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엄청난 위기 앞에 서 있다. 대한민국이 북한과 끝까지 맞서고, 국제사회가 北核반대를 위한 경제제재를 계속하고, 북한의 공포정치가 극(極)에 달해 결국은 북한이 무너져 대한민국 주도의 통일을 이루느냐, 아니면 남한 정부가 北核 앞에서 북한에 굴종하다가 韓美동맹도 깨지고 국가안보도 무너져 결국은 적화(赤化)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여기서 적화를 초래할 대통령이 나오면 정말 큰 일이다. 이제부터 애국세력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다.》

국회가 朴槿惠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하여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헌법재판소(헌재)의 탄핵심판으로 넘어간 지 3주가 지났다. 민노총 등 53개 左派단체가 주도하는 촛불집회(10차)는 12월31일 보신각 타종식과 맞물려 1박2일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보수진영이 주도하는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도 지난 24일까지 6차례나 개최됐다. 양 측은 각각 헌재에 탄핵 ‘인용’과 ‘기각’을 요구하며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벌이고 있다. 29일 <조갑제닷컴>은 그동안 서울역·청계광장 등지에서 ‘탄핵반대 국민대회(12월31일, 제7차 집회)를 주도해온 서경석(徐京錫, 서울조선족교회 담임목사)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촛불세력의 궁극적 목적은 민중민주주의 국가”

徐 위원장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을 때 박근혜 대통령에게 2선후퇴를 하고 거국중립내각의 수립을 요구했었다. 다만 對北안보 정책만큼은 現 정부의 정책을 계승해야 한다는 다짐을 대통령이 야당으로부터 꼭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야당은 대통령이 ‘국회가 총리를 선임하라는 제안’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徐 위원장은 “이런 야당을 보니 왜 그동안 우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2선후퇴하라고 말했는지 모르겠다. 저런 야당에 권력을 갖다 바치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 민중총궐기 세력은 ‘이참에 정권을 빼앗자’는 태도이다. 애국세력의 역할이 너무 중요하다. 야당이 민중총궐기 세력에 의존하고 있으니 우리도 힘으로 맞서야 한다. 오로지 내 후손에게 영광스러운 조국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일념 하나만을 가지고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그동안 ‘탄핵반대 국민대회’에 참석했던 시민들에게 향후 집회에는 한 사람당 5명을 데려오기로 다짐했다. 거기서 한 번 더 5명씩 데려오면 우리도 결국 50~100만명 집회가 가능해진다.”

徐 위원장은 광화문 촛불집회 주도단체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의 핵심이 과거 맥아더동상 철거, 韓美FTA반대, 광우병 촛불시위 등을 주동해온 세력임을 지적했다.

“지난 30년간 기회 있을 때마다 나라를 흔들어 왔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박근혜 대통령의 과오를 최대한 이용해서 대한민국을 불법적으로 찬탈하는 민중혁명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이 투쟁본부에는 利敵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從北활동에 앞장서온 한국진보연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등의 단체가 있다. 이들이 승리하면 對北 적대정책 폐기, 사드(THAAD) 배치 취소, 韓日군사정보보호협정 취소 등이 이루어져 대한민국 안보가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촛불세력의 궁극적 목표는 朴 대통령 퇴진이 아니라 민중민주주의 국가이다.”

“관군(官軍)이 패퇴하면 의병(義兵)이 나서야”

徐 위원장은 국민대회와 더불어 ‘100만 새누리당 당원가입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가 새누리당 당원가입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보수세력이 진정한 의미의 보수당을 창당할 시간적·금전적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徐 위원장은 애국시민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현존하는 보수성향 정당인 새누리당을 ‘보수(補修)’해야 향후 보수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관군(官軍)이 패퇴하면 의병(義兵)이 나설 수밖에 없다. 지금 의병들이 나설 각오를 하고 있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하늘이 주신 기회이다. 새누리당을 향해 언제 사람들이 지금처럼 물밀 듯이 당원가입을 하겠는가? 웰빙정당인 새누리당을, 모든 험난한 어려움을 헤치고 나가는 싸움닭 정당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우리는 틀림없이 새누리당을 개혁하여 대한민국을 살리고 통일을 실현할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들 수 있다. 반드시 차기 정권을 재창출 할 것이다. 모든 애국시민들이 열화와 같이 참여해 주길 바란다.”

