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전영기 칼럼니스트가 ‘기무사 계엄령 문건’의 청와대 일 처리 방식이 ‘엉망’이라고 꼬집었다. 전 칼럼니스트는 ‘대통령에게 부담 주는 청와대’라는 칼럼에서 “1년4개월 전에 작성된, 일어나지 않았던 일에 관한 보고서”가 “뭐가 그리 ‘위중함’ ‘심각성’ ‘폭발력’이 크길래 해외 순방 중인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의 군 지휘권까지 박탈해 가며 특별 수사를 지시해야 했을까”라며 “모르는 사람들이 봤다면 한국 대통령이 외유 중 국방부 세력이 쿠데타라도 일으키려다 발각된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었겠다며 냉소적으로 비판했다.
 
전영기 칼럼니스트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이번 군의 독립수사단은 별도 법적 근거 없이 검찰총장의 지휘권으로 구성했던 민간 검찰의 독립수사단을 준용한 것”이라는 브리핑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대변인의 말대로라면 국군의 독립수사단이 헌법 74조 2항을 정면으로 위반하기 때문이다.

<검찰의 독립수사단이 법적 근거 없이 설치됐다는 소리는 금시초문이다. 진짜 그랬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계엄령 문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군의 독립수사단이 청와대 발표대로 ‘법적 근거 없이’ 창설됐다면 활동을 당장 중지시켜야 한다. 헌법 74조 ②항 ‘국군의 조직과 편성은 법률로 정한다’에 정면으로 위반되기 때문이다. 검찰 사례를 준용했다고 위법성이 면제되지 않는다.>
 
이어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는 헌법 74조 1항 조문을 들어 “통수권적 차원의 대통령 특별 지시라 하더라도 법률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법률 바깥에 있는 군의 독립수사단은 헌법 74조에 위배되는 조직”이라고 지적했다. 정 칼럼니스트는, 인도에 체류하고 있던 문 대통령이 이런 ‘법적 근거 없는’ 국군의 독립수사단 설치를 지시하는 ‘참사’가 빚어진 것은 ‘현안점검회의’라는 청와대 비서진 모임의 초법적 발상 때문이라고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군 지휘권 박탈 특별수사’ 판단을 내리는 데에는 청와대 비서진 회의가 역할을 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또한 “국방부 장관은 국방에 관련된 군정 및 군령과 그 밖에 군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33조 ①항)”는 정부조직법에 근거, 국방부 장관이 ‘문건을 수사하지 않기로 한 판단’을 청와대 비서진이 뒤집었으니 월권이며, 군사법원법 상 “국방장관은 일반적으로 검찰관을 지휘·감독한다(38조)” “부대의 장은 소속 검찰관을 지휘·감독한다(40조)고 명시된 조항을 들어 대통령의 송영무 국방장관 수사 지휘권 배제도 위법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정 칼럼니스트는 13페이지 기무사 문건에는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나 조현천 기무사령관이 계엄령을 열망했고, 더 나아가 국권 찬탈을 목적으로 반란 혹은 내란을 일으키려 한 단서를 어느 문장에서도 찾을 수 없다”며 과연 “이 문서를 통합진보당 이석기에게조차 유죄 판결을 내리지 못했던 형법상 내란음모죄의 증거로 채택하는 게 가당키나 하겠느냐”고 의문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