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 장마당에서의 외화 유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가장 많이 유통되던 미 달라 화가 점차 중국 인민폐로 대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의 장마당과 상점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외화인 미 달라 화가 점차 중국 인민폐로 바뀌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과 가까운 신의주를 비롯한 혜산, 회령, 만포등지는 물론, 최근엔 평양 등 내륙도시에까지도 중국 인민폐의 유통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평양과 중국을 오가며 장사를 하는 평양 주민 손 모(화교)씨는 “장마당 등지에서 유통되는 외화는 주로 미 달라 화와 중국 인민폐이지만 요즘 들어 중국 인민폐의 비중이 점차 달러화보다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중국 인민폐의 유통이 증가하고 있는데 대해 손 씨는 “요즘 국제적으로 미 달라화의 가치는 점차 떨어지고 중국 인민폐는 가치가 올라가는 현상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밖에도 미 달라 화는 잔돈이 귀해 거스름돈을 주고받는데 곤란을 겪게 된다는 요인도 작용한 것 같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신의주에 거주하는 류 모씨도 손 씨 의견에 동의하면서 “북한을 찾는 중국인들이 많아짐에 따라 그들이 사용한 인민폐가 곧바로 주민들의 손에 들어가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일반주민들이 달라보다는 인민폐로 물건 값을 받는 경우가 훨씬 많고 인민폐를 선호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북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중국 단동에서는 북한 사람들이 미 달라 화를 중국 인민폐로 환전해 귀국하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소식통들은 “예전 같으면 같은 액수라도 부피가 작아서 중국 돈을 미 달라 화로 환전해 가는 경향이 많았는데 최근엔 부피가 커 불편 한 점을 감수하고서라도 달라를 인민폐로 환전해간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단동에서 북한사람과 장사를 하는 류 모씨도 “몇 백 달라를 중국 인민폐로 바꿔 달라고 부탁하는 트럭 운전사들이 많다”며 이는 북한 주민들의 부탁을 받아 환전 심부름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수년째 북한과 광물 무역을 하고 있는 중국의 무역업자 박 모(조선족)씨는 “장마당이나 상점, 식당 등에서 일반 주민들은 중국 인민폐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대규모 무역 거래에서는 여전히 미 달라 화로 결제하고 있다”면서 “중국 인민폐만 갖고 북한을 여행하더라도 아무런 불편이 없을 정도로 북한 내부에서 중국 인민폐의 지위가 상승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북한에서 중국 인민폐의 유통이 증가하면서 북한 화폐는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주민들의 일상적인 소비생활뿐만 아니라 북한경제의 뿌리까지 흔들 수 있는 위험한 현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