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343286

중앙일보의 두 기사들에 담긴 내용은 10월 31일 인터넷 재야 언론매체인 ‘노컷일베’에 의해 조작 가공된 내용이라는 점이 명확히 밝혀졌었다.

(두 번째 기사인 ‘“최태민은 한국의 라스푸틴” 2007년 미 대사관 외교전문’ 기사는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는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기사를 공유하는 JTBC에는 아직도 버젓이 게재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월 9일 ‘미국공영라디오방송(National Public Radio)’은 중앙일보의 왜곡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여 라스푸틴 운운하는 엉터리 보도를 내보내게 된다. 그리고 ‘미국공영라디오방송(NPR)’의 보도는 한국의 극좌파 외신 번역 블로그인 ‘뉴스프로’에 의해 번역 소개되었고 또 국내 각종 언론매체들에 의해 인용이 되어 보도되었다.

하여간 지난 미국 대선 결과만 보더라도 미국 등 해외 언론매체들의 한계와 취약점은 여실히 드러난다. 더구나 자기네 나라의 소식도 아닌 한국 관련 소식에 대해서라면 이제 해외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대해선 국내 정파 매체들의 보도보다도 더욱 의구심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2.

재야 인터넷 언론매체인 ‘노컷일베’는 10월 31일자 “중앙일보, 미 대사관 외교전문 왜곡.허위보도… ‘최태민=라스푸틴’“라는 제하의 김민수 기자 기명 기사에서 중앙일보의 ‘미 대사관 외교전문 왜곡보도’ 문제를 상세히 다루었다.

http://nocutilbe.com/news/article.html?no=2603 

노컷일베는 중앙일보의 10월 27일자 “‘최태민은 한국의 라스푸틴’ 미 대사관 전문“ 제하의 기사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그렇다. 진짜 사실, 즉 ‘진실’은 주한 미 대사관이 미국에 보낸 외교전문에서 ‘시중에 박근혜(후보)와 관련 이러이러한 소문들이 있다’라는 사실을 본국에 전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일보는 마치 ‘주한 미대사관이 주체가 되어서’ 저러한 사실들을 검증하고 확인하여 본국에 전한 것처럼 기사를 내보냈다.

중앙일보의 기사 내용 중에서 [‘주한 미 대사관이 주체가 되어서’ 최순실 씨의 아버지, 최태민 씨를 러시아의 요승, 라스푸틴으로 ‘평가했다’]는 부분이나, [‘주한 미 대사관이 파악한 상황으로는’ 최태민 목사가 박근혜(후보)의 ‘몸과 마음을 지배했다’]고 한 부분은 그야말로 뚱딴지같은 이야기다.

‘(시중에) 소문에 이러이러한 것이 있다’와 ‘(우리 미 대사관이) 확인, 평가해 보니 이러한 일들이 사실이다’는 분명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는 것이니 말이다.

이에 노컷일베 김민수 기자는 다음과 같이 분명히 지적한다.

노컷일베는 중앙일보가 단순한 실수가 아닌, 의도적으로 조작을 했음을 원문번역을 통해 밝혀냈다. 다음은 노컷일베 기사에 실린 본국에 보낸 미 대사관 외교전문과 이를 해석한 부분이다.

<외교전문 원문번역>

Park은 그녀의 반대자들(당시 이명박 후보측)이 ‘한국의 라스푸틴’이라고 묘사한 최태민이라는 한 목사와의 35년 여 전 관계를 포함하여 육여사가 암살된 후 청와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할 때 최씨가 어떻게 그녀를 통제했는지 그녀의 과거를 해명하라는 요구를 받아왔다.
 
Lee(MB)는 이러한 모든 비방거리들을 잠든 채로 내버려두지 않을 것 같다. Lee의 저격수들은 Park의 과거를 드러내는데 온갖 노력을 하고 있다. Lee의 사람들은 Park이 스스로 주장하는 것처럼 ‘흠집 하나 없는 공주님’만은 아니라고 특징지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머니가 암살 당한 후 국가에 대한 봉사로 자신을 희생했던 처녀로서의 그녀의 이미지에 더 흠집을 내려는 듯... 이미 죽은 최목사가 Park의 인격형성 기간에 그녀의 몸과 마음에 온전한 통제력을 행사했었다는 소문(Rumor)과 그 결과 최씨의 자녀들이 막강한 부를 축적했다는 소문(Rumor)이 떠돌고 있다.


<외교전문 영어원문>

Park has also been forced to explain her own past, including her relationship some 35 years ago with a pastor, Choi Tae-min, whom her opponents characterize as a 'Korean Rasputin,' and how he controlled Park during her time in the Blue House when she was first lady after her mother's assassination.

Lee is not taking all of this abuse lying down. Lee's counter-offensive is leaving no stones unthrown in exposing Park's past. Lee's staffers are trying their best to characterize Park as not quite the unblemished princess she claims to be.
 
