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의 책




1. 수용소의 노래(강철환, 시대정신)

부시를 감동시킨 책, 한국 독자 움직여
<수용소의 노래> 개정판 나와
[ 2005-06-09 12:02 ]


부시 미국 대통령이 감동을 받고 측근들에게 권했다는 책(평양의 어항, The Aquariums of Pyongyang)이 최근 韓, 美, 日 주요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 책의 한글판인 <수용소의 노래>(강철환, 시대정신)의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5월 28일 “부시 미국 대통령은 탈북자 출신 강철환 씨가 쓴 수기를 읽고 북한의 참혹한 인권상황에 마음 아파하면서 측근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판사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2003년 발간 당시 판매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 책이라 사실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한다. 출판계에서는 보통 한 달 정도 판매 추이를 보고 마케팅 계획을 새로 수립, 속칭 ‘팔릴 책’과 ‘안 팔릴 책’을 구분한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개정판을 준비하는 일손을 빼앗을 정도로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즐거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판매가 늘자 출판사에서는 개정판을 준비, 6월 11일 발간한다고 한다.

<수용소의 노래> 개정판은 기존의 문고판 上, 下권을 한데 묶어 신국판으로 만든다.


이 책은 英, 日, 佛 등의 언어로 소개되었고, 타임지가 선정한 2002년 ‘올해의 책 베스트 100’, 1994년 일본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바 있다.

이 책의 저자 강철환 씨는 함경남도 요덕수용소에서 10년간 수감되었다가 1992년 한국에 입국, 현재 <조선일보> 기자와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황재일 기자 hji@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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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국 현대사의 허구와 진실(교과서포럼 총서1)


교과서포럼 총서 1

한국 현대사의 허구와 진실
-고등학교 근.현대사의 교과서를 비판한다
교과서포럼 편｜신국판｜226쪽｜8,500원

발간 동기

최근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를 수용하면서 현재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를 면밀하게 분석하여 그것의 실체를 파헤친 뒤 진실한 역사교과서를 집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열린 지난 1월 25일의 심포지엄 자료를 묶은 것이다.

‘교과서포럼’이 출범한 이유에서 이 모임의 상임공동대표인 서울대학교 박효종 교수는 “특히 중?고교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라면 더욱 강도 높은 엄격함이 필요할 것입니다. …… 역사는 바로 세울 수도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역사란 우리가 살아온 삶의 발자취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역사관은 바로 세워야 합니다. 올바른 사실과 올바른 역사관에 입각하여 교과서가 쓰여졌을 때, 비로소 대한민국의 자라나는 세대의 정체성이 올곧게 세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 ‘교과서포럼’은 대한민국의 과거를 미화하지도 않겠지만, 비화하지도 않을 것입니다”고 밝히고 있듯이 한국현대사를 오로지 있는 그대로, 우리가 치열하게 살아온 과거를 맑은 거울에 비추어보는 것처럼 진솔하게 보고자 한다.

그리하여 현재 사용되고 있는 6종 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을 개선하고자 한다. 특히 2700여 개 고등학교 가운데 한국 근?현대사를 과목으로 선택하고 있는 곳은 1400여 개 학교이다. 그리고 그중 754개 학교에서 금성교과서에 발행한 교과서를 쓰고 있는데 ‘교과서포럼’의 집중 분석 대상이 된 교과서도 바로 이 금성교과서이다. ‘교과서포럼’에 참가한 모든 전문가는 금성교과서가 ‘알리바이의 역사’로 일관되어 있다는 비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이 책에는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를 이룬 우리의 상상력과 근면한, 창의력과 열정이 통째로 빠져 있습니다. 나라를 세우고 지키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피와 땀을 흘린 우리의 자화상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직 독재와 항쟁, 자본주의의 참담한 모순만이 있으며, 민중들의 눈물과 한숨, 회한만이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그와 반대로 북한의 역사에 대해서는 최소한 중립적인 기술과 최대한 우호적인 서술이 묻어납니다”고 밝히고 있다.


