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15. 산케이(産經)신문

<선 오브 비치> <지옥에나 가라>. 오바마 美대통령에게 폭언을 퍼부은 필리
핀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접는 분위기가 미국 내에 팽배해지고 있다.
필리핀과의 관계 개선에 미국은 나름대로 정성을 쏟아왔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의 최근 태도 때문에 사실상 '체념 분위기'에 들어갔다.

그렇더라도, 중국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남중국해 패권주의에 맞서기 위해
서는, 필리핀을 日美진영에 머물도록 해둘 필요가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수상의 등판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러한 사정 때문이다. 국제정치 관계상,
국가마다 역할을 분담하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미국은 아베(安倍)
수상에게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길들이기'를 기대하는 상태다. 미국의
행정부뿐 아니라 美軍 관계자 시각 또한 이와 비슷하다. 자위대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미군측과 간담회를 가진 일이 있었는데, 미군 관계자는 '오바마 씨와
두테르테 씨는 서로 안맞는다. 아베 수상이라면 두테르테 씨와 맞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군 안에서도 미국과 필리핀 간의 불협화음에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대로, 필리핀 정부는 10월 들어, 남중국해에서 실시키로 했던
미국, 필리핀 합동 초계훈련을 당분간 중지한다고 미국 정부측에 통보했다.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아베(安倍) 수상에 거는 기대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두테르테 대통령은 日本을 향해서는 '거친 언사' 비슷한 것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거친 언사'는커녕, 두테르테 씨는 개인적으로 가족을
동반하여 日本을 여행할 만큼 '親日的'이다. 외무성 간부는, <9월 라오스에서
있었던 정상회담 때 두테르테 대통령은 아베 수상과 서로 마음이 상당히 잘
맞았다. 당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한 의견교환에 있어서도 향후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데 합의했다>고 언급했다.

두테르테 씨는, 이번 달 말에 일본을 방문하여 아베(安倍) 수상과 두 차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다만, 그 직전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도 회담한다. 두테르테 대통령 입장에서는, 앞으로의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가질 것인가를 가늠하는 중요한 외유가 되는 셈이다. 日本
정부는, 두테르테씨의 일본 방문에 맞춰 필리핀의 치안대책 등에 관한 정부
개발원조(ODA)를 제공해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남중국해를 초계하는
대형순시선 제공 또한 이미 진행중에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일련의
필리핀과의 관계강화를 통해 중국을 견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경제협력 분야에서 중국이 펼치는 '덤핑식 물량공세'에는 맞대응 하지
않을 방침이다. 중국은 필리핀 내에 대규모 철도부설계획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어떻게 하든 필리핀을 회유하여, 영유권 관련
국제재판 결과(중국 패소 헤이그 재판)를 단순히, 중국, 필리핀 두 나라 간의
관계로만 '왜소화'시키는 전략으로 나오고 있다. 필리핀이 눈 앞의 경제적
이익에만 치중하여, 남중국해에서 전개되는 중국의 패권주의를 묵인한다면,
결국 필리핀의 국익은 큰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된다. 아베(安倍) 수상
에게는 이러한 점을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이해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