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박근혜 탄핵 관련 외국 언론 역시 한국의 언론 보도에 영향을 받아 객관적인 사실 보도에 실패했다. 이코노미스트 역시 시위대 수를 200만 명이라고 하고 최태민을 ‘무당’으로 소개하는 등 한국 언론 보도에서 과장 및 오보로 밝혀진 내용을 사실로 믿었다. 또한 영국식 유머일 수 있지만 고영태 씨를 최순실의 ‘노리개(toyboy)’라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의 칼럼은 사실관계에서 틀린 점이 있기는 있지만 박 대통령의 個人史(개인사)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박 대통령의 추락은 일종의 연속극같이 시작했으며 최순실 씨가 자신의 딸이 기르던 애완견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노리개 같던 남자(toyboy)’와 사이가 틀어지지 않았다면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데 일조한 시위대의 승리감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의 추락에는 무언가 신기한 점이 있다”며 박 대통령의 이야기는 ‘그리스 비극’에 필요한 모든 요소, 즉 결함이 많지만 어떻게 보면 존중을 받을 점도 많은 한 사람의 추락과 고뇌라는 요소를 갖고 있다. 한 가지 빠진 점이 있다면 군중의 동정심”이라고 했다. 칼럼의 일부를 번역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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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달여간 서울 중심의 세종대로에서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200만 명의 시위대가 모여 박근혜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했으며 이러한 목소리는 박 대통령이 지내고 있는 청와대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시위는 12월9일 국회가 탄핵안을 통과시켰어도 계속 이어졌다. 헌법재판소는 6개월 안에 그녀의 운명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박 대통령은 모든 권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시위대는 그녀가 평생 권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될 때까지 만족하지 않을 전망이다.
박 대통령의 추락은 일종의 연속극같이 시작했다. 대통령은 최순실이라는 여성과 오랜 시간 가까이 지냈으며 최 씨는 박근혜를 조종하거나 최소한 그녀가 어떠한 핸드백을 구매할지부터 됐다. 일반 한국인들은 최순실의 딸이 학력 문제에 있어서 특혜를 받았으며 박근혜 대통령에 ‘라스푸틴’과 같은 영향을 끼친 것에 분노하고 있다.
아마 이와 같은 모든 일은 최순실 씨가 자신의 딸이 기르던 애완견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노리개(toyboy)와 사이가 틀어지지 않았다면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 남성에 따르면 최 씨가 그가 개를 집에 두고 골프를 치러 갔다는 사실로 크게 혼을 냈다. 이에 화가 난 그는 그녀를 공격할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의 추락은 신속하고 스펙타클했다. 박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데 일조한 시위대의 승리감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의 추락에는 무언가 신기한 점이 있다. 박 대통령의 이야기는 ‘그리스 비극’에 필요한 모든 요소, 즉 결함이 많지만 어떻게 보면 존중을 받을 점도 많은 한 사람의 추락과 고뇌라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한 가지 빠진 점이 있다면 군중의 동정심이다.
현재 박 대통령이 슬픔에 잠겨 있는 청와대가 어린 시절 그가 지냈던 집이었다는 점은 우연이 아니다. 1961년, 그가 9세였을 때 일본군에서 훈련받은 그의 아버지 박정희가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잡았다. 박정희 대통령 집권 기간 한국은 괄목할 만한 성장과 개발의 시기로 이어졌지만 같은 시간 한국의 노동환경은 악화됐고 국가의 억압 역시 강해졌다.
어머니가 숨진 뒤 박근혜 씨는 청와대의 영부인이 됐고 아버지의 공식 일정을 같이 수행했다. 5년 뒤 그의 아버지 역시 정보참모였던 김재규에 의해 양주와 쇠고기, 김치를 먹던 식사자리에서 숨을 잃게 된다. 그때 박근혜는 처음으로 청와대를 떠났으며 이번에도 역시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이곳을 다시 떠날 수도 있다.
육영수의 암살 이후 박근혜는 종교지도자이자 일부 무당(shaman)이기도 한 최태민이라는 사람에 의해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 씨는 박근혜 씨에게 자신이 육영수 여사와 소통할 수 있다고 믿게끔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규는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한 이유 중 하나가 최태민이 박근혜에 가하는 영향력에 대한 우려였다고 재판과정에서 증언한 바 있다. 최순실 씨가 최태민 씨의 딸이며 그의 영향력을 건네받았다.
외로움도 큰 영향을 끼쳤다. 64세인 박 대통령은 미혼이다. 그녀는 여동생과 남동생과도 측근비리를 막으려 한다며 거리를 두고 지냈다. 그는 오랫동안 자신들의 충신들에 의존했으며 이 중 대다수는 그의 아버지를 모시기도 한 ‘예스맨’이었다. 박 대통령의 측근 중 세 명은 현재 부패와 관련된 죄목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녀가 외국의 고위 외교관과 만난 것은 한 달도 더 됐다. 그녀는 저녁도 혼자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가 대통령직에 도전하기로 한 이유도 그녀의 욕구보다는 일종의 의무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전 측근 인사는 “한국은 그녀의 아버지가 만든 그녀의 국가였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는 그녀의 집이었다. 그리고 대통령직은 그녀 가족의 직업이었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은 그녀가 권위적이고 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대중은 2년 전 처음으로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됐다. 세월호 사건 당시 7시간 동안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요즘 보도되는 내용 중 하나의 설은 박 대통령이 90분 동안 머리 손질을 하느라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국인들은 그들의 민주주의를 위해 오랜 시간 싸워왔고 많은 피를 흘렸다.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여러 번의 혼란의 시기가 있었다. 이번 사태는 다행히도 폭력사태 발생 없이 끝나고 있다. 시위대의 대다수는 현재 교육과 고용 시스템이 그들에게 불리하게 작동된다고 믿으며 지도자가 이러한 불균형을 키우기만 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감정은 서방세계에서 개인주의와 자유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부분이다.
한국 사회에서 지도자는 곧 국가의 부모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의 부모가 되지 못했다. 이는 매우 어려운 요구사항이었다. 그의 부모가 남긴 업적에 둘러싸인 박근혜 씨는 평생 외로운 아이라는 곤경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