발이 책에서 제기하는 ‘근현대사’ 교과서의 문제점

여기에서는 교과서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제기한 주요 논점을 간추려서 몇 가지로 정리하고자 한다. 성균관대 이대근 교수가 제기하는 경제 분야는 전체적인 문제제기 틀에서는 약간 비켜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경제 분야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어지는 심포지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1)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특히 이 책의 중점 거론 대상인 금성출판사의 책은 특히 이념 편향성이 심각하다. 예를 들어 분단 책임론에 관한 것으로 금성출판사의 교과서는 “한반도 분단은 미군의 남한 ‘점령’ 탓이 훨씬 더 크다. 해방 직후 남북한에 각각 진주한 미소 양국 군대의 포고령을 비교해볼 때 소련군은 ‘해방군’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소련은 북한 주민이 세운 ‘건국준비위원회’를 대부분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김일성이 북한에서 실권을 장악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적고 있다.

건국 주체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자.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건국준비위원회에 엄청난 건국 프리미엄을 몰아주고 있다. 게다가 신탁통치에 대해서도 금성교과서는 “모스크바 삼상회의 내용 가운데 ‘신탁통치 실시’만이 부각된 채 국내에 (잘못) 알려졌다”는 견해를 취한다. 또한 “남한이 분단국가의 수립을 선도했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인 근거로 제1차 미소공동위원회 무산 직후 나온 이승만의 단정 수립과 제2차 미소공위 결렬 이후 미국의 한국 문제 유엔 회부를 지목하고 있다.

(2)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의 편향성은 어떻게 일어났으며 왜 그것이 잘못되었나를 밝히고 있다.
우선 이런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김일영 교수(성균과대 정치외교학과)는 금성교과서의 양적 불균형을 먼저 지적한다. 1945년부터 1953년 휴전까지를 다루고 있는 제1장은 28쪽인데 비해, 1953년부터 김대중 정부까지를 취급하고 있는 제2장은 22쪽에 그치고 있다. 민주주의 역사 50여 년에 비해 분단의 역사 8년에 지나치게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양적 불균형은 소주제로 내려가면 더 심해지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뿐 아니라 내용도 문제가 된다. 민주주의 역사에서 민주화 운동사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한국 현대사를 ‘분단의 역사’와 ‘민주화 투쟁사’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아무런 인정도 받지 못하고 있는(게다가 고등학교 교과서에) ‘민족민주운동’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개념은 아직도 그 의미가 모호하고 학계에서조차 극히 일부의 학자들만 사용하는 단어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제기하는 문제는 통일 지향적 문제에서만 북한을 이해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실상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는 참으로 인색하다. 북한의 실상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통일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나 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의 관점도 병행되어야 한다.

김일영 교수는 특히 ‘수정주의자들(커밍스와 그의 아이들)’의 한국 현대사 연구에 대한 공헌을 일단 인정한다. “그들은 한국 현대사에서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어두운 면을 많은 1차 사료를 동원해 치밀하게 연구함으로써 그곳에도 볕이 들게 했다. 이들의 연구가 아니었으면 역사가 되지 못했을 수도 있는 많은 사건들이 이들 덕에 역사에 편입되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김일영 교수는 말하면서, “만약 수정주의자들의 노력이 이 정도에 그쳤더라면 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수정주의자들과 386세대는 한국 현대사 전체를 그들의 눈으로 재해석하려 들었다. 그들에게 한국 현대사는 반민중, 반민족, 반민주의 역사였다. 그들에게 우리 현대사는 오욕의 역사이고, 지우고 싶은 대상이며 다시 쓰고 싶은 대상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1980년대 말부터 환경이 바뀌었다. 국내적으로는 민주화가 진척되고 국제적으로는 사회주의가 붕괴되었다. 따라서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민주화와 탈냉전의 흐름을 연구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이러한 포스트수정주의(post-revisionism)의 움직임 속에서 한국 현대사 연구에 침윤되어 있던 편향적 ‘거품’이 많이 빠졌다고 밝힌다. 하지만 고등학교 현대사 부분에는 전혀 이러한 결과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

(3) 이들 교과서가 사관의 문제와 잘못된 자료를 이용하여 역사교과서를 집필했다는 것이다.
김일영 교수는 6?25 전쟁 발발 원인에 관한 자료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다(154p) 특히 애치슨 연설의 경우는 사료의 왜곡이 매우 심각하다고 밝힌다.

