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한 것을 두고 제기된 여러 의혹들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문화일보>(2016년 11월23일자)는 “국민연금이 ‘국민 노후자금에 손해를 끼치면서까지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했다’는 등 각종 의혹이 상당 부분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데도 불구,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波高(파고)에 휩쓸리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는 23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금일 오전, 두 회사의 합병에 찬성했던 국민연금(관련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국민연금공단 본사와 기금운용본부, 홍완선 前 기금운용본부장 자택이 대상이었다. 검찰은, 두 회사 합병 과정에서 청와대가 국민연금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에 초점을 두고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YTN 보도 인용).

이와 관련해 <문화일보>는 크게 네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 시점이다. 신문은 財界(재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박근혜 대통령 독대는 합병 이후에 이뤄졌다’고 했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7월10일이고, (朴 대통령과) 李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 면담이 이뤄진 것은 7월24~25일로 그 이후다. 삼성이 합병 민원을 제출한 代價(대가)로 미르재단 등에 지원했다는 주장은 시간 순서가 맞지 않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두 번째는 국민연금이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신문은 “증권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합병 이후 이미 상당 기간 終價(종가) 기준으로 합병 주가를 넘어선 바 있다. 최근 거래일 가운데 17일간 기준 가격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주주총회 합병가액(15만 9294원)과 지난 10월25일 삼성물산 終價(16만 9000원)를 기준으로 하면, 국민연금은 1229억 원의 평가이익을 낸 것이라고 한다.

세 번째는, 합병비율을 둘러싼 의혹이다.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은 0.35대 1(삼성물산 1주를 제일모직 0.35주로 교환)였다. 그런데 국민연금이 자체 산정한 합병비율이 1(제일모직)대 0.46(삼성물산)이었다는 주장이 최근에 나왔다. 이를 두고, 삼성물산의 대주주인 국민연금(당시 삼성물산 지분 11.21% 보유)이 일부러 손해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신문은 “합병비율은 ‘자본시장法’에 따라 합병 결의 이사회 前 한 달간의 주가를 기준으로 결정되는 ‘강행 규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라고 했다. 국민연금공단 고위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불리한 합병비율(삼성물산 對 제일모직, 1대0.35)을 알면서도 국민연금이 찬성한 것은, 합병비율 외에도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와 주식의 가치 상승 여지 등을 재무적 투자자 입장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합병비율에 대해 문제 삼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자본시장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적법한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네 번째는, 국민연금공단이 外壓(외압)을 막기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에서 의사결정을 했다는 의혹이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개별기업에 대한 의결권행사 결정은 투자위원회가 결정하는 게 맞고, 투자위원회 스스로 판단이 곤란할 때만 전문위원회에 맡긴다”고 반박했다. 국민연기금 운용지침(제5조)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운영규정(제21조)를 보면, 의결권행사는 전문위원회 결정을 ‘요청’할 수 있을뿐 원칙적으로는 투자위원회가 결정해야 한다는 게 명시되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수가 참여한 투자위원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을 거쳐 나온 결정에 外壓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