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9시를 기점으로 광화문 일대 촛불시위는 사실상 종료되었다.

群衆(군중)들은 뿔뿔이 흩어져 일부는 내자동 로터리 방향으로, 일부는 서대문 방향으로 행진하며 저만치 사라져 갔다. 9시 30분 현재 광화문 광장 일대는 언제 시위가 있었냐는 듯 조용하다. 몇몇만 산발적으로 오갈 뿐이다.

기자는 경복궁역 인근 내자동 로터리에 가보았다. 이곳은 시위가 가장 격한 곳 중 한 곳이다. 지난 12일 시위 때도 시민 일부와 경찰 간의 마찰이 있었다고 한다. 이곳은 아직까지도 소란스럽다. 시위대 일부는 자하문 터널 방향으로 가는 길(청와대로 가는 길목)을 봉쇄한 경찰과 대치 중이다.

내자동 로터리 인근엔 20~30여 명 정도 규모의 시위대 두 세 무리가, 깃발과 플래카드를 든 채 路上(노상)에 둥지를 틀고 있다. 시위를 주도하는 사람이 마이크로 연신 '박근혜는 퇴진하라'를 외치고 있었다. 기자가 보기에 시민들의 호응은 그리 크지 않아 보였다. 시위를 주도하는 사람도 이를 알았는지, 자유발언대를 마련해 시민 참여를 끌어내고자 했다. 민중가요 등 노래를 틀어 사람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늘 시위는 지난 12일 시위에 비해 약 2시간 정도 빨리 끝났다. 기자의 판단으로는, 날씨가 주된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지금 광화문 일대에는 꽤나 굵은 빗방울이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고 있다. 우산이 없는 시민들은 광화문 지하도 등으로 대피하고 있다.

사무실로 복귀할 때 20代로 보이는 한 젊은 여성과 마주쳤다. 그는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플래카드와 핸드백으로 머리를 가린 채 종종 걸음으로 뛰어가며 중얼거렸다.

"아, 괜히 나왔네. 별 재미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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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방향으로 행진하는 시위대.


경복궁역 인근 내자동 로터리에서 경찰과 대치 중인 시위대.


내자동 부근에 둥지를 튼 시위대의 모습.


내자동 부근에 둥지를 튼 시위대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