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한국경제 주필이 “헬조선론은 강단 좌익과 설익은 언론에 의해 확대재생산 된다”면서 “그들은 지옥의 증거를 찾아 나서지만 실패하면 (지옥을) 기어이 만들어 낸다”고 비판했다.

정 주필은 16일자 칼럼에서 수년 전부터 국내 학계와 언론이 주기적으로 제기해온 한국의 자살률을 거론하며 “경제적 이유의 자살 즉 ‘신자유주의 자살’은 허구의 이론이다. 인간이 만든 가장 완벽한 도시라는 호주 캔버라가 최고의 자살도시였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치열한 경쟁도 긴장도 스트레스도 없기 때문에 권태와 함께 깊은 우울증이 찾아온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정 주필은 “자살률이 높다는 것을 헬조선의 증거로 삼을 수는 없다. OECD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낮은 나라는 터키다. 10만명당 3명으로 한국의 거의 10분의 1”이라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

《안락사의 나라 네덜란드와 독일이 11명대로 낮지만, 복지천국 스웨덴도 OECD 평균보다 자살률이 높다. 미국과 거의 비슷하다. 자살을 ‘사회적 자살’로 보았던 뒤르켐이 첫 사회조사를 통해 밝혀냈던 일련의 규칙은 지금도 적용된다.

경제가 엉망인 남유럽 가톨릭 국가들에서 관찰되는 낮은 자살률은 지금도 시류에 관계없이 거의 일정하다. 유럽에서는 북쪽 개신교 국가로 올라갈수록 자살률도 올라간다.》

정 주필은 이어 “우리나라 자살은 IMF 직후 극심한 실업 등 경제충격이 몰아닥쳤던 1999년과 2000년 두 해 동안은 오히려 내려갔다”며 “김대중 정권 후기와 노무현 정권에서는 치솟는 자살률이 통제되지 않았다. OECD 1위 국가가 된 것은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2003년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추세는 2011년 31.7명을 정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이명박 정부 후반 들어 꺾이기 시작했고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26.5명(2015년)까지 서서히 내려섰다”고 밝혔다.

《높은 자살률은 단순히 우울증 치료를 받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우울증 치료를 OECD에서도 가장 안 받는 나라다. 1000명당 20명으로 칠레에 이어 2위다. 에스토니아 헝가리 등 자살률이 높은 대부분 나라도 우울증 치료비율이 낮다.

물론 터키 이탈리아 그리스 등은 자살도 안 하고 우울증 치료도 안 받는다. 어떤 통계로도 신자유주의가 자살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때문에 지옥문이 열렸다는 주장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강단좌익들은 아무 숫자나 증거라고 들이댄다.》

정 주필은 “요즘 신문보도는 경제 통계조차 그 진위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중산층 통계도 그런 사례였다”며 “‘나는 하류층’이라는 사람이 37.9%에서 44.6%로 급증한 것처럼 보도된 대부분 기사들은 비교시점을 1994년으로 끌어올리면서 ‘대한민국=지옥’을 입증하기 위해 편집된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참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15(하단 관련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하루 항우울제 소비량은 1천 명당 20 DDD로 28개 조사국 가운데 하위권을 기록했다.

가장 적은 국가는 칠레이며, 한국은 칠레에 이어 두 번째 낮다. 칠레는 한국에 비해 자살률이 낮은 편으로 조사됐으며, OECD 평균 항우울제 소비량은 58 DDD로 우리나라의 3배다.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10년 연속(2003~2013)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다. 지난 2013년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총 1만4427명으로, 하루에 39.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자료]  2015 한 눈에 보는 보건의료 지표

1. OECD ‘한 눈에 보는 보건의료 지표 2015’ 추세

◦ OECD 전반적으로 헬스케어 질이 개선되는 속도가 매우 완만하여 노령인구나 늘어나는 만성질환자에 대한 충분한 대처에는 미흡
- 회원국 중 의료의 질 주요지표에서 일관되게 상위권을 지키는 국가는 없고, 이는 특히 진단과 치료에 있어 미연에 예방하는데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
* 미국의 경우 심장발작, 뇌졸증에 대한 치료에서는 우수하나, 천식과 당뇨의 경우 피할 수 있는 병원 입원을 예방하는데는 성과가 좋지 않음

◦ 의료비는 다수 국가에서 GDP 성장에 따라 점차 늘어나고 있으나 그리스, 이탤리아, 포르투갈의 경우 2013년에 의료비가 감소
- 2013년 OECD 전반 의약품 지출이 8천억 달러로 이는 총 의료비의 약 20%에 달하며, 대부분 국가에서 의약품 소매 지출 증가
- 항우울제 사용은 2000년 이래 평균 2배 정도로 급증하고 있는데 사용량이 큰 국가(호주, 영국)는 과잉처방에 기인, 사용량이 적은 국가(한국, 에스토니아)는 과소처방 가능성이 있어 우울증으로 인한 고통과 자살을 예방하기에는 미흡