Perhaps even more damaging to her im age as the maiden who sacrificed herself in the service of the nation upon the assassination of her mother, Rumors are rife that the late pastor had complete control over Park's body and soul during her formative years and that his children accumulated enormous wealth as a result.“

‘노컷일베’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렇듯 한국에 떠도는 시중의 소문(Rumors)을 단순히 본국인 미국에 전한 외교전문을 두고서 중앙일보는 마치 미 대사관이 사실을 확인하여, 정보판단을 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변조시킨 것이다. 이는 ‘조작보도’라고 밖에는 달리 평가를 해줄 수가 없다. 보수언론이라는 중앙일보도 이제 '조작보도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는 ‘손석희 체제 JTBC’에 물들어서 속된 말로 ‘맛이 가는’ 양태를 보이는 정말 씁쓸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분명히 해두자. 위 본문에서도 보듯이 최태민 씨를 두고 한국의 라스푸틴이라고 일컫는 것은 바로 박근혜(후보)의 정치적 반대자들로, 더구나 당내경선의 경쟁자였던 이명박(후보) 측이다. 미 대사관이 최태민 씨를 한국의 라스푸틴이라 한 것이 아니다. 이명박(후보)측에서는 그런 입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미 대사관이 본국인 미국에 타전했다는 것이 바로 ‘진실’이다.

만약에 미 대사관이 정말로 최태민 씨 관련 문제를 객관적으로 분명히 확인하여 본국에 타전했다고 한다면, 독자들은 역시 미 대사관의 정보력에 대한 신뢰에 기반하여 최태민 씨 관련 문제를 객관적 사실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즉, 그 경우 ‘정치적 정적의 주관적인 [주장]’이 아닌, ‘객관적인 제 3자가 확인한 [사실]’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에 이번 중앙일보의 ‘조작보도’의 의도가 있는 것이다.

중앙일보의 ‘조작보도’와 관련하여 일부 국내언론들은 ‘불린다’라는 문구를 삽입하여 ‘전언’이라는 의미를 추가시켜 나름 사실을 바로잡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경우조차 제목들만 보면 최태민 씨는 그냥 라스푸틴이다.

한 사례를 들어보자. 아래는 서울신문 10월 28일자 “미국 대사가 최태민에 빗댄‘라스푸틴’은 누구?...100년 전 ‘국정농단 무속인’” 제하의 기사이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1028500126&wlog_tag3=naver

기사는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다.

그야말로 가관이다. “주한 미대사관이 라스푸틴에 빗대어 설명한 사실”이 있다느니 “본국에 보고하면서 최태민을 라스푸틴에 비교했다“느니 하면서 아예 기초 사실관계를 완전히 왜곡하고 있다.


3.

중앙일보의 ‘조작보도’는 결국 서울신문을 넘어 대한민국의 국경을 넘게 된다. ‘조작보도’를 해외에 수출까지 다 하게 됐으니 요즘 경제도 힘들다는데 이거 웃어야할는지 울어야할는지 모를 일이다.

11월 7일(현지시간) 미국국영라디오방송(NPR) 한국 주재 외신기자 엘리스 후(Elice Hu)는 “한국대통령의 ’라스푸틴‘은 과거 한때 드라마에서도 다뤄졌다“(S. Korean President’s ‘Rasputin’ Was Once Part Of A Soap Opera Storyline) 제하의 기사를 쓰면서 조작된 내용을 한국발 보도에 여과없이 반영하였다.

http://www.npr.org/sections/parallels/2016/11/07/500980783/s-korean-presidents-rasputin-was-once-part-of-a-soap-opera-storyline

제목에서도 보다시피 최태민 씨는 이미 대한민국 대통령의 ‘라스푸틴’이다. 기사 본문 중 왜곡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이 기사의 문제점은 미 대사관 외교전문 원문에 있는 ‘소문(rumor)’이라는 어휘를 사용하지 않고, ‘이야기(talk)’라는 단어를 창작해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야기(talk)’라는 단어는 사실과 소문 등 의미 해석이 다 가능한 단어다.  ‘대통령의 라스푸틴’이라는 기사제목과 이어지는 기사내용을 통해 볼 때, 독자는 그 ‘이야기(talk)’를 ‘소문(rumor)’이라기보다는 ‘사실(fact)’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기사는 “최태민과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는 비밀이 아니었다(The Choi-Park relationship was no secret)”라면서 사실관계를 확정짓고 있다. ‘이야기(talk)’의 내용 부분을 그러한 비밀의 세부묘사로 채우고 있는 것이다.

미국국영라디오방송(NPR) 기자가 만약 미 대사관 외교전문 원문을 직접 읽어 보고 기사를 썼다면 분명 ‘소문(rumor)’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을 것이다. 원문에는 분명히 ‘소문(Rumors)’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때문이다.