특히 애치슨 연설의 경우는 사료의 왜곡이 매우 심하다. 이 책에서는 1950년 1월 12일 애치슨 국무장관이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연설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인용하고 있다.
“미국의 극동방위선은 알류샨 열도, 일본 본토를 거쳐 류큐(오키나와 섬)로 이어진다. ……방위선은 류큐(오키나와 섬)에서 필리핀으로 연결된다. ……이 방위선 밖에 위치한 나라의 안보에 대해서는 군사적 공격에 대하여 아무도 보장할 수 없다. 만약 공격이 있을 때에는…… 제1차 조치는 공격을 받은 국민이 이에 저항하는 것이다.”

이 인용문만 보면 미국이 한국에 대한 방위를 완전히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필자들은 이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과제물을 통해 학생들에게 책에 있는 동아시아 지도에 애치슨라인을 직접 그려보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연설은 이 책에 인용한 부분 바로 뒤에 전혀 다른 내용이 나온다. 애치슨은 바로 뒤에서 방위선 바깥의 지역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진다면 “우선은 공격받은 국민들이 그에 저항해야 하지만, 그 다음에는 유엔헌장 아래에서 전체 문명세계가 개입”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연설의 핵심은 이 책에 나오듯이 미국이 한국을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한국과 대만을 방위선에서 제외시킴으로써 재정지출 삭감을 주장하는 미국 의회와 군비의 효율적 사용을 주장하는 군부를 다독거리면서, 북진통일이나 본토 수복을 외치는 이승만과 장제스(蔣介石)의 무모한 모험을 견제하고, 그러면서도 유엔을 끌어들여 두 나라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다목적 발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도 이 책의 필자들은 이렇게 중요한 뒷부분은 뺀 채 연설을 인용하고 있다. 이것은 실수인가 무지인가 아니면 고의인가? 앞의 두 경우라면 교과서를 쓴 필자들의 자격이 의심스럽다. 그러나 만약 고의로 그런 것이라면 필자들은 역사학도이기를 포기해야 한다.

또한 건국대학교 정외과 신복룡 교수는 교과서 집필자들의 ‘자료와 방법론의 문제’와 관련해서 해방정국과 관련한 좌파 인식의 문제점들을 제시한다. 우선 신복룡 교수는 역사 기술에서 결론을 도출하는 방법에 관해 “역사학의 성공 여부는 누가 더 정확하고 많은 자료를 갖고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그 많은 자료들을 읽고 그 자료에서 도출된 결론에 따라 역사의 교훈을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좌파 사학자들은 역사 방법론을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료로부터 결론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그에 적합한 자료를 찾아 결론을 뒷받침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미 정해진 결론을 충족시킬 만한 자료가 발견되지 않으면 자료를 왜곡하거나 잘못 논증된 2차 자료를 인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 신복룡 교수는 금성교과서에서 인용한 1866년의 제너럴 셔먼호 사건을 설명하면서, 그 많은 1차 사료를 다 외면한 채 부르스 커밍스의 2차 사료를 인용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변명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명성황후 시해 사건, 즉 을미사면에서도 사료왜곡이 심각함을 본인이 소장하고 있는 사료를 통해 밝힌다.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을미사변 당시 서울에 있었던 러시아 건축기사 세르진 사바틴의 수기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 인용문에 따르면 “왕비가 복도를 따라 도망가자, 일본 낭인들이 쫓아가 발을 걸어 넘어뜨린 뒤 가슴을 세 번 짓밟고 칼로 가슴을 난자했다. 몇 분 뒤 소나무 숲으로 끌고 갔으며 그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나는 보았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사바틴의 수기 원본을 제가 갖고 있습니다. 사바틴의 수기에 따르면 자기는 “당일 새벽 6시에 궁궐을 떠났으므로 왕비의 시해 장면을 나는 보지 못했다. 적어도 내가 떠나기 이전까지 왕비는 아직 죽지 않았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이것은 사료를 날조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신복룡 교수는 금성교과서가 균형을 잃고 있다는 논거로 해방정국의 주도세력에 관한 서술에서 찾는다.

