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사는 탈북민과 북한에 사는 가족들은 주로 휴대전화를 통해 소통한다. 그러나 북한보위부의 끈질긴 감시로 신변이 노출될 위험이 항시적으로 뒤따른다. 그래서 1분을 통화하는데도 편안한 마음으로 소통할 수가 없다.

그런데 최근 전자기기가 발달하면서 남한과 북한이 온라인을 이용한 소통이 가능해졌다. 중국과의 밀수를 통해 스마트폰을 북한에 보낼 수 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북한주민이 스마트폰으로 남한과 소통하는 사례는 극히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 스마트폰을 이용한 카톡 이용자수가 늘고 있다.

지금은 문자메시지는 물론 카카오톡으로 남한과 북한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연락을 할 수 있다. 그중에서 제일 인기 있는 것은 사진 전송이다. 문자 메시지보다 한 장의 사진으로 생생하게 서로의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사용요금은 남한에 있는 가족이나 친·인척이 부담한다.

함경북도 회령에서 살다가 2015년 탈북에 성공한 배상 화씨는 북한의 지인으로부터 장문의 문자메시지와 한 장의 사진을 전송받았다. 배 씨는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북한에서 사귀던 애인의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배씨는 "처음에 사기인 줄 알았다. 북한에서 문자가 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며 그때의 심경을 전했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바로 답장이 왔다.

결국, 사기가 아니라 중국 전화기를 이용해 탈북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헤어졌던 여자 친구와 다시 연락된 것이다. 지금 북한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용자의 대부분이 남한에 가족이나 친척, 애인과 소통하려는 주민들이다.

또 다른 탈북민 혜산 출신 박 씨는 "지금까지는 중국 폴더 폰으로 가족과 통화했다. 얼마 전 브로커를 통해 중국 스마트폰을 북한에 전달했다. 혜산은 중국과 인접한 지역이라 로밍만 하면 전화통화에 차질이 없다. 북한보위부가 전파탐지기로 국경 주변을 감시해도 카톡 문자나 동영상 전송은 잡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전화기 요금은 중국 우정국(우체국)에 넣어준다. 한 달 요금이 보통 중국 돈 100위안(한국 돈 2만 원)이 나온다. 가족과 실시간으로 문자나 사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부모님도 오래 전에 헤어졌던 딸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어 만족해하셨다."고 전했다.

"카톡으로 사진을 주고받으니 자식들에게 북한에 계시는 외할아버지 할머니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 결혼 후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도 ‘우린 왜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지 않냐.’고 묻던 아이들이 물음에 눈물만 흘렸다. 하지만 카톡으로 사진을 전송받으니 사랑하는 손자 손녀의 모습도 부모님께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