스스로에 대해 “左에서 右로 전향했다”는 표현을 쓰는 徐 위원장은 한국교회(장로교) 최초의 목사 가운데 한 사람인 서경조(徐景祚) 목사의 증손자이다. 徐 위원장은 서울고등학교, 서울대 기계과를 졸업한 후 해군중위로 복무했다. 1966년 대학 1학년 때 CCC(대학생 선교단체)에 가입했는데 여기서 한명숙 前 총리의 남편인 박성준 씨를 만나 ‘사회주의 비밀지도’를 받고 사회주의자가 됐다. 이후 통일혁명당 사건이 터지면서 박성준 씨는 징역형을 언도받았으나, 서 위원장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훈계방면 됐다. 대학졸업 후 해군중위로 있으면서 기독학생운동을 배후조종하다 1974년 민청학련사건으로 징역형을 언도받았다. 10개월 후 형(刑)집행정지로 석방된 그는 장신대 신학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목회자 생활을 하다가, 1982년 미국의 프린스턴신학교로 유학을 떠나 유니온신학교(석사 취득)를 졸업한 뒤 1988년 초에 귀국했다.

“대학시절 변증법적 유물론까지 공부하고 무신론자가 되기도 했다. 열심히 다녔던 OOO교회도 대학 2학년 때부터 발길을 끊었다. 대학시절 내내 사회주의와 기독교 사이에서 번민했다. 그리고 OOO교회 대학생회를 의식화시켜 투철한 운동권 단체를 만들었다. OOO교회 대학생회 학생들은 1974년부터 시작해서 1987년까지 매년 몇 명씩 감옥을 갔다. 또 서울공대 안에 ‘산업사회연구회’라는 학생 서클을 만들었고 이 단체는 서울공대 학생운동의 효시가 됐다. 그리고 KSCF(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운동을 키우는 일도 했었다. 신학교에 입학해서는 운동권 동아리인 ‘현대신학연구회’를 만들었다. 그러던 중 집사람이 함께 공부하겠다고 해서 같이 공부하는 길은 외국에 나가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래서 미국으로 가서 신학교에 입학했다.”

“2000년 ‘낙선낙천운동’ 비판한 뒤 左派와 결별”

徐 위원장은 고국으로 돌아온 후 미국에서 목격한 NGO(비정부기구) 운동에 착안,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창립(1989년)했다. 단체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면서 사실상 국내 처음으로 시민운동의 개념을 뿌리내리게 했다. 현재는 이념적으로 변질됐지만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으로 조직재정을 충당하고, 구체적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형태의 시민운동은 당시 한국사회에서 매우 신선한 모습이었다. 1994년 박원순·조희연 등의 인사들이 참여연대를 창립하면서 경실련과 참여연대가 국내 시민운동의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게 됐다. 그는 2000년 박원순 변호사가 주도했던 낙천낙선운동에 반대하다가 좌파성향 시민운동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한다.

