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22. 산케이(産經)신문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뒤로 미루는 것도 방법이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을 향해 이렇게 언급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발언이라고 느낀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 표현은, 중국이 늘 써오던, 영토문제 관련 상투어다.

▼<이 문제는 일단 보류해도 상관 없다>. 1978년 日中 평화
우호조약 비준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의 등소평 副총리
가 센카쿠 열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음 세대가 잘 해결
할 것이라는 취지였지만, 실제로는 지금 어떤가?

▼센카쿠를 실효지배하는 일본 정부는 <日中 간 영유권 문제
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따라 당시 중국측이 제안한
'일단 보류' 의견(보류論)과 관련해, 오늘날 <당시에 그렇게
하자고 약속한 것은 아니다> <그런 합의는 안했다>는 견해
를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당시에 중국측의 '일단 보
류' 의견을 그 자리에서 분명히 거절(일축)하지 못하고 방심
해온 것은 아닌가?

▼그 때문인지, 중국은 1992년에 시행한 영해법에서, 센카쿠
열도를 새로운 자국 영토라고 표기했다. 2012년 1월에는, 중
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센카쿠 열도를 '핵심적 이익'
의 대상으로 표현하고, 대만이나 티베트, 위구르 등과 같은
레벨에 올려놓으며,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명했다.

▼중국은 이런 식으로, 앞에서는 '유보論'('일단 보류 하자')을
펴는 한편으로, 동시에 뒤에서는 영유권을 자기 것으로 굳혀
나가는 행동을 끊임없이 전개해오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사실상 사문化한 '유보論'에 대해, <日中 간에 합의가 있었다>
(노나카 前관방장관)라는 식으로, 중국의 뻔한 이 술책에
여전히 스스로 빠져있기를 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현상이
일본 내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두테르테氏는 25일 일본을 방문한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수상은, 센카쿠 주변 해역에서 중국 선박들(公船, 漁船 등)이
보여주는 안하무인式 행동을 두테르테氏에게 알려주고, 필리
핀이 현재, 중국이 쳐놓은 덫(보류論)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
라는 점을 엄중하게 충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