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조직했다는 비밀모임 ‘팔선녀(八仙女)’의 명단이 SNS를 통해 급속 퍼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당사자들은 최 씨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도에 등장하는 팔선녀의 모습.

현재 인터넷과 SNS를 통해 떠돌고 있는 팔선녀는 최 씨를 필두로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 C그룹의 XX경, XX그룹 XX현 부인 XX민, 문체부 前 차관 부인 XX숙, OO은행 XX택 부인, XXX 前 OO수석 부인 XX정, 대한적십자 총재 김성주 씨 등이다.

이와 관련하여 현정은 2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초청 정책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순실 씨는 만나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김성주 적십자 총재와 관련해서는 ‘성주그룹’이 공식 입장자료를 냈다.

성주그룹은 “일각에서 팔선녀에 김성주 회장이 포함돼 있다는 근거 없는 추측성 소문이 나돌고 있는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김성주 회장은 '팔선녀'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이 현재 대한적십자사 총재로서 공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을뿐 아니라 기업인으로서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범적 기업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며 “사실과 다른 추측성 루머가 무분별하게 퍼져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여성 CEO가 팔선녀의 멤버라고 지목된 한 기업의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팔선녀라는 모임이 이름만 나왔을 뿐 구체성 있는 내용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며 “팔선녀의 멤버라는 것 자체가 모욕적인 명예훼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고의 가치가 없어서 화는 나지만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실명으로 보도한다면 당사자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기업의 여성 CEO에 대해서도 이 회사 관계자는 “대꾸할 가치도 없는 헛소문으로, 우리 CEO는 최 씨를 전혀 알지 못한다”며 “몸이 불편해 대중목욕탕을 이용하지도 않는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더민주당의 추미애 대표는 지난달 26일 “(최 씨가) 비밀 모임인 ‘팔선녀’를 이용해 막후에서 국정 개입은 물론이거니와 재계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엽기적인 보도마저 나오고 있다”며 “이렇게 무직자가 외교, 안보, 행정, 인사까지 개입하면서 국정을 좌지우지해온 나라는 전 세계 어느 곳에도 없을 것”이라고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