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朴 대통령은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제3차 對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말씀해주시면 그 일정과 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조갑제닷컴>은 이 같은 대통령의 제안이 헌법에 합치되는지 여부를 헌법학자인 김상겸 동국대 교수에게 전화로 물어보았다.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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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이 3차 담화를 통해 자신의 임기 문제를 국회에 위임하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위헌적인 요소는 없나?

일단, 대통령제 下에서는 입법부와 행정부가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다. 3權 분립이 그것이다. 대통령의 오늘 제안은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그 같은 권력분리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국회가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 건의 件이나 임명 요청 件을 부여받은 이유는,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라는 의미에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입법부(注: 국회)가 대통령의 임기 문제 등을 포함해 행정부의 권한에 간여하려 한다면, 권력분리 원칙 위배에 해당하므로 위헌이다. 우리 헌법엔 그런 규정이 없다.

헌법엔 대통령이 궐위 또는 有故 상태가 되면 대통령 권한대행(注: 국무총리)을 둘 수 있는 규정이 있다. 그런 규정이 있는데 입법부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신하려 한다면 그때부터는 대통령제라는 게 유명무실해진다. 헌법에 없는 超法(초법)적인 권한을 입법부가 행사한다는 뜻이므로, 위헌인 것이다.

- 국회에서의 합의가 어려울 걸 예상하고, (대통령이) 저런 제안을 한 것이란 주장도 있는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깊이 생각해보면, 탄핵 이야기가 나오고 구체적인 정치일정 이야기가 나오니까 (대통령이) 다급해서 제안한 '정치적인 제스처'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정치권에서 거론된 책임총리나 擧國(거국)내각이라는 개념도 모두 현행 헌법에서는 불가능한 것들, 다시 말해 위헌적인 것들이다. 그렇게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면 헌법이 무슨 필요가 있나.

- 지금 상황에서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合憲적인)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現 상황에서는 스스로 下野(하야)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아니면 改憲을 하든지…. 헌법 71조에 의해 대통령의 有故, 궐위 상황이 되면, 국무총리가 내각의 수반으로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다. 그로부터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아니면 탄핵으로 들어가든지…. 사실 과거엔 정권 차원에서 헌법에 없거나 무시하는 행위를 했었다. 지금처럼 민주화된 상황에서 왜 국가기관이 헌법에 없는 행위를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 대통령이 왜 이렇게 反헌법적인 방향으로 간다고 보는가?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통령 본인이 탄핵받기는 싫고… 시간적인 여유를 갖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 정치권 일정에 의하면, 4월에 물러난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그럼 5개월이나 남은 것 아닌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간이다. 내가 보기에 대통령이 시기를 좀 놓쳤다는 느낌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