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누리당의 지지도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곤두박칠지자 당명(黨名)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黨) 내부로부터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로고

‘세계일보’는 30일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3선 의원과의 통화에서 <“이대로 가면 대선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하다”며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한다. 청와대와 내각의 인적 쇄신 후 당에서도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당명 개정의 불가피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최 씨 사건으로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 지도부 교체와 함께 당명 변경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기지역 재선 의원도 “의원 대부분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결국 대통령의 탈당, 당명 개정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고 한다.

새누리당의 전신(前身)인 한나라당은 2012년 2월 초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변경했다.

이명박 정부의 인기 하락 속에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당명 개정을 주도했다. 당시 한나라당 비대위는 당명 개정을 놓고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국민 공모에서는 미래희망당, 국민통합당 등이 제시됐으나 정작 비대위 회의에선 새희망당, 한국민당, 새누리당 등이 최종 후보로 올랐다. 애초 논의 과정에서 거론되지 않던 '새누리당'이라는 당명이 등장한 배경을 두고 최 씨의 그림자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2012년 당시 여당에서 홍보기획을 총괄했던 J씨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라는 이름은 내가 주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J씨는 최근 인터넷 등에서 일고 있는 새누리당 당명의 ‘최순실 개입 의혹’에 대해 “최순실, 차은택은 이제야 알았다”며 “(나는) 장기판의 돌이었다고 생각하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1] 당명(黨名)대로 움직이는 새누리당(?)
(2012년 2월12일자 칼럼)

 새누리당의 당명(黨名)은 새롭다는 뜻의 ‘새’(新)이며, '누리'는 세상(世上)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漢字로 바꾸면 ‘新天地黨(신천지당)’ 혹은 ‘新世上黨(신세상당)’이 된다. 영어로 바꾸면 ‘New World Party’가 되는데 외국의 경우 대체적으로 左派들이 이런 명칭을 사용한다. 

‘누리’는 순우리말로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메뚜기과의 곤충을 지칭하기도 한다.

韓國과 中國에서는 이 ‘누리’를 한자로 황충(蝗蟲)이라 했다. ‘누리’의 몸빛은 녹색 또는 갈색으로 길이는 5~6센티미터 정도이다.

누리는 초원지대에 떼를 지어 사는데 무리를 지어 이동할 때 농작물에 큰 피해를 끼쳐왔다.

三國史記에는 신라 2대 왕인 남해차차웅 15년(AD 18년)에 '가을 7월에 누리(메뚜기)의 피해가 있어 백성들이 굶주렸으므로 창고의 곡식을 풀어 그들을 진휼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구체적으로 三國史記에만 고구려는 8번, 백제는 5번, 신라는 19번의 메뚜기 피해를 입었다고한다. 대부분 가뭄과 함께 메뚜기 때문에 재난을 받고 나라에서 구휼을 했다는 내용이다. '누리'는 또 강원, 경북, 충북지역 방언으로 ‘우박’(雨雹)을 의미하기도 한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국어사전, 그리고 역사책이나 제대로 보고 黨名을 바꾼 건지 궁금할 뿐이다. 참고로 황충(메뚜기)을 기준으로 한 '새누리당'의 영어명은 'The New Grasshopper Party'(새메뚜기당)가 된다.

기독교에서는 메뚜기를 '파괴'와 동의어로 사용하고 있다. 출애굽기10장에 여덟 번째 재앙을 이집트 바로왕에게 내리는 장면에서 7번이 기록되었다. 신명기28장에는 가나안에서의 불순종의 결과로 생길 저주들이 기록되었는데 “네 모든 나무와 토지 소산은 메뚜기가 먹을 것이며”라고 했다.

집을 지을 때는 집터에 맞게 집을 지어야 한다. ‘붉은 지붕의 집’을 지어놓고 그 이름을 ‘블루(Blue) 하우스’라고 부를 수 있을까? ‘새누리’라는 당명은 黨의 정체성과 전혀 맞지 않는 집을 지은 것과 같다. 새누리라는 당명이 黨의 현재와 미래를 말해주는 듯하다.

김필재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