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에서 일본의 영어 문화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 실수를 두려워해 영어를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 영어 교육 붐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 등 한국의 현실과 비슷한 점이 많아 보인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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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와 기차는 항상 定時(정시)에 도착한다. 이곳 기술자들은 완벽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영어에 있어서 일본은 유별나게 조잡하다.

길거리 간판에서 오타도 종종 발견된다. 택시 기사들은 영어 숙어집을 들고 가리키며 고객과 대화한다. 영어를 쓰는 상호들 중에는 심각하게 이상한 영문명을 쓰는 곳도 있다. 일례는 한 화장품 소매상이 쓰는 ‘Poopdick(대변과 남성의 성기를 결합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이 있다.

세계 곳곳의 국제화되고 부유한 국가와 비교해 일본에는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사람이 매우 적다. 2015년 기준 일본인의 평균 토플 점수는 120점 만점에 71이었다.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제외하고 동아시아 국가 중 최하위다.

영어가 가능한 직원을 채용하려는 일본 회사들은 해외에서 자랐거나 공부한 사람을 선호한다. 일본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은 아무래도 영어가 부족할 것이란 생각에서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현상을 바꾸려고 한다. 이달 초 일본 정부는 영어 교육 문화를 전체적으로 점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영어를 현재보다 2년 앞서 배우기 시작할 전망이다. 영어를 처음 학교에서 배우게 되는 나이가 10세에서 8세로 당겨진다는 설명이다. 영어교육은 독해와 작문, 문법보다 소통하는 방법(회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도쿄외국어대학의 히데유키 다카시마 교수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를 그들에게 설명할 수 있기 위해선 영어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아베 신조 정권에게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영어가 매우 중요하다. 일본 회사들은 줄어드는 인구와 고령화 사회에 맞춰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우수한 인재가 필요하며 유능한 인재를 일본으로 불러오기 위해서도 영어가 필요하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영어 우선 정책을 펼치고 있다. 소니의 경우 직원들이 自社 제품의 작동 원리를 영어로 설명할 수 있도록 요구한다. 일본의 온라인쇼핑회사인 라쿠텐의 히로시 미키타니 사장은 영어를 회사 내 제1 언어로 지정했다. 하버드 대학교 출신인 그는 6년 전부터 이러한 방침을 내세웠고 현재 어떠한 회사 내 회의에서도 일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라쿠텐은 직원 모두의 영어 교육비를 지원한다. 자동차 회사인 혼다는 2020년까지 이러한 언어와 관련된 변화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 방식의 변화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을 전망이다. 문화적 장벽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영어를 사용해야겠다는 중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해외 여행을 거의 떠나지 않으며 회사에서도 영어가 필요하지 않다. 미국 영화나 음악 등이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아시아에 비해 일본에는 크게 퍼지지 않고 있다. 또한 전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일본 문화를 지키는데 총력을 다하려 한다.

일본 조치대학교 켄사쿠 요시다 교수는 일본인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로 자신감 결핍을 꼽았다. 많은 일본인이 원어민이 아닌 이상 실수할 수밖에 없는 실수를 하는 것을 매우 창피하게 생각해 전혀 도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일본인들이 영어 발음을 어려워하기도 한다. L과 R 발음을 구분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일본인이 사용하는 영어 단어들은 일반 영어 원어민이 봤을 때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바뀌어 있다. ‘아이돌’이라는 단어는 ‘아이도루’로 ‘맥도날드’는 ‘마쿠도나루도’, ‘발리볼’은 ‘바리보루’로 불린다. 요시다 교수는 “일본인들은 자신이 원어민처럼 영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의사전달만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