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중에도 특히, 이슬람式 생활규범을 철저히 강요하는
탈레반 세력이 장악한 아프카니스탄 등은 오늘날 未開 지역으
로 간주된다. 다소 이견이 있겠지만, 과거 朝鮮이 신봉했던
'朱子學 율법'은 지금으로 치면, 이런 식의 '탈레반 율법'과
유사한 측면이 존재한다. 여성을 사람 취급 안하고, 기도를
하루에 다섯 번을 해야만 한다는 식으로 사람을 옭아매는
항목들로 가득찬 것이 '탈레반 율법'이다. '朱子學' 역시
근본적으로는 다르지 않다. 남존여비에, 부모상을 몇 년 치러야
하는지, 상복을 언제까지 입어야 하는지 등으로, 예절이라는
명분 下에 사람을 옭아매는 측면이 朱子學 또한 강하다.

'탈레반 율법'과 '주자학 율법'의 끝은 '未開'였다. 朱子學
율법을 신봉한 朝鮮의 마지막 모습이 정확히 그러했고,
탈레반 율법을 신봉중인 오늘날 아프카니스탄 등의 모습이
딱 그러하다.

(※蛇足: 한일합방 등 없이, 한국이 계속 주자학을 신봉하는
가운데 독자생존해 왔다고 가정한다면, 한국은 지금도
남자는 머리에 상투 틀고 다니는 독특한 나라로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이러한 망국적 '朱子學'의 21세기版이, 오늘날 놀랍게도
한국사회에서 발호중이다. 바로 '反日 율법'이다. 한국에서
'反日 율법'은, 헌법보다 위에 있다는 '떼법'보다 훨씬 높은
곳에 위치한다.

타국(일본)과 체결해놓은 국제조약조차 '反日 율법'에
의거해, 뒤집어 버리는 것은 예사다. 국제규법에 명백히
어긋나는 행위(공관 앞 동상 등)가 당연시 된다. 그리고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떠한 개입도 못한다. 마치 중동 이슬람
국가의 중앙정부가, 자국 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인권
침해(명예살인 등)를 뻔히 지켜보면서도 공권력을 개입
시키지 못하는 모습과 똑같다.

과거에 '朱子學 율법'이 조선을 '未開 사회'로 인도했다면,
오늘날에는 21세기版 주자학인 '反日 율법'이 한국을
종착역으로서 '未開 사회'를 목표로 인도하는 중이다.
죽은 줄 알았던 '朱子學' 망령이, 오늘날 '反日 율법'으로
부활한 것이다. 이 점(朱子學의 부활)은, 조금만 거시적
시야로 한국을 관찰해도 금방 파악하게 된다. '1년喪이
맞냐, 3년喪이 맞냐'는 식의 소모적 논쟁은, 오늘날 국제
관계에서 '진정성이 있니, 없니'를 따지는 식의 무의미한
논쟁으로 무늬만 달라졌을 뿐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근본
(관념론, 명분론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태도)은 그대로인
것이다.

둘('주자학' 및 '反日율법') 간의 핵심적 공통점은, 국제
상식이나 합리성, 과학, 부국강병 등의 긍정적 요소들과는
거리를 두는 가운데,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그 종착역을
'未開'라는 곳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朱子學 율법'으로
인해, 중요한 시기(19세기)를 허송세월 하며 '未開'로
굴러떨어진 치욕적 역사가 있으면서도, 여전히 오늘날 많은
한국인들이 21세기版 朱子學(反日율법)에 빠져, 헤어나올
줄을 모르는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물리적으로는 북한 核 때문에 안보위기에 처했고,
정신적으로는 때 아닌 제2의 주자학(反日 율법)이
발호하는 바람에, 한국은 총체적 위기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은 때로 맞는 말 같다.
文明으로 나가는 것은 어렵지만, 未開로 향하는 것은
너무 쉽다. '文明'은, 절제, 신의, 관용, 교양, 합리성
등을 필요로 하지만, '未開'라는 것은, 기분 내키는
대로만 행동하면 그냥 실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