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북한의 지하자원들이 헐값에 팔리고 있다는 분석 보고서를 남측 민간 연구기관이 내놨습니다. 지하자원은 채굴된 이후 가공을 거쳐 상품화되는데요. 북한 당국이 이런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지하자원의 가격이 낮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지하자원을 제대로 가공하지 않고 중국 등지에 내다 팔고 있어 막대한 손실액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 18일 나왔습니다.

이날 남측 민간 연구기관인 북한자원연구소가 내놓은 ‘북한 지하자원 가공산업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납, 아연, 동 등 3개 품목에서만 연간 1억 8500만 달러(2160억 원)~2억 5800만 달러(3011억 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가공만 하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지하자원이 헐값에 팔리면서 손실액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현재 북한에서 가공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가공시설이 노후화돼 있고 가공설비로 공급되는 전력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자원연구소의 보고서는 “북한의 지하자원을 1차로 가공하는 시설들의 가동률은 28.3%, 2차 가공 시설의 가동률은 16.9%”라고 추정했습니다. 가공 횟수가 많아질수록 광물 상품의 가격은 높아진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 부가가치가 낮은 상태에서 북한이 판매하는 지하자원의 양이 부가가치를 높여서 파는 양보다 훨씬 많습니다. 통일 이후 남북이 공동으로 (북한의 지하자원을) 이용해야 하니까 (지금부터라도) 북한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 소장은 이어 “수출 단가를 보면 북한의 1차 가공품은 국제가격보다 굉장히 낮다”면서 “하지만 2차 가공품의 가격은 국제 수준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북한도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면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지하자원을 원활하게 가공하기 위해서는 관련 설비들을 현대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여기에 안정적인 전력공급도 필수입니다. 하지만 핵 개발 등 군사 분야에만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가공 설비의 현대화,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 구축 등의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설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