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남북 통틀어 장마가 심한 계절이다. 남한 정착 탈북민들은 장마로 인한 북한 주민들의 겪게 될 많은 부담 중 도로 주변과 골목길마다 생겨나는 진탕길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사연을 전했다.

탈북민 장연옥 씨는 장마철이 되면 북한에 계시는 가족들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했다. 그는 "북한에 살 당시 시장에 나가려고 대문을 열면 밤새 내린 비 때문에 주변이 온통 진흙탕이다. 무거운 짐을 메고 조금만 발을 헛디디면 배낭이 통째로 흙탕물에 떨어져 장사를 망친 적도 있다. 또한 장마철만 되면 흙탕물 때문에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 종전보다 줄어들어 생활유지가 힘들었다."고 증언했다.

2015년 2월 남한에 정착한 청진 출신 김 씨는 "남한에서 열린 '보령머드축제'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왜 하필 온몸에 흙칠을 하면서 즐기느냐는 의문이 들었다. 북한에서 비만 오면 온몸에 진흙이 튀고, 신발 속으로 흙물이 스며들던 기억으로 인해 흙탕물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우울해진다."고 증언했다.

그는 "북한은 비가 오면 비포장도로 여기저기 물이 고인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걸어도 흙탕물에 빠지기 일쑤다. 주민들 대부분 천으로 만든 편리화나 운동화를 신기 때문에 발등으로 올라온 흙물이 신발 속에 스며드는 것은 일상이다. 축축한 신발을 신고 온종일 시장에 있으면 몸이 으스스 떨렸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탈북민 혜산 출신 박 씨는 "시장 안에 자리가 있는 사람들은 비가 와도 지붕이 있어 비를 막을 수 있지만, 시장 밖에서 장사하는 주민들은 비만 오면 장사를 할 수 없다. 장마철에는 시장 밖 자리에 물이 고여 사라져버린다."면서 "그렇다고 장사를 그만두면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결국, 흙탕물이 넘쳐나는 자리에 일정한 높이의 넓은 돌을 놓고 그 위에 서서 장사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박 씨는 "남한은 큰비가 와도 도로 하수 시설이 좋아 장맛비로 인한 불편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 북한에 살 당시 7월만 되면 장맛비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탈북 후에야 장마철에 대한 두려움이나 근심이 전부 사라졌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