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저히 理解할 수 없는 明洞聖堂의 案內책자 |
聖堂入口에 성당을 소개한 책자가 한글, 英語, 日語로 具備되어 있었다. 종이도 아까우니, 그중 하나만 집어 읽어도 되겠지만, 순 한글로만 된 안내 책자는 “解讀”하기가 어려워, 日語나 英語로 된 책자와 병행해서 봐야만 뜻이 온전히 전달되는 어처구니 없는 쓰디쓴 경험을 하도 많이 해 본지라, 세 책자를 다 집어들고 성당구경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한 번 읽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한글 책자를 먼저 펴서 읽어내려가다 보니, 첫 단락부터 도대체가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었다.
“명동대성당--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본당이자 한국천주교회의 상징이다. 이곳에 신앙공동체가 형성된 것은 1784년 명례방 종교집회에서이다. 이후1892년 코스트 신부가 성당 설계에 착수하였으며 1898년 5월 29일, 한국 교회의 주보인 무염시태의 마리아를 주보로 하며 대성당을 축성, 봉헌하였다”.
물론 大部分 理解가 된다. 하지만 웬만한 天主敎 信者가 아닌 以上, “주교좌”, “주보”, “무염시태”라고 순 한글로만 쓰인 말들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推測을 해보거나 대충 그냥 넘어가는 수밖에 없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일단 더 이상 읽는 것을 멈추고, 함께 가지고 왔던 日語 책자와 英語 책자를 對照해 보며 읽어 보았다. 그제서야 “주교좌”는 “主敎座(Archidiocese)”, “주보”는 “主保(patron)”, “무염시태”는 “無染始胎(Immaculate Conception)”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래 이런 天主敎 單語들을 알지 못했었지만, 이미 알고 있던 한자 몇 자로 因해서 이 낱말들의 뜻이 瞬間 分明해지고, 同時에 새로운 單語들을 익히게 된 것이다. 기뻤다. 뿐만이랴. 온갖 聯想이 始作되면서 재미있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아, 英語에서는 (美國天主敎徒들을 보니) patron이 “守護者” “守護神” “保護者”라는 뜻으로 使用되는 것 같던데, 이 것을 “主保”라고도 번역하는구나. 참 재미있다. “나를 保護해주는 主人” 혹은 “主로 나를 保護해 주는 분”이라는 뜻인것 같으니, 巫俗에서는 巫女들이 自身의 몸을 保護하고 主管하는 神을 “몸主”라고 하고, 佛敎에서는 스님들이 信徒들을 위해 祈願을 할때 김 아무개'保體”라고하면서 이름뒤에 “保體”라는 말을 붙히는데, 이것은 “누구누구의 몸을 保護하소서”하는 뜻이니, 이 '주' 와“保”라는 말이 여러 宗敎에서 여러 形態로 쓰이는 구나. 아, 韓國天主敎의 가장 대표적인 守護者는 예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로구나.” 흔히 “童貞女 孕胎”라고들 하던데 이를 보고 “無染始胎”라고도 하는구나. 참 재미있는 漢字 表現이구나…'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뜻은 더욱分明해 지고, 明洞聖堂에 대해서는 더욱 親近感이 느껴지는 한편, 천주교에 대해서 더 공부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내가 경험한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가?
어떤 사람이, 혹은 非 天主敎人이, 한글로만 된 명동성당 안내책자를 읽었다면, 十中八九 모르는 뜻은 대충대충 推測하고 넘어갔을 것이고, 천주교나 명동성당에 대해서 그리 記憶에 남는 것도 없고, 더 공부해 보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을 것이다. 反面에, 똑같은 책자를 읽어 본 日本旅行客이나 美國旅行客은 分明하게 뜻이 다 전달되어, 자기들이 배우고 경험한 文化와 宗敎와 比較하고 聯想해 보면서, 明洞聖堂과 韓國天主敎에 自己도 모르는 사이에 親近感이 생겼을 것이다.
어디 이것이 명동성당 한글 案內책자에 局限된 일이겠는가? 그 수많은 古宮들이나 寺刹들의 안내책자들도 다 이모양일 것이 아닌가? 景福宮이나 佛國寺를 訪問하여 日語나 英語로된 案內책자를 본 外國人들이, 한글로 된 책자를 본 韓國人들보다, 더 韓國의 文化遺産에 대해 많고 分明한 知識을 가지게 된다면, 이보다 더한 國際的인 亡身이 있을 수 있을까?
이번에 김수환 추기경이 他界하시고 여러 신문들이 “善終”이라는 천주교낱말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런 “善終”과 같은 말은 정말 漢字를 쓰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暗號가 아닌가? “善終”이라고 쓰면 뜻이 分明해지고 온갖 聯想이 다 되는데, “선종”하면 그저 대충 推測하고 넘어갈 뿐이다. “善終”인지 “先終”인지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이다. 죽음을 表現하는 말들이 宗敎와 世間에 얼마나 많은가? 他界, 永眠, 別世, 入寂, 涅槃, 善終, 昇天. 이런 말들을 漢字로 쓰면 얼마나 사람의 생각이 깊어지고 抒情的이 될것인가?
漢字를 쓰지 않으면 自身의 宗敎와 信仰을 남에게 紹介할 수도 없고 그들의 關心을 끌 수도 없다. 漢字를 쓰지 않고 어떻게 傳導를 할 수 있을까?
한글로만 된 案內책자만 읽어서는 理解가 되지 않고, 꼭 다른 言語로 된 책자를 竝行해서 읽어야만 그 穩全한 뜻이 傳達 된다면, 이미 그런 言語는 홀로 설 수 없는 二流 言語로 轉落한것이다.
왜 漢字使用을 禁止하여 穩全한 韓國語를 半身不隨로 만드는가?
漢字를 쓰지 않는 非正常的인 言語生活을 강요하여, 韓國語를 쓰는 사람들의 精神을 疲弊하게 하는 것은, 나는 犯罪行爲에 가깝다고 본다.
하루라도 빨리 韓國語가 漢字를 다시 쓰기 始作하고“正常化”하여, 韓國語를 배우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정신도 빨리 “正常化”하기를 간절히 빌어볼 뿐이다. 그리하여 나와같이 '漢字를 韓國語의 一部'로 배우지 못한 怨恨 맺힌 한글世代는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한글專用이 持續되면 持續될 수록, 自由統一을 이루고, 東北아시아의 漢字圈國家들과 交流하며 世界로 뻗어나가야 하는 後孫들에게 더할 수 없는 罪를 짓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