2.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지표 주요내용

가. 건강상태

◦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증가하였으나, 자살에 의한 사망률은 11년 연속 OECD 1위를 기록
- (기대수명)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1.8세으로 20년 전과 비교하여 에스토니아(10.5년)에 이어 가장 큰 폭(8.7년)으로 증가
- (암 사망률) 인구 10만 명당 183.3명으로 OECD 평균(205.4명)보다 22.1명이 낮았으나, 암사망자 중 간암과 위암의 사망자 비율이 OECD 국가 평균에 비하여 높았음
- (교통사고 사망률)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2.1명으로 OECD 회원국 중에서 멕시코(28.7명) 다음으로 높게 나타남
- (자살) 자살에 의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9.1명(’12년)으로 OECD 평균(12.0명)에 비해 17.1명 높음

◦ (주관적 건강상태*) 본인의 건강상태가 양호(좋음, 매우 좋음)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5.1%로, OECD 가입국 중 가장 낮으며, OECD 평균(69.2%)의 절반 수준
* 건강에 대한 태도나 문화, 주관적 신념에 따라 국가별로 차이가 있음

나. 음주, 흡연, 비만

◦ 우리나라 비만 및 과체중 인구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편이며, 흡연율과 음주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음
- (흡연) 15세 이상 인구 여성 흡연율(4.3%)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반면, 남성 흡연율은 36.2%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 터키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
- (음주) 15세 이상 1인당 연간 주류소비량은 순수 알코올 8.7리터로 OECD 평균(8.9리터)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남
- (과체중 및 비만) 과체중 및 비만인구 비율은 31.5%로 OECD 회원국 중 일본에 이어 2번째 낮은 수준으로, OECD 평균(56.2%)에 비해 매우 낮음

다. 보건의료 자원 및 보건의료 이용 확대

◦ 병원의 병상 수와 MRI 등 의료장비 수는 OECD 평균보다 많으나, 임상의사수와 임상간호사수 등 의료인력 수는 OECD 회원국 중 적은 수준
- (의사) 우리나라의 임상의사 수는 인구 천명당 2.2명으로 OECD 평균(3.2명)보다 1.0명 적으며,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
- (간호사) 임상간호사 수는 인구 천명당 5.2명으로 OECD 평균(9.8명) 절반 수준이나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
- (MRI·CT) 우리나라의 MRI 보유 대수는 인구 백만 명당 24.5대로 OECD 평균(14.3대)보다 10.2대 많으며, CT 스캐너 역시 인구 100만 명당 37.7대를 보유하고 있어, OECD 평균(24.8대)보다 높음

◦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와 환자 1인당 평균 재원일수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
- (진찰) 국민 1인당 연간 14.6회 의사의 진찰을 받아, 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하였으며, OECD 평균(6.5회)보다 2.2배 높음
- (병원재원일수) 환자 1인당 평균병원재원일수는 16.5일로, OECD 평균(8.3일)에 비해 2.0배 길고, 일본에 이어 2번째로 긴 편

라. 보건의료 비용 및 보건의료 질

◦ 우리나라의 경상의료비는 OECD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나,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
- (경상의료비) 98.3조원의 경상의료비를 지출하였으며,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로 OECD 평균(8.9%)에 비해 낮으나, 연평균 증가율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음
- (1인당 의료비) 1인당 의료비 지출은 2,275 US$ ppp로 OECD 평균(3,453 US$ ppp)보다 낮음
- (의약품 등) 의약품 등의 지출은 20.6%(20.3조)로 OECD 평균(16.6%)보다 높으나, 경상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6년 이후 줄곧 감소하는 추세

◦ 우리나라의 대장암과 자궁암, 뇌졸중 진료성과는 세계 최고수준이며, 급성심근경색증과 유방암 진료 성과도 지속적으로 향상
- (대장암, 자궁경부암) 대장암 5년 상대생존율은 70.9%, 자궁경부암은 77.8%로 높은 것으로 나타남
- (뇌졸증 환자 치명률) 45세 이상 허혈성 뇌졸중 입원환자의 30일 치명률은 3.2%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우수한 수준
- (심근경색증 환자 치명률) 2009년 비교에서 OECD 회원국 사이에서 최하 수준을 보였던 급성심근경색증 30일 치명률은 8.3%로 개선
- (유방암) 5년 상대생존율은 과거에 비해 개선된 85.9%로 OECD 평균(84.9%) 수준

◦ (항우울제 사용량) OECD 전반적으로 사용량이 증가했으나, 우리나라는 칠레에 이어 두 번째로 사용량이 적은 국가로, 환자가 필요로 하는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케이스일 가능성이 높음

OECD 국가의 보건의료 질이 개선되고 있으나,노령인구나 늘어나는 만성질환자에 대한 치료는 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