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駐日특파원 출신의 김양우 교수(동서대 외래교수)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 온 세계가 주목하는 핵과 미사일 개발, 세계 최빈국 수준으로 전락한 북한 경제, 노예국가라고 낙인찍힌 인권문제 등 북한 문제 전반을 다룬 《북한은 왜?》를 출간했다.

이 책의 목차는 ▲마오쩌둥이 그렇게 말렸는데도 핵무기 욕심을 못 버릴까 ▲휴브리 증후군(오만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정권을 맡겼을까 ▲식량이 모자라 300만 명이 굶어 죽었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그토록 집착하는가 ▲일본인 납북자는 풀어주면서 남한 사람은 단 한 명도 돌려보내지 않을까 ▲햇볕정권이 10년 동안 퍼다 준 현금 등 80억 달러를 뒤로 빼돌렸을까 등을 포함 총 1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김 교수가 북한과의 인연을 갖게 된 계기는 30년도 더 지난 1980년대 중반 부산일보 도쿄특파원 시절 서울일간지의 ‘김일성 사망’이라는 오보를 확인하느라 도쿄 시내를 이리저리 뛰어다녔던 일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1987년 1월21일 김만철 일가족 11명의 집단탈북사건이었다. 김 씨가 탄 배가 일본서 바다에 떠 있는 것을 취재하느라 온통 눈 천지였던 부둣가 여관에서 꼬박 사흘 밤을 대기했다고 한다. 세 번째는 1988년 12월 백두산의 눈 덮인 천지를 내려봤을 때의 감동을 주체하지 못했던 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이 책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핵을 바라보는 남북한의 시각이 뿌리부터 다르다. 우리는 수십 년 전 고리원전으로부터 시작해 원자력 발전에 손을 댔다. (그러나) 김일성은 원전건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면서 아래와 같이 지적했다.

“1994년 10월 미북 제네바협정에 따라 북한은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원자로 가동을 멈추는 대신 10년 계획으로 함경도 신포에 경수로 발전소를 지어주기로 합의해 1998년부터 2006년까지 8년간 공사를 진행했으나, 공정 30%단계에서 북한이 협정을 어기고 우라늄탄 개발을 비밀리에 진행해온 사실이 발각돼 수십억 달러를 낭비한 채 중단돼 버렸다.

그 빚을 남한이 몽땅 떠안았다. 에너지 생산을 위해 핵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사건이었다. ‘비핵화가 선대의 유훈’이라는 말은 거짓이다. 완전 거꾸로다. 세습정권이 무너지든지 남한도 핵무장을 하든지 둘 중 하나다. 이란처럼 핵을 포기할 북한이 아니다. 전술핵무기를 다시 배치하거나 미국이 시도했던 영변 핵 단지 폭격도 있다.”

김 교수는 북한이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핵탄두를 650kg까지 소형화하면 SLBM에 장착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북한 SLBM의 낙하속도도 가공할 만하다. 최대 마하 10가량의 속도로 낙하해 기존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은 마하 5~6정도로 떨어지는 미사일만 요격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김 교수가 기자로 활동했던 1980년대와 달리 지금은 북한관련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신문, TV, 라디오 할 것 없이 온통 북한뉴스가 넘쳐난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저것 잡다한 북한관련 뉴스를 보고 들어 많이 알고는 있지만 대부분 단편적이고 흥미위주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가장 본질적인 문제, 가령 북한의 김정일이 왜 ‘우리민족의 시조는 단군이지만 중시조는 김일성 수령님’이라는 말을 눈 하나 깜작 않고 해댔는지, 형식상 국가원수라는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왜 '우리민족의 혈액형은 김일성 형'이라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는지, 우리의 맨 정신으로는 정신병자로 치부해버릴 언행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건성으로 넘겨서 될 일이 아니다. 북한 사람들의 해괴망측한 발언 속에 숨겨진 본심을 알아야 북한이 보인다.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 온 세계가 주목하는 핵과 미사일 개발, 세계 최빈국 수준으로 전락한 경제, ‘김씨 일가의 노예국가’라고 낙인찍힌 인권문제 등을 놓고 북한이 왜 그렇게 되었느냐고 되물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물음에 대한 답을 준다.

정리/김필재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