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살해(2월13일)된 사건이 발생한지 일주일이 됐다.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의 수사에 따르면 북한은 고도로 훈련된 공작원이 아니라 아마추어를 모집해 범행을 저지르는 수법을 썼다고 한다. 동포마저 살해하는 북한. 사망한 김정일의 75주년 생일에 맞추어 김정은에게 바치는 선물이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범행 명령자는 누구인가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200여명이 넘는 기자들이 모였다. 사건과 관련된 공통된 의문에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부청장은 “4명의 용의자는 북한 국적이다. 여권에 따르면 북한 거주자이나, 이들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범행 그룹의 정체를 둘러싸고 수수께끼는 깊어져만 간다. 국제공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단 5초 만에 김정남을 살해하는 교묘한 수법에 당초 “뛰어난 실력을 지닌 공작원”의 범행이라는 견해가 있었다.

일본 언론이 최근 보도한 김정남의 마카오 생활모습.

그러나 실행범 여성 2명은 사건 후 바로 체포되어 ‘몰래 카메라’에 출연하는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이와 함께 북한 국적의 리정철 용의자가 17일 밤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있다가 체포됐다. 일부 언론에서 주범으로 보도했지만 도망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이를 수상히 여기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평양으로 도주한 4명의 용의자

이브라힘 부청장은 “4명의 용의자가 사건 당일 국외로 나간 것을 오늘 확인했다. 행선지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4명 모두 1월 말부터 사건 직전까지 각각 입국했다. 사건 당일 공항에서 범행을 지켜본 후 바로 국외로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방송은 경찰 소식통의 정보를 인용하여 이들 모두 17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체포된 여성들과 비교해 뛰어난 일 처리가 돋보인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범행 그룹은 김정남의 행동을 약 1년에 걸쳐 감시했고, 범행 전날 공항에서 리허설을 하는 등 꼼꼼한 준비를 했다. 그래서 화려한 옷을 입고 바로 잡힐 법한 여자들을 왜 실행범으로 사용했는지가 수수께끼였다.

즉, 당국의 눈이 여자들에게로 향하는 틈을 타 공작원들만 국외로 탈출하는 작전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같은 북한 출신의 리정철은 당초 계획에서 버리려고 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남의 행적(출생~사망)/산케이신문

▲김정일 생일 맞추어 김정은에게 바친 선물

김정은 체제의 출범 5년 전부터 ‘영속적인 명령’이었다는 김정남의 암살은 왜 이 타이밍에 발생했을까? 한국에서는 김정일의 생일에 바치는 선물로 하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국가의 중요한 기념일에 맞춰 군사행동 등을 실시해온 역사가 있다. 김정일의 전처 조카인 이한영 씨의 경우 한국에 망명 중이던 1997년 서울 교외에서 광명성절 며칠 후 암살(1997년 2월25일)당했다. 이번에도 같은 타이밍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정남은 김정일의 장남으로 유소년기에는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물론 김정남 살해가 선물이라는 해석에는 부정적 견해도 있다. 김정남이 혼자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것을 확인한 공작원들이 암살하기에 좋은 기회로 보고 결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번역/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

출처: 인터넷 <교도통신> 2017년 2월20일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