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5년간 권력을 휘둘러온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독재정권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미시간 대학 교수가 전망했습니다.

최근 ‘독재자들이 죽을 때(When Dictators Die)’라는 연구논문을 발표한 미시간 대학의 에리카 프란츠 정치학과 교수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5년 전 독재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북한의 정권 교체와 권력 변화의 계기를 전혀 마련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북한이 민주화를 이루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프란츠 교수는 여러 독재정권의 지도자가 사망했을 때 새로운 독재정권이 들어서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북한도 이와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프란츠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1946년부터 2012년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포함한 79명의 독재자가 자연사 한 이후 민주화 정권으로 교체된 사례는 겨우 4%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87%가 기존의 독재정권을 유지했는데, 오늘날 북한이 바로 이 경우에 속한다는 겁니다. 에리카 프란츠 교수의 설명입니다.

[Erica Frantz] 전 세계의 독재자들이 나이를 먹고 사망하면서 해당 국가의 정치적 변화를 예상하거나 전망하죠. 놀랍게도, 대다수의 경우 독재자가 숨진 이후 정권이 유지되거나 현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독재 정권이 무너지면 새로운 독재정권이 들어서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 프란츠 교수는 과거 독재정권을 분석해 보면 쿠데타나 민주화 시위에 따른 정권교체가 아닌 독재자의 자연사는 정권이 바뀌는 계기가 되지 못한다며 시민이 주체가 된 민주화 시위가 요구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연구논문에서도 독재자의 사망이 5년 내 민주화 정권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24%에 불과했지만, 민주화 시위에 따른 정권 교체 가능성은 90%가 넘습니다. 특히 북한은 다른 독재국가와 달리 매우 조직적이고, 노동당과 군대의 힘이 강력해 민주화 시위를 원천 봉쇄하고 독재 정권을 유지하는 기초가 되고 있어 앞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독재정권의 형태는 아니라고 프란츠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Erica Frantz] 북한을 보면 다른 독재정권과 달리 매우 조직적이고, 강력한 당과 군사력이 집권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기존의 독재 정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요, 이런 형태는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니죠. 오늘날 시민이 주체가 된 민주화시위가 많이 일어났고, 전 세계적으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됐지만, 북한에서는 이를 억압하고 있고, 이것이 현 정권을 유지하는 핵심이죠. 시민이 주체가 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을 때, 민주화를 이루는 가장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지난날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발생한 국가의 50%가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화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새로운 김정은 독재정권을 이어가는 북한에서 주민의 자발적 민주화 시위의 노력이 봉쇄된 오늘날 현실이 앞으로 민주화를 이룰 가능성을 더 낮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