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내 입주기업들과 관리기관들이 화재보험에 가입을 안해 화재시 한순간에 재산을 날릴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성공단 해당 기업들은 보험계약의 실효성을 제기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됩니다.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업체 78곳 중 50곳, 그리고 정부기관 및 지원기관, 개발업자 등 15개 중 10개사가 화재보험 가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개성공단에서 보험가입이 낮은 이유는 해당 업체들이 보험계약의 실효성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개성공업지구 보험규정 제24조를 보면 (1항)어찌할 수 없는 사유로 보험사업을 다시 할 수 없을 경우와 (2항)보험계약 한쪽이 지불능력을 상실했을 경우, 그리고 (3항)보험계약 한쪽이 지불능력을 상실하거나 파산 또는 해산됐을 경우에는 보험계약이 취소되는 것으로 돼 있어 보험계약의 실효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적으로 보험회사가 지급능력을 상실하거나, 파산하더라도 재보험이나 다른 보험회사로의 계약이전을 통해 계약이 보호되지만, 개성공단에서는 계약 자체가 취소되므로 보험회사 위주의 일방적인 규정인 셈입니다.

북한의 보험회사는 독점 회사로서 과거에는 당조직지도부에서 관할했지만, 지금은 39호실에 소속돼 있어 벌어드리는 모든 외화는 김정일 위원장의 통치자금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화재시 손해배상을 받기란 어렵다고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지적합니다.

김광진: 지불능력에 있어서나 자금 투명성에 있어서나, 자금준비에 있어서나 모든 측면에서 불확실한 측면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사고가 나면 손해보상을 못 받을 수 있는 확률이 굉장히 높지요.

북한이 2004년 10월에 만든 개성공업지구 보험규정 제5조에는 개성공업지구 소재 기관은 화재 및 자연재해 등에 대비해 북측 보험회사에 의무적으로 보험을 들도록 돼 있으며, 이 규정을 어겼을 경우 1만달러 까지의 벌금을 물리도록 돼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가입할 수 있는 보험회사는 '조선민족보험회사'인데, 화재시 보험금 지불능력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회사이고, 또 보험료도 남한보다 8배나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은 보험가입을 꺼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은 보험에 가입해도 안 해도 화재시 투자금액을 허공에 날릴 수 있어 불안하다고 말하면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남북경협시민연대의 김규철 대표입니다.

김규철: 개성공단 화재보험과 관련해서 정부는 어렵게 사업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재산을 보호하도록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고요. 북한은 입주기업들에게 보험가입만 강요하지 말고, 북한 당국입장에서 지불이행을 보장하는 그런 차원에서 중소기업들이 안심하고 북한의 화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환경과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한편 개성공단에 진출한 일반 분양기업의 평균 투자금액은 55억원 정도이며, 아파트형 임대공장의 경우 평균 2억5천만원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