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사병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주 흥미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군대에서는 사병들끼리 '아저씨'란 말이 통용된다고 한다. 자기 중대원이 아닌 다른 부대의 사병들을 만나면 계급에 관계 없이 '아저씨'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김길동 병장'식으로 부르면 좋을텐데 '아저씨 왜 그래요?'식의 대화가 오고간다는 것이다. 병장도 다른 부대의 일병을 '아저씨'라고 부른다.

지휘부에선 '아저씨'라고 부르지 말고 '전우님'이라고 부르라고 권하지만 '아저씨'가 우세하다. 계급사회이고 계급이 유지되어야 기능할 수 있는 군대에서 굳이 계급장을 떼어버려야 할 이유가 있는가?
'동무'라고 부르지 않아 다소 안심은 되지만 군인이 군인한테 '아저씨'라고 부르는 조직이 과연 목숨을 걸고 싸울 수 있을까? 군인이 '아저씨'라고 말하는 순간부터 그 정신은 민간인이 되어버린다. 군인의 私兵化이다.

좌파득세 분위기가 군대에도 들어와 軍內의 민주화라는 명분하에서 군대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짓을 개혁이란 말로 하고 있다. 사병들 사이의 구타나 銃器사고를 막으려고 내어놓은 조치가 가당찮다.

지금 후방에선 哨兵(초병)들에게도 실탄 없이 총만 들고 있도록 한다. 탄약고를 지키는 사병들에게만 실탄을 지급한다. 좌익들이 몽둥이나 죽창을 들고 초병들을 습격하면 갖고 있던 총을 빼앗길 판이다. 내무반에서도 총들을 쇠사슬로 모두 묶어놓고 두 사람이 열쇠를 따로 보관한다고 한다. 무장공비 습격 같은 긴급사태가 발생할 때 열쇠를 가진 사병 두 사람을 찾아내 총을 풀고 실탄을 지급받아 대응사격을 하는 데는 수십 분이 걸릴 수도 있고 몇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한국군은 후방에서 실탄 없이 총만 갖고 근무한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북한군이 이를 이용하여 기습에 나설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우리와 비슷한 安保환경을 가진 이스라엘 군인들은 휴가 갈 때도 실탄과 총을 휴대한다.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군인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발사 여부를 결정한다. 이렇게 하는데도 총기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스위스에선 예비군들이 집집마다 총기와 실탄을 보관한다. 그래도 총기사고가 없다. 자살할 때도 예비군 실탄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군인에게 총과 實彈은 생명이다. 실탄 없는 총을 든 군인은 정신이 나간 군인이다. 총기사고가 나면 지휘관이 문책을 당하니 아예 실탄을 빼고 나무토막과 같은 총신만 들고 다니라는 명령을 내린 국방부가 과연 '야윈 늑대' 같은 인민군을 상대할 수 있겠는가?

이런 군 지휘부이니 해군한테 '북한 함정이 NLL을 넘어와도 경고사격도 하지 말라'는 자살적 명령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군인은 實彈 든 총을 들고 있어야 긴장하고 紀律이 선다. 미군은 부대를 바꿀 때도 자신의 총을 갖고 간다. 총을 애완견처럼 아끼고 손질하다가 보니 사격도 잘한다.

實彈 없는, 몽둥이 같은 총을 든 국군, 사병끼리 '아저씨'라고 부르는 國軍, 정말 걱정이다! 평화가 너무 오래 계속 되니 軍紀가 빠져 버린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