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밀리에 핵 개발을 도왔다는 의혹 속에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시리아의 시설이 원자로와 같은 특징을 지녔고 현장에서 상당량의 우라늄 입자가 발견됐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9일 밝혔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가 이날 이사회에 제출한 시리아에 관한 비공개 보고서는 공습 전후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문제의 시설이 원자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원자로와 비슷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잠정 결론지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한 ‘시리아의 핵확산방지조약에 따른 안전조치협정 준수’(Implementation of the NPT Safeguards Agreement in the Syrian Arab Republic)란 제목의 이 4쪽 분량의 보고서는 지난 2001년 4월26일에서 8월4일 사이에 시리아 동부 사막인 다이르 알조르(Dair Alzour) 지역에서 건설되기 시작한 이 상자 형태의 건물이 우선, 규모나 배치 측면에서 원자로와 유사하다고 밝혔습니다.

Its containment structure appears to have been similar in dimension and layout to that required for a biological shield for nuclear reactors, and the overall size of the building was sufficient to house the equipment needed for a nuclear reactor of the type alleged.

보고서는 또 IAEA가 지난 6월 공습을 받은 지역을 직접 방문해 조사한 결과 주변의 펌프 시설이 25메가와트 규모의 원자로 가동에 필요한 냉각수를 공급하기에 충분한 규모였고 펌프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기도 충분히 공급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The results of that evaluation indicate that the pumping capacity is adequate for a reactor of the size referred to in the allegation (25 MWth). During its visit to the site, the Agency observed sufficient electrical capacity to operate the pumping system.

보고서는 이어 공습 현장에서 채취한 환경 표본을 분석한 결과 상당한 양의 우라늄 입자가 검출됐고 이 우라늄 입자는 분석 결과 화학적인 처리를 거쳐 생성된 물질임을 암시한다고 말했습니다.

Analysis of the environmental samples taken from the Dair Alzour site carried out by a number of the Agency’s Network of Analytical Laboratories revealed a significant number of natural uranium particles. The analysis of these particles indicates that the uranium is anthropogenic, i.e. that the material was produced as a result of chemical processing.

보고서는 이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문제의 시설이 핵 개발과 무관한 시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건설 중이던 건물이 원자로와 유사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잠정 결론지었습니다.

While it cannot be excluded that the building in question was intended for non-nuclear use, the features of the building, as described above, along with the connectivity of the site to adequate pumping capacity of cooling water, are similar to what may be found in connection with a reactor site.

이같은 IAEA측의 입장에 대해서 시리아측은 공습 현장에서 검출된 우라늄 입자가 이스라엘군이 공습 당시 사용한 미사일에서 나온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는 것을 비롯해 문제의 건물이 핵 개발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이 때문에 IAEA가 시리아 측에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관련 서류를 제시해 줄 것과 공습 시설과 연관된 다른 세 지역에 대한 현장 방문을 허용해 줄 것, 그리고 공습 때 나온 건물 잔해와 제거된 장비를 보여줄 것을 요청했지만 시리아측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시리아가 비밀리에 추진했던 원자로 건설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이 때문에 백악관은 지난 4월24일 북한이 비밀리에 시리아의 핵 활동에 협력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