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의 목표가 북한의 비핵화가 되지 않는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취소하거나 회담장을 나와야 한다고 코리 가드너 공화당 상원의원이 밝혔습니다.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원장인 가드너 의원은 북한의 의도조차 파악되지 않았다며 대북 압박 수위를 낮추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며, 오히려 압박을 늘릴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가드너 의원을 이조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며칠 전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미-북 합의에 반드시 담겨야 할 기본 원칙들을 제시했는데요. 핵무기 외에도 생화학 무기 폐기까지 요구해 기준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가드너 의원) 기준은 높아야 합니다. 미-북 회담의 전체적인 목표는 비핵화가 돼야 합니다. 비핵화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나서지 말아야 합니다. 또는 회담 도중 자리를 떠야 합니다.

기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만난 뒤 더 이상 ‘최대 압박’이란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는데요. 회담 진행 상황에 따라 최대 압박 수위도 조정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가드너 의원) 압박 수위를 낮추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입니다.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은 반드시 지속돼야 합니다. 북한 정권을 돕는 조력자들에 대한 압박도 계속돼야 합니다. 미국은 그 동안 해온 행동들에 어떤 변화도 줘선 안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북한에 더 강력한 압박이 가해졌으면 합니다.

기자)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기본 원칙들이 결여된 미-북 합의에 따른 대북제재 완화는 수용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북 합의가 협정 형태로 만들어져 상원에 제출될 경우 공화당 측에선 어떤 조건 하에 대북제재 완화를 지지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가드너 의원) 협정이나 제재 완화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일단 지켜봐야 합니다. 회담 개최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실제로 비핵화에 진지한 것인지 지켜봐야 합니다.

기자)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하다면, 어떤 형태로든지 북한에 혜택을 제공할 시점은 언제가 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가드너 의원)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조치를 보일 때 가능합니다.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조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전문가들이 결정하겠지만, 북한이 얼만큼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고, 모든 관련 시설에 대한 정밀한 접근이 허용돼야 합니다. 그래야 북한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기자) 5일 대북 정책 향방에 관한 청문회를 주재하시면서 이번 회담에서 우려되는 사항 세 가지를 지적하셨는데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과 동맹 약화,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꼽으셨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우려입니까?

가드너 의원)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한미군 주둔은 단지 북한 때문만이 아닙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장기적 약속이며 동맹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주한미군 철수는 물론이고 감축 문제 또한 북한과의 합의를 위한 협상 카드로 이용돼선 안 됩니다.

기자)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이 비핵화의 조건인 체제 안전 보장 요구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는데요.

가드너 의원) 역으로 주한미군을 이용해 북한에 대한 체제 안전을 보장할 수도 있는 겁니다. 현재로선 주한미군 문제는 북한과의 협상 대상이 돼서도 안 되고 어떤 식으로든지 합의에 포함돼서도 안 됩니다. 동맹국들 사이에서만 결정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기자) 미-북 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는데요.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구실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고요. 종전선언에 대한 의회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가드너 의원) 종전선언에 관한 세부 합의 내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입니다. 저는 이번 회담을 여전히 매우 신중하게 낙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할 의도가 있는 것인지 여전히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런 확신이 들 때까지는 추측만 난무할 뿐입니다.

지금까지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으로부터 미-북 회담의 전망과 우려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