해방정국의 주도세력을 건국동맹, 인민공화국으로 이어지는 여운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여운형은 카리스마를 갖춘 탁월한 감각의 소유자였고, 국내파로서 총독 아베 노부유키(阿部信行)에게 수권 교섭을 받았다는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었고, 유창한 영어 실력과 대중적 지지 기반을 높이 산 미군정이 그를 주목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가 임정이나 해방정국의 주도적 법통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설령 여운형에게 일정 공과가 있다 하더라도 해방정국의 구도를 설명하려면 여운형의 카운터파트였던 우파 민족주의를 똑같은 비중으로 다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운형의 좌파 노선에 대해서 금성출판사의 필자들은 그의 법통을 강조하기 위해 여운형의 실수와 결함을 은폐했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습니다. 이를테면 이 책은 친일 청산에 대해서 그토록 엄혹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여운형이 임정 당시 일본 밀정 아오키에게 임정 기밀을 누출한 사실이라든가, 조선총독 고이소 구니아키(小磯國昭)를 찾아가서 대동아전쟁에 협력할 것과 황국신민 선서를 한 사실과, 조선총독부로부터 정권 인수를 교섭하면서 아베 노부유키에게 자금 2000만 엔, 지금 돈으로 20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은폐했습니다. 또한 금성출판사 필자들은 일본의 싱가포르 점령을 찬양한 노천명의 시를 원문으로 소개하면서 노천명의 시보다도 앞서서 여운형이 조선총독을 찾아가서 싱가포르 함락을 축하한 사실을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노천명이 죄인이었다면 여운형도 마땅히 비난을 받았어야 균형 있는 역사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례

창립 축사
머리말

제1주제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 과정(전상인:한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1. 서론
2. 구성과 내용
3. 오류와 편향
4. 결론
주제 토론

제2주제 북한의 역사 전개 과정과 남북관계(신지호: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
1. 들어가며
2. 북한 관련 내용 구성의 문제점
3. 수정주의 사관에 입각한 6?25 전쟁 서술
4. 북한의 분단 책임 면제
5. 글을 마치며
주제 토론
제3주제 경제 성장과 산업화(이대근: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1. 머리말:푸대접 받는 ‘경제’
2. ‘검인정’이 아니라 ‘국정’이라고 해야
3. 내용 검토와 비평:금성출판사 교과서를 중심으로
4. 종합적 평가와 문제점
5. 맺음말:한국 현대사 집필 방향
주제 토론

제4주제 민주주의의 시련과 발전(김일영:성균관대학교 정외과 교수)
1. 한국 현대사를 보는 두 가지 시각:수정주의와 포스트수정주의
2. ‘현대사’ 부분에 대한 총론적 평가:구성, 양적 배분, 시각의 문제
3. ‘민주주의의 시련과 발전’ 부분의 내용상 문제점
4. ‘민주주의의 시련과 발전’ 부분에서 재구할 내용
5. 가위와 풀보다는 연구에 기반을 둔 교과서를
주제토론

종합토론
부록:창립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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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86의 꿈, 그 성찰의 이유(최홍재 엮음. 도서출판 나남)


