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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民衆)의 일반적 의미는 '통치계층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관직이 없는 모든 피치자들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시각에 따라 그 의미는 다양하게 전개되어 왔다.

북한의 민중미술

한국에서는 1970년대 유신 후반기 反독재와 인권옹호를 주장하는 지식인, 대학생, 일부 종교인들에 의해 제기되었으며, 1980년대 들어와서는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입각한 左傾세력들이 피지배 계급의 反체제적 연합체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어 왔다.

이들 左傾세력은 민중의 개념을 ‘식민지, 반(半)식민지, 신(新)식민지 나라들에 있어서의 반제(反帝), 反매판투쟁 과정에서 형성된 계급 연합의 역사적-사회적 실체“로 규정하고 있다.

左傾세력은 민중을 ‘들러리 민중’과 ‘기층민중’으로 재구분하고, 기층 민중인 노동자, 빈농 및 도시빈민만이 혁명적 민중의 구성계급이 된다고 본다. 이와 함께 ‘혁명의 영도자 계급’은 ‘노동자 계급’이어야 하며 빈농과 도시빈민 계급은 그 영도를 받는 동맹의 대상으로 본다.

여기서 ‘들러리 민중(중산층, 중소상공업자, 농민계급 층)’은 정권을 탈취할 때까지만 제휴하는 전략적 동맹대상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 때문에 민중혁명이 성취되고 본격적인 사회주의 혁명기에 들어서게 되면 '제거' 내지는 '개조'해야 할 대상으로 책정되어 있다.

左傾세력은 사회주의 혁명의 완수를 위해 학계-정계-재계-교육계-종교계-문화계 등 각계 각층에 침투해 자신들의 ‘진지’를 구축한다. 특히 이들 세력이 문화계에 침투해 생산하는 작품을 ‘민중예술’로 분류하는데 대표적으로 민중문학, 민중미술, 민중연극, 민중가요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계급투쟁에 기반을 둔 민중예술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박근혜 대통령을 '닭'으로 묘사한 민중예술가 홍성담 씨의 그림

▲민중문학이란 민중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고통상, 그같은 고통의 원인, 나아가 그같은 사회적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투쟁하도록 자극하는 소설이나 시(詩)를 쓰고 발표하는 운동, 즉 사회주의리얼리즘에 의한 문학활동을 뜻하며, 이같은 운동이 차츰 급조된 노동자, 농민 스스로의 작품활동 형식을 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중미술 역시 미술을 수단으로 하여 현실비판의식을 심어주고 ‘민중혁명’을 촉진시키기 위한 운동으로서 이 운동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주로 20~30대의 젊은 미술가들이 동인(同人)으로 결집, 한국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소재로 삼아 투쟁심을 고취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민중연극 역시 대학시절에서부터 좌경화 연극운동에 참여했던 인물들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는데, 이러한 집단은 군소극단(群小劇團)을 만들어 주로 대학가나 노동자, 빈민들이 많이 거주-왕래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무대를 꾸며 공연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민중가요는 음악을 통해 민중의 감정과 의식을 적나라하게 표현(예: 김일성 대원수는 인류의 태양, Fucking USA 등의 노래 제목 사용) 한다. 이를 통해 민중의 혁명 에너지를 고취시킴으로써 음악을 민중운동, 나아가 혁명의 수단으로 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 

[참고] 계급투쟁(階級鬪爭)의 의미

공산주의 창시자 칼 마르크스는《공산당 선언》에서 “지금까지 존재해왔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The history of all hitherto existing society is the history of class struggles)”라고 주장했다. 공산주의 이론에서 말하는 ‘계급’은 흔히 알고 있는 군대 내에서의 계급, 또는 국가기관, 사회단체에서의 통솔을 위한 계급이 아니고, 사회발전의 단계에서 경제적 입장에 따라 구분하는 ‘人間集團’(인간집단)을 의미한다. 따라서 ‘계급투쟁’이란 노동자와 자본가의 이해관계에 따른 사회적 분쟁을 공산주의적 시각으로 본 개념이다.

공산주의자들은 일반적으로 계급투쟁에 의해 사회제도가 교체되어 인류사회가 ‘進化’(진화)한다고 보았다. 이와 관련해 1980년대 공산주의 이론가인 金明圭(김명규) 씨는 자신의 저서인《공산주의-이론과 혁명의 표리》에서 계급투쟁론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봉건사회는 한 때 피지배계급이었던 부르조아지의 계급투쟁에 의해 자본주의 사회로 교체되었고, 자본주의 사회는 노동자들의 계급투쟁에 의해 사회주의 사회로 교체되며, 사회주의 사회는 노동자들의 계급투쟁에 의해 사회주의로 교체되며, 사회주의 사회는 노동자들의 斷續的인 계급투쟁으로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의한 노동자 계급 이외의 모든 계급을 없애고 오직 노동자 계급만이 있는 무계급화 사회인 공산주의 사회가 된다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계급은 인류사회 발전의 기본동력이며, 인류사회는 계급투쟁에 의하여 진화 한다는 것이다.>

계급투쟁론은 유산계급과 무산계급 간의 협력과 상부상조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폭력 선동론에 불과하며, 중산층의 존재와 재산가가 되겠다는 무산계급의 꿈을 모두 무시해 버린 독단론에 불과하다. 마르크스의 주장처럼 사회 구성원을 유산계급과 무산계급으로 나눈다 하더라도 두 계급 간에는 투쟁보다는 협력으로 쌍방이 모두 이익을 보는 경우가 더 많았다. 

김필재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