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극도로 자제해오던 자유선진당이 2일 “민주당이 상주를 자처할 자격이 있느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이날 국회 현안 브리핑에서 “열린우리당을 깨고 왜 민주당을 새로 만들어야 했는지 되돌아본다면, 정말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상주’라는 표현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지난 대선 때 고 노무현 대통령 밑에서 부총리까지 하신 분이 대선후보로 나서면서 자신은 노 전 대통령과 최대한 거리를 두려고 했다. 총선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불과 보름 전,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수사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과 민노당까지 상주를 자처하는 모든 정당들은 하나같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면서 선긋기, 거리두기, 비판하기, 때리기를 아낌없이 해 왔다. 심지어 신임 원내대표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비판을 쏟아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으로서는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받는 것도 힘들었겠지만, 이렇게 믿었던 동지들이 하나같이 돌아서서 정면으로 돌을 던지는 것이 더 아프고 쓰리고, 그리고 배신감이 들었을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자살로 몬 첫 단추는 바로 민주당이 뀄다는 사실을 정면으로 인정하고 이제 그만 가면을 벗어야 한다. 가면을 벗고 우리 모두 역사 앞에 진솔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자체가 정치보복이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그러나 민주당과 그 궤를 함께 하는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때 자신들이 어떻게 정치보복을 했는지, 생각해봤나?”라고 반문한 후 “기억상실증에 걸리지 않고는 도무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한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만일 수사단서나 혐의를 잡고도 단지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수사를 안 했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직무유기”라며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당연히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방법이 잘못됐고,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노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나서 몇 주가 지나도록 아무런 결과를 도출하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프리존뉴스 엄병길 기자 (bkeom@freezo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