책의 내용소개
최근 이른바 ‘386’ 대표주자라 불렸던 이광재 의원이 금품수수 혐의로 의원실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굳이 이광재 의원의 경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또 이 의원에게 들이댄 금품수수 혐의의 진위 여부를 떠나, 1980년대 ‘군사독재’라는 준전시동원형 축적체제의 폐해와 모순에 맞섰던 386 상당수에 대해 ‘이젠 맛이 갔다’는 평가가 나온 지는 이미 오래다. 1980년 광주 금남로에서의 ‘피어린 충격’을 계기로 영글었던 386의 꿈과 이상, 그것이 무턱대고 지지받아야 할 것이라기보다는 각고의 성찰을 통해 거듭나야할 것이라는 지적도 여기서 비롯됐다.

현재 자유주의연대 조직국장으로, 1991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던 최홍재씨가 엮은 책《386의 꿈, 그 성찰의 이유》는 후기에서 밝힌 것처럼 “아버지 세대의 과만을 지적하는 가운데, 빛나는 성취마저 부인”하며 “성찰부재의 답습에 젖어”가는 386의 자화상을 문답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386, 이것이 궁금하다’, ‘386과 맑스주의’, ‘386과 김일성 주체사상’, ‘386과 한국 NGO’라는 네 꼭지로 나뉜 40여개의 문답을 통해 엮은이는 386이 겪었던 1980년대의 현실상황과 이들 행동양식간의 함수관계를 살피는 가운데, 이 시기에 형성된 이들의 행동과 사고패턴이 현재 어떤 자가당착과 ‘시대착오’에 빠져 있는가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386에 대한 일방적 공격으로 일관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그것은 단지 이 책에 필자로 참여한 이들 자신이 386 출신이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386의 이율배반에 대한 자기성찰의 결핍이, 1980년대 진취적 면모를 보였던 386의 장점과 미덕조차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데 우려하고 있다. “우리의 현대사를 사랑하고 21세기 세계화시대에 부합하는 자유주의적 개혁을 완성하여 선진한국을 이룩하는 것”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핵심가치로 내걸었던 1980년대 운동노선”의 진정한 실현이라고 보는 이들에게 386의 꿈은 결코 버릴 수 없는, 다만 ‘거듭나야 할’ 소중한 자산인 셈이다. “다함께 초심으로 돌아가 386의 열정과 에너지가 선진한국을 이룩하는 데 쓰이길 소망”한다는 집필 참여자의 진술은, 이들의 이같은 바램을 응축적으로 보여준다.


목차보기
들어가며/나의 친구 만수에게

386, 이것이 궁금하다

1.1980년대 386운동의 본질은 무엇인가
2.386의 특징은 무엇인가?
3.386운동의 공과는 무엇인가?
4.386세대의 장점은 무엇이고, 단점은 어떠한가?
5.386의 공감대는 무엇인가?
6.1980년대 운동은 재정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였나?
7.오늘날 386은 어떤 유형으로 존재하는가?
8.386의 자기혁신은 필요한가, 그리고 가능한가?
9.1980년대 학생운동세력 중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소수였음으로 80년대 학생운동을 좌파운동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은가?
10.80년대 학생운동을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하는 좌파세력이 주도했다는 사실에 대해 잘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11.정부, 여당에 참여하고 있는 운동권 출신 386들을 아직도 좌파라고 볼 수 있는가?
12.운동권 출신 386 정치인들에게 사상고백을 하라는 것은 정치적 공격이며, 자유의 침해 아닌가?
13.사상공개를 요구하는 것이 새로운 이념분란을 초래하여 대한민국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아닌가?
14.우리 사회에 아직도 주사파나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가?
15.사회주의는 그 체제에 살고 있는 민중들에게 거부되어 붕괴되었다. 북한의 처참한 현실은 점차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혹은 북한식 사회를 꿈꾸었던 386운동권 출신들의 지향은 무엇인가? 그이들이 얘기하는 개혁은 무엇인가?