엘리스 후 기자의 이 기사는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왜곡 기사가 될 수 밖에 없다. 분명 원문은 확인하지도 않고 한국 언론들의 기사들을 그냥 줏어들어서 쓴 기사일 것이다.

미국국영라디오방송(NPR)의 기사를 발빠르게 11월 9일자로 국내에 번역 소개한  ‘뉴스프로’는 이 부분에 대한 번역에서 “a leaked cable showed/유출된 외교전문이 보여준 것은” 이라는 부분을 “케이블 방송이... 공개했다”로 오역하는 황당한 실수를 보여주기도 했다.

https://thenewspro.org/?p=22526

최태민 씨의 자식들이 상당한 부를 축적한 것은 사실로 여겨진다. 그러나 계속 강조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씨의 관계는 미국 대사관이 ‘사실‘로 확정한 것이 아니며 한국에서의 어떤 소문에 대하여 자국에 보고를 한 것이 팩트(사실)인 것이다.

만에 하나 천에 하나 설사 차후에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씨의 관계가 정말로 러시아 황제와 라스푸틴과 같은 관계로 드러난다 해도 당시 미국 대사관은 실체적 진실을 확인한 것이 아니고 분명 시중의 소문을 본국에 전달했다는 점은 절대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미국국영라디오방송(NPR)의 기사가 나오자 국내 언론매체들은 또다시 해당 기사를 외신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반입하기에 바빴다. 알고보면 그냥 자신들이 다 지어낸 이야기임에도 그 이야기가 이제는 ‘외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돌아온 것이니 얼마나 뿌듯했을까?

서울신문은 11월 9일자 “미 공영 라디오, 박근혜-최태민 다룬 드라마 소개” 제하의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미국공영라디오방송(NPR)의 기사를 소개하고 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1109500015&wlog_tag3=naver#csidx20842dda2c046ec873267bca7014059

한국인을 상대로 사기를 치다못해 이제 세계인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그게 또 성공하는 판국이니 한국언론매체들로서는 나름 자부심(?)을 가질만도 하다.

트럼프 당선으로 여지없이 망신을 당한 미국 언론매체들로서는 이 기회에 정치인에 대한 중상모략과 음해 기법은 한국 언론매체들에게 한 수 배워야겠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이 문제로 원천기술은 한국 언론매체들에 있다고 외신감시센터가 보증해줄 수 있다.

최태민-라스푸틴 오역 보도 문제 대해서는 재미저술가 조화유 씨도 별도로 지적한 바 있으니 이 자료도 참고해주기 바란다.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3&mcate=M1001&nNewsNumb=20161121896&nidx=21897

4.

엘리스 후 기자는 미국국영라디오방송(NPR) 서울 주재 외신기자다. 학력이나 경력으로 봤을때는 엉터리 보도를 할 것 같지는 않은데, 한국어 실력이 시원찮은지 아니면 팩트 체킹을 도와줄만한 한국인 네트웍이 약한 것인지 이번에 아주 대형오보를 내고 말았다. 사실 이번 경우는 외신기자로서 영문으로 된 외교전문 원문만 확인해봐도 됐을 일이므로 불성실, 또는 어떤 의도가 대형오보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http://www.npr.org/people/144449221/elise-hu

역시나 주한 외신기자로서의 구조적인 한계가 있는 것일까? 미디어워치에는 국내 외신기자들의 문제점에 대해 잘 정리된 기사가 있다. 이는 외신감시센터에서도 공동으로 소개한 바 있다.

http://www.mediawatch.kr/news/article.html?no=250707

그밖에 주한 외신기자들의 세계에 대해 다룬 '동아일보', '주간조선', '일요시사', '한국일보'의 기사도 읽어볼만하다. 다들 한국 사회의 외신 거품 문제를 잘 지적하고 있다.

http://news.donga.com/List/3/0723/20140308/61527183/1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002406100014&ctcd=C02

http://www.ilyosi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99299

http://www.hankookilbo.com/v/1419c5d1e8ae41d78be6369f3fe0df35

우리 사회의 외신 숭앙에 대한 문제는, 비록 이념성이 배어있기는 하나 한겨레 등 좌파 세력이 십수여년전에 먼저 지적했었었다. 헌데, 이제는 좌파 세력이 외신을 이용한 '공작성' 보도의 주체가 되어있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http://legacy.h21.hani.co.kr/section-021064000/2001/05/021064000200105150359009.html

외신을 한자로 쓰면 外信이라 쓴다. ‘나라밖에서 온 통신’이라는 의미이다. 통신(通信)에서처럼 ‘믿을 신(信)’을 쓰는 것이다.

신문(新聞)이라 할 때는 새로운(新)을 쓰는 것에 비해 엄청 특혜적인 용어라 하겠다. 믿음, ‘신뢰가 통하는 것이 진정한 통신’이라는 의미일 게다.

우리 한국인들은 '외신'이 정말로 '외신'같았던 때가 과연 언제였었는지 이제는 기억조차 어렴풋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