“당시 낙선낙천운동을 주도했던 사람들은 ‘국민의 지지가 높으니 이 운동이 옳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는 ‘이런 시민단체의 입장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낙선낙천운동은 ‘잘못된 선거법은 지킬 필요가 없다’고 했다. 당시 나는 이러한 운동이 당장에는 인기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로 인해 시민운동은 국민을 행해 법과 질서를 호소할 수 있는 도덕적 힘을 잃어버렸다고 여겼다. 이후 낙선낙천운동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상입대표직을 거부당했다. 한국 역사에서 낙선낙천운동처럼 크게 홍보가 된 시민운동이 없었다. 한 달 내내 모든 언론의 톱뉴스였다. 그러나 이 운동은 시민운동의 묘혈을 판 운동이었다. 이 운동 이후 시민운동은 완전히 左편향 되었고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2000년 낙선낙천운동 반대를 기점으로 徐 위원장은 親北세력 척결과 북한동포 해방운동에 매진하게 된다. 2004년에는 기존의 시민운동을 떠나 김진홍 목사와 함께 ‘기독교사회책임’이라는 시민단체를 창립하여 노무현 정부를 비판하는 일을 시작했다. 2005년 極左세력이 주도한 맥아더 동상 철거시도 사건이 터졌을 때는 박원순, 최열, 한완상 등 주요 시민단체 지도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맥아더 동상 철거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한 사람도 답변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이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 지식인 사회가 얼마나 허약한지 절감했다. 다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자문했다. 이 문제로 한 달을 고민했다. 이들을 從北左派라고 비판하면 틀림없이 후배들이 나를 ‘꼴통보수’ 혹은 ‘변절자’라고 비난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수모를 감수하더라도 할 말을 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사방을 다니며 ‘친북좌파 척결이 시대정신’이라고 외쳤다. 아니나 다를까 후배들이 나를 ‘변절자’, ‘꼴통보수’라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2006년 左派들이 평택 미군기지 철수를 주장하며 비무장 군인을 죽창으로 공격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 화가 났다. 그래서 사람들을 규합하여 평택까지 내려가 左派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그런데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 대부분이 군복을 입은 재향군인 할아버지들이었다. 과거에는 군복을 입고 집회에 오는 재향군인들을 極右라고 생각하며 싫어했다. 그런데 평택에서는 그분들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했다. 그분들이 진정한 애국자였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를 ‘꼴통보수’라고 부른다면 나는 당당하게 말할 것이다. ‘보수는 좋은 것이다. 나는 자랑스러운 보수가 되겠다’고 말이다.”

左派와 결연히 맞서 행동하는 시민단체 지향

오랫동안 在中동포(조선족) 선교에 앞장서온 徐 위원장은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재중동포의 인권개선을 위해 단식기도를 했다. 이유는 당시 이명박 정부가 국내에 들어온 지 17년이나 된 재중동포들을 추방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단식 25일째가 되어서야 법무부가 추방방침을 백지화했다. 단식을 끝낸 다음날 徐 위원장은 청계광장에 나가 광우병 촛불시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2주일 동안 했다.

“당시 1인 시위를 하는 동안 담임하고 있는 서울조선족교회 교인들이 현장을 둘러싸고 보호해주었다. 이와 함께 촛불시위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 작업을 했다. 1만 명의 목회자와 1963명의 지식인들이 촛불시위 중단을 요구하는 서명에 동참했다. 이후 촛불시위는 중단됐지만 左派세력이 얼마나 강대한가를 확실하게 알게 됐다. 1인 시위를 통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단체는 논평을 하는 지식인단체가 아니라 左派와 결연히 맞서 행동하는 시민단체임을 절감했다.”

“마지막에 가서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徐 위원장은 “지금 우리 민족은 기로에 서 있다”며 “영구분단으로 가느냐 통일로 가느냐의 갈림길에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금보다 더 고령사회가 되면 경제성장률은 더 낮아지게 될 것이다. 10년 내로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통일을 이루면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값싸고 질 좋은 노동력이 결합하여 성공적으로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政權이 左派에게 넘어가면 김정은이 起死回生하게 된다. 그러면 북한동포들은 계속해서 압제 하에서 살아야 한다.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나?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전쟁을 획책하는 것이므로 안 되고 북한과 화해와 협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북한을 상대로 화해와 협력만 주장하면 분단 영속화로 갈 수 밖에 없다. 북한이 엉뚱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 북한이 바른 길로 갈 때에만 화해와 협력도 가능한 것이다. 기독교인으로서 하나님이 반드시 북한을 해방시킬 것으로 믿는다. ‘김씨 왕조’의 참혹한 인권 유린을 우리가 용납해서는 안 된다.”

現 대한민국 상황을 ‘다윗(애국세력)과 골리앗(좌파세력)의 싸움’으로 보고 있는 徐 위원장은 “애국세력이 하나가 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추호도 촛불의 역풍을 걱정하면 안 된다. 오히려 결연히 촛불狂風에 맞서야 한다. 촛불은 정면 돌파 없이 잠재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 위원장은 “마지막에 가서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정리/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