386과 맑스주의

1. 1980년대 초반의 학생운동권은 한국 사회를 어떻게 파악했나?
2. 1980년대 초반의 학생운동은 왜 마르크스주의로 경사되었나?
3. 운동권에는 과거 좌익계열 인사의 자제나 친인척들이 많이 참여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실제로는 어떤가?
4. 1980년대 초반 학생운동에서 있었던 주요한 흐름을 간략히 요약한다면...
5. 당시 운동권 학생들이 주로 읽은 책은 어떤 것들이 있나?
6. 학생운동가가 되면 무엇을 하나?
7. 1980년대 초반 학생운동 출신들의 학교를 떠난 이후 삶의 경로는?

8. 1980년대면 이미 소련과 중국 등 사회주의권에서 개혁, 개방이 본격화되고, 서구 좌파들이 소련 등 사회주의 체제를 비판할 때였는데, 어떻게 사회민주주의를 대안으로 설정하지 않고, 망해가는 사회주의혁명사상을 대안으로 삼았는지...
9. 소련과 동구권의 붕괴는 마르크스레닌주의 계열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10. 학생운동 당시 통칭 ‘PD’라고 하는 마르크스레닌주의 계열 운동세력은 NL 주사파의 종북노선과 반미통일운동을 가장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런데 왜 현재 이들 출신 386들은 반미친북노선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386과 김일성 주체사상

1. 주사파는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가?
2. 주사파의 탄생과정에 북한은 직접 연결 되어 있는가?
3. 반공교육을 받은 세대들이 북한의 주체사상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4. 주사파가 학생운동권의 주류로 등장한 이유는?
5. 주사파라면 모두 생각이 일치했는가?
6. 주사파에서 돌아선 사람들은 어떤 계기로 생각이 바뀌게 되었는가?
7. 주사파들은 왜 북한의 실상에 대해 잘 모르고 환상을 품게 되었는가?
8. 주사파들은 북한과 직접 연계를 맺게 되는가?
9. 주사파들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추구했는가?
10. 주사파들은 북한정권을 무조건 추종하는 것이 사실인가?


386과 한국 NGO

1. 1980년대 많은 학생들이 공장과 농촌, 빈민촌으로 간 이유는 무엇인가
2. 1980년대 종반부터 운동권 학생들의 사회진출에 변화가 보이는데 왜 그런 것인가
3. 한국 NGO의 성장과 386의 사회진출은 어떤 관계에 있는가.
4. 한국의 진보적 NGO의 공통된 특성은 무엇인가.
5. 한국의 진보적 NGO가 북한 인권법안을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근거가 있는가.
6. 한국의 진보적 NGO가 국가보안법의 전면 폐지를 주장하는데 과연 합리적인가?
7. 진보적 NGO의 북한 핵정책에 대한 대응은 386세대의 이념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8. 진보적 NGO에서 활동하는 386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추신

추신1
최홍재 “386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글”

추신2: 1980년대를 되돌아보며
정길홍 “아프리카 평원의 누우무리처럼”
최희섭 “386이여, 다함께 초심으로”
송근존 “1980년대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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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의 꿈, 그 성찰의 이유

그대 진정 대한민국과 사람들을 사랑하는가
이제 솔직하게 자신을 들여다 볼 때
[한서철]

386의 꿈, 그 성찰의 이유
도서출판 나남

얼마전에 노 대통령이 또 하나의 화두를 던진 바 있다. '미국사람보다 더 친미적인 사람이 있어 문제다'는 말이 그것이었다. '도대체 더 친미적인 사람의 기준이 무엇인가' 논란이 있었는데 조기숙 청와대 행정수석은 친절하게 기준을 제시해 주었다.

미국보다 더 친미적인 사람은 미국에 유학갔다 와서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 말이 합리적인가 아닌가는 논할 가치조차 없다. 이미 이 말을 한 당사자가 영어를 매우 잘하기 때문이고 그런 이를 옆에 두고 '친미 유감'의 가부를 논하는 것이 우습기 때문이다.

