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사업 정책 감사 지시에 “풍차를 괴물이라며 돌진했다던 소설 이야기가 떠오를 지경”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사설(社說) ‘7년간 네 번째 4대강 조사, 풍차를 괴물이라고 또 돌진’에서 환경단체와 좌파언론들이 “부정적 효과밖에 없는 듯이 수년간 집요하게 공격하고 야당이 가세함으로써 4대강을 마치 무슨 ‘악(惡)’인 양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등에서 ‘녹조 라테’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4대강 보가 물 흐름을 정체시켜 수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주장에는 “녹조의 지표로 받아들여지는 여름철 남조류(藍藻類) 세포 수가 낙동강 최하류 함안보는 4대강 공사 이후 8배로 늘었다. 그러나 중상류 칠곡보는 3분의 1로 도리어 개선됐고, 중류 고령보 지점은 비슷한 수준이다. 다른 수질 항목들(BOD·COD)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뚜렷한 추세 변화를 확인하기 어렵다. 수질은 기상 등 조건에 따라 크게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공사 전 4대강은 갈수기엔 개천 수준이 되는 곳이 흔했고, 강에서 나는 악취로 주민들도 가까이 가려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모두 풍부한 수량을 확보한 강의 모습을 갖췄으며 “4대강 공사 이후 홍수 피해가 사라지다시피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그러나 아무리 해야 할 공사라고 해도 22조원을 들여 돌파 작전 하듯 한꺼번에 해야 했느냐’는 ‘과욕과 졸속’ 논란을 소개하며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관련 장관들조차 없는 상태인데 ‘보 철거’까지 언급하면서 본때를 보이겠다는 듯 나서는 것 역시 과욕이자 졸속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감사원은 지난 7년간 4대강 사업에 대해 세 번의 감사를 진행했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중이던 2010년에 실시한 첫 번째 감사에선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2012년 이명박 정부 말기에 실시하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 뒤인 2013년 1월 발표한 감사에선 “졸속과 부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 7월 발표된 세 번째 감사에선 “시공업체 간 담합이 있었다”는 결과를 내놨다.

이 세 번째 감사에 대해 조선일보는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을 동원해 시쳇말로 이 잡듯 뒤졌다. 그러나 공사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고초만 겪고 별것 없이 끝났다. 네 번째 조사 결과도 뻔하다. 이 전 대통령에게 원한이 있는 문 대통령이 지시했으니 감사원이 그에 맞춘 결과를 내놓을 것이다. 그 감사 결과를 들고 검사들이 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대통령이 독립기관인 감사원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대놓고 지시하는 것도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李知映(조갑제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