져 나왔다.

'전에서부터 내려오는
군주정치가 맞는 것 같아요.
말 한 마디도 못하는 대통령,
그런 대통령을 뭐할라꼬 하는지?'

공교롭게도
趙 대표의 강연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 강화를
호소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이제는 좌익과 싸워야 하겠다
이것이 촛불난동이 남긴
가장 큰 교훈이다.

민주국가에서 법을 어기면
폐가망신한다는 걸 보이도록
이명박 정부를 감시해야 한다.

강연이 끝난 후
밤 10시 조금 지나
서울에 도착,
서부역에서 집어탄
택시기사로부터 들은 뉴스는
오늘 저녁도 어김없이
주말시위가 벌어져
광화문 일대 교통이
차단됐다는 것.

열차 안 TV자막으로 본
이명박 대통령이
고심 끝에 휴가를 떠났다는 뉴스가
새삼 생각나면서

대한민국은 지금
主客이 전도된 상태로 굴러간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