그것은 명백한 이율배반이고, 표리부동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청와대만의 현상이 아니다. 반미를 외치면서 헐리우드영화를 본다. 열심히 사업을 하고 돈을 벌면서도 자본주의를 저주해야 양심 운운 할 수 있다. 미군기지에 들어가 몸싸움을 벌이던 학생이 신었던 신발은 나이키였다.

기업은 해외에서 보면 애국자인 듯 하다가 다시 한국에서 보면 저주의 화신이 된다. 일본 적산을 불하받아 배를 채운 자들이라 3대가 떵떵거리고 있고, 독재에 붙어먹어 재산을 모은 자들로 격하되는 것이다. 시장을 존중한다는 말 뒤로 끊임없는 개입의지가 번뜩인다.

근세사에서 예를 찾기 힘든 기적적 발전으로 세계는 대한민국을 평가한다. 그러나 정작 대한민국의 집권세력들은 대한민국의 과거사와 투쟁함으로써만 자신의 정통성을 유지할 수 있는 듯이 행동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소소한 문제들이다. 6.25를 일으키고, 무장공비를 남파했으며, 청와대를 습격했던 자들, 아웅산테러를 자행했던 자들이 핵보유를 선언해도 그냥 협상용이란다. 명성황후를 시해한 자들에 대해 분노하면서, 동시에 육영수 저격사건에 대해서는 냉철한(?) 이성으로 의혹을 제기한다.

광주를 위해 목숨을 걸었을 법한 사람들이 KAL기 폭파로 희생된 노동자들앞에서 조작운운하고 있다. 한순간에 이들을 '광기의 제물'로 삼은 자가 남조선은 '선군정치와 핵우산의 시혜자'라 하여도 여전히 협상용일 것이라 해석해주기 바쁘다. 이제는 사태가 간단치 않다는 것을 느꼈을만도 한데...

급기야 2002년 김정일의 서해침공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운명을 달리한 6명의 군인들은 잊혀졌다. 전사자 추모본부 대표를 맡아 이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활동하던 황중사의 아내는 절망 끝에 이른바 '조국'을 떠나기로 결심하였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정부고위관계자가 활동을 방해했다고도 한다.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 이 정도 되면 한 개인으로 봐도 정신분열에 해당된다. 이런 사람은 안정이 필요하고 차분하게 돌아봄이 필요하다. 조금 더디더라도 한숨 돌리며 자신의 내면에 그득히 쌓인 그 불안의 정체를 치료해야 한다. 하물며 나라의 상태가 이렇다면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얼마전에 '한국의 보수를 논한다'는 천금같은 책이 나온 바 있다. 필자에게 이 책은 정말 귀중했다. 아마도 이 책은 대한민국의 '과거 주류'들의 곤혹스러움에 대해 자기 성찰적으로 바라본 최초의 서적이 아닐까 한다. 다행이 '등에다 칼을 꽂는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정말 다행하게도...

386세대의 운동에 대해 가볍게 돌아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386의 꿈, 그 성찰의 이유(나남출판)'가 그것이다. 질의 응답식으로 되어 있어 딱딱한 내용인데도 지루함이 없다. 이 책의 내용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이 책은 우리의 과거를 정직하게 돌아보게 한다.

386은 왜 맑스주의자가 되었는지, 어떻게 김일성주의를 수용하게 되고, 그 과정은 어떠했는지를 사실 그대로 드러낸다. 이 책은 위에서 간단하게 열거한 모순된 상황인식의 뿌리를 보게 한다.

주로 과거의 사실을 바라보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으나, 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이며, 미래로 가기 위한 것이니만큼 현재에 미치는 영향도 간단하게 살폈다.

386과 포스트386은 이 사회에서 허리이며, 무엇보다 다수이다. 그리고 아직 젊다. 이들의 꿈과 노력을 제대로 평가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이들만을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대한민국과 사람들 때문이기도 하다.

한서철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