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또 다시 촛불시위(6차)가 열렸다.

태평로와 세종로 일대에 집중되어 있던 시위대는, 오후 8시30분 현재 내자동 네거리, 율곡로 등으로 흩어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복궁역 인근 내자동 네거리는 시위가 가장 격렬한 곳 중 한 곳이다. 지난 11월12일, 19일, 26일 시위 당시 경찰은, 내자동 네거리에서 자하문 터널 방향으로 가는 길목(청와대로 가는 길)을 원천 봉쇄했었다. 그러나 금일 시위부터 경찰은 이 길목을 개방, 청운효자동주민센터 부근까지 시위대가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 청와대까지의 거리는 약 200여 미터 정도라고 한다.

기자가 8시10분경 내자동 네거리에 갔을 때, 시위대는 꽹과리를 치며 '박근혜 下野', '박근혜 퇴진'을 연신 외치고 있었다. 사진을 촬영하려고 하자, 기자 앞쪽에 있던 한 중년 남성이 '다음 주는 좀 쉬자! 빨리 끝내라!'며 소리를 질러댔다. 그 옆에 있던 젊은 남성도 '그래, 곧 추워진다고 하잖아…'라며 화답하듯이 말했다. 그들의 모습에서 (매주 이어지는 시위로 인한) 피로감이 엿보였다.

지난 달 시위 때는 시위대가 거리 행진을 하며 '박근혜 下野' 등의 구호를 목청껏 외쳤었다.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틀어놓은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시위대의 목소리에 눌린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오늘은 조금 달랐다. 거리 행진을 하면서 '박근혜 퇴진', '下野' 구호를 외치는 사람은 10~20대로 보이는 젊은층이 대부분이었을 뿐, 나머지는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잡담을 나누곤 했다. 거리 행진이 이어지는 동안 중년 남녀 너댓 명은, 포시즌스 호텔(새문안로 소재) 바로 옆 경계석 위에 둘러 앉아 음식을 먹고 있었다.

좌파 성향 단체에 소속된 몇몇만 격렬하게 시위를 이끌 뿐, 일반 시민들의 집중도와 적극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 시위 현장에서도 어김없이 反체제 선동가요 <이게 나라냐>가 흘러나왔다. 기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자 아이가 한 손엔 촛불을 들고, 또 다른 손은 엄마 손을 쥔 채 이 노래를 떠듬떠듬 부르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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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8시10분경 내자동 네거리 부근.

<사진>


현대상선 사옥(내자동 네거리 인근)에서 자하문 터널 방면 도로에 진을 치고 있는 시위대.


불법 시위로 구속된 한상균 석방을 촉구하는 민노총의 플래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