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안 전 의원이 '당의 축배를 위해 내 자신이 독배를 들겠다'고 했지만 축배를 든 사람은 이 전 의원이고, 독배를 든 사람은 민주당이다"

전여옥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의 얘기다. 전 본부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전날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선출 과정에 대해 "무늬만 경선을 지켜보며 과연 야당으로 민주당이 생존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를 품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TV토론 한 번 없이 한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여론조사만으로 후보를 선출한 민주당을 지켜보며 전 본부장은 "같이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 매우 가슴이 아프다"고까지 했다. 그는 "야당은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몸부림을 쳐야 함에도 안일하게 (경선을) 치르는 모습을 봤다"며 "어떤 기자가 말하길 '지금의 민주당은 혹시 한나라당 2중대가 아니냐'는 농담까지 할 정도"라고 꼬집은 뒤 "민주당은 좋은 후보가 있음에도 도박을 하듯 한 후보를 내세웠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본격적으로 한 후보 공격에 나설 태세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오늘은 한 후보 검증을 위해 두 개의 공개질문을 하겠다"며 총리 재임 시절 '골프 접대' 등의 도덕적 흠결과 여성부 장관 재임시절인 2002년 연평해전 전사자 영결식 및 조문 불참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 총장은 "앞으로 계속 공개 질문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정 총장은 한 후보 선출과정에 대해서도 "무늬만 경선일 뿐 비민주적인 가짜 경선"이라며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할 후보에게 독배를 들게 한 기형적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후보는 슬로건 하나, 공약 몇 개 던지고 후보가 됐다'며 "자질과 능력, 정책, 과거행적을 검증받지 않은 후보는 실현불가능한 공약과 포퓰리즘으로 유권자를 혼란시킬 가능성이 있기에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TV토론도 거부하고 한 번의 검증 없이 후보가 된 한 후보는 이제라도 서울시민에게 답해야 하고, 민주당은 미검증 후보를 낸 것에 대해 서울시민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