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오(中央)대학 '사카이 쇼자부로'(酒井正三郞) 총장이, 대만 북부 의란(宜蘭)
県에 사는 '양경선'(梁敬宣, 91세) 씨 자택을 방문해 '특별졸업증서'를 수여했
다. 양(梁) 씨는 학업을 마치지 못한 상태로 終戰을 맞아 대만으로 돌아와 지
내오고 있다. 주오(中央)대학은, 전쟁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OB들을 찾아내 '특별졸업증서'를 수여해오고 있는 가운데, 6년 전에 양 씨가
대상자임을 알게 되었고 이번에 증서를 전달하게 되었다. 양 씨는 일본어로
'아리가토 고자이마스. 우레시이데스'(감사합니다. 기쁩니다.)라고 말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사카이(酒井) 총장은, 1947년 대만의 '2·28 사건' 당시
희생된 대만출신 주오(中央)대학 졸업생에 대한 추도식 참석을 위한 대만
방문 일정에 맞춰 2월27일 양 씨 자택을 찾아 증서를 건넸다.
양 씨는 대만 북부 도원(桃園)県 평진(平鎮, 現・桃園市 平鎮区)에서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났고, 1936년에 일본 동경의 세타가야(世田谷)中學校로 유학을
갔다. 1944년에는 주오(中央)대학 예과 제1부(경제)에 입학했다. 전황 악화로
2학기부터는 학도근로(學徒勤勞)에 동원되어, 동경 아카바네(赤羽)에 위치한
군수 공장에서 高射砲 신관(信管)을 제작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특공대에
지원하여 특별조종견습사관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1945년에 전쟁이 끝나고
1946년에 대만으로 돌아갔다.
양 씨 자택 정원에는 장미 나무가 있다. 도원(桃園)県 평진(平鎮)에서 지금의
의란(宜蘭)県으로 이사해 올 때도 소중하게 옮겨왔다. 전시중에 군수공장에서
함께 일한 동경(東京)女子고등사범학교 =現・오차노미즈(お茶の水)女子대학=
학생, '아와야 야스코'(粟屋康子) 씨와의 추억이 담긴 장미다. 근로동원이 계
속되는 가운데, 야스코(康子) 씨는, 함께 일하는 양 씨에게 붉은 장미를 선물
했다. 양 씨는 야스코(康子) 씨에게 연심(戀心)을 품고 있었지만, 언제 출정할
지 모르는 시절이었다. 양 씨는 야스코(康子) 씨를 향해, 머리카락 한 움큼을
잘라 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양 씨는 사이타마(埼玉)의 공장으로 옮겨졌고,
야스코(康子) 씨는 니가타(新潟)로 소개(疎開)되면서 둘은 헤어지게 되었다.
야스코(康子) 씨는, 부친 '아와야 센키치'(粟屋仙吉) 히로시마(広島)市長 등
가족 세 명을 원폭투하로 잃게 되었다. 종전 직후, 야스코(康子) 씨는, 피폭한
모친을 간병하러 히로시마로 이동하기 위해, 도쿄(東京)로 자신을 찾아온 양
씨에게 히로시마행 열차표를 구해주도록 부탁했다. '전승국 국민'으로 신분이
바뀐 양 씨 덕분에 히로시마행 열차표를 수월하게 구할 수 있었다. 야스코(康
子) 씨는 히로시마(広島)로 갔지만, 간병의 보람도 없이 모친은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후 몇 개월 지나, 야스코(康子) 씨도 1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2차 피폭 영향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쟁의 소용돌이와, 좋아했던 사람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초래된 충격은 양 씨
로 하여금 깊은 상심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러한 상심을 안고 1946년 양
씨는 대만으로 왔다. 그리고 자택 정원에, 야스코(康子) 씨의 머리카락을 묻고,
그 위에 야스코(康子) 씨로부터 받았던 것과 같은 붉은 장미를 심었다. 아열대
기후인 대만 북부에서는 장미 나무가 10년 밖에 못산다. 원래의 장미 나무로
부터 삽목(揷木)과 접목(接木)을 거듭하여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양 씨
가족이 야스코(康子) 씨 이야기를 알게 된 것은 불과 10년 전이다. '한참 전에
세상을 뜬 사람이니까 소중한 기억으로만…'이라며 양 씨는 절제된 감정으로
심정을 토로했다.
주오(中央)대학 총장(右)으로부터 특별졸업증서를 건네받은 '양경선'
(梁敬宣, 91세) 씨와 妻 홍경화(洪瓊華,86세) 씨. = 2월27일. 대만 宜蘭県.
양경선(梁敬宣) 씨 자택 정원에 있는 장미 나무와 관련해, 長男 양경인(梁景仁)
씨(右)로부터 설명을 듣는 주오(中央)대학 총장. = 2월27일. 대만 宜蘭県.
'아리가토 고자이마스. 우레시이데스' 인간의 사랑은 영원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