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씨가 “탄핵이 의결되면 (朴 대통령은) 딴말 말고 즉각 사임하라”고 주장했다.

文 씨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국민과 함께하는 여의도 촛불’이란 행사에서 이 같이 말하며 “朴 대통령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준엄하게 탄핵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회에서 탄핵안 의결 뒤 下野 가능 여부와 관련해 “헌법학자 간 의견이 나뉘지만, 저는 탄핵 의결 이후에도 사임할 수 있다고 본다”고도 했다.

文 씨의 주장과 관계된 법조항을 찾아보니, ▲헌법 제65조 4항 ▲국회법 제134조 2항이 있었다. 헌법 제65조 4항은 <탄핵 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 그러나 이에 의하여 민사상이나 형사상의 책임이 면제되지는 아니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대통령직 사퇴에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은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쟁점이 되는 法조항은 국회법 제134조 2항이다. 이 조항은 <소추의결서가 송달된 때에는 피소추자의 권한행사는 정지되며, 임명권자는 피소추자의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해임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국제신문>(12월5일字)은 이 조항을 예로 들며 “피소추자인 朴 대통령은 하야할 수 없다는 해석도 있지만, 선출된 대통령은 임명권자가 따로 없기 때문에 퇴임이 가능하다는 반박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기자는 文 씨의 ‘대통령 즉각 사임’ 주장과 관련해 헌법학자인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에게 上記 법조항에 의거해 몇 가지 사항을 물어보았다. 그와의 일문일답 요지이다.

─ 문재인 씨가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 주장을 하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대통령이 물러나고 안 물러나는 건 전적으로 대통령 개인의 의지에 달린 문제이다. 헌법에는 대통령 下野(하야)와 관련된 조항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 국회법에 134조 2항에는 <소추의결서가 송달된 때에는 피소추자의 권한행사는 정지되며, 임명권자는 피소추자의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해임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대통령도 이 법의 적용대상이 되나.
    <임명권자는… 해임할 수 없다>란 단서가 있긴 하지만, 대통령도 공무원에 해당하므로 (국회법 134조 2항에)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문재인 씨의 그런(注: 대통령 즉각 사임) 주장은 이 법조항에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

─ 아직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지도 않았고, 설사 통과되었다고 해도 헌법재판소의 審理(심리) 과정이 남아 있다. 文 씨가 너무 앞서 나간 것 아닌가.
    (文 씨가) 법의 의미를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 같다. (대통령에게) 그만둬라 그만두지 말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 文 씨는 현재 국회의원도 아니다. 설사 국회의원이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말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물론이다.

다만, 崔 명예교수는 ‘文 씨의 발언을 법적 측면으로 볼 필요도 있지만, 정치적인 제스처로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大權 등 정국의 거의 모든 상황이 文 씨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니까 정치적으로 저런 발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헌법학)에게도 비슷한 질문을 해보았다. 金 교수는, ‘(文 씨의 발언은) 정치인 개인의 표현의 자유란 측면에서 보아야 할 것 같다’는 요지의 답변을 했다. 그는, ‘물론 헌법을 따라야 하나, 헌법엔 대통령 下野와 관련된 조항이 없다. 국회법(134조 2항)의 경우는 헌법보다 하위법이고 강제성도 약해 (대통령에게) 적용이 힘들 것 같다’는 취지의 의견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탄핵안 부결 시 국회를 우리가 스스로 해산해야 한다는 각오로 임하자는 의원들 의견이 있는데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미애 대표의 ‘국회 해산 주장’에 대해 崔 명예교수는, ‘헌법과 국회법엔 국회 해산이라는 게 명시되어 있지 않다. 秋 대표의 (국회 해산) 주장은 엄밀히 말하면 헌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金 교수도 ‘국회 해산은 우리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金 교수는 ‘국회 해산을 해야 할 정도의 위급한 상황이란 걸 (秋 대표가) 피력한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조선닷컴>(12월5일字)은 秋 대표의 ‘국회 해산 발언’을 전하며 “국회는 국회 해산권이 없기 때문에 의원직 총사퇴를 통한 국회 해산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 매체는 국회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의원직 사퇴서 역시 국회의장이 반려하면 무효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