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세계, 스스로를 속이는 정부 발표
2018년 8월 10일, 관세청이 북한산 석탄 밀반입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그 이틀 전인 8일, 외교부와 관세청은 공동 보도자료를 낸 사실이 있다. 8일자 보도자료는 이틀 후의 발표로 그 내용이 완전히 뒤집어지는데, 이틀 후면 밝혀질 내용을 알고도 왜 이런 발표를 한 것인지 의문 투성이다.
8일 공동 보도문은 ‘북한산 의심 석탄 관련’언론보도 내용 중 부정확한 내용에 대한 ‘해명자료’로 발표한 것이다.
외교부는‘북한산 석탄 의혹 관련 2017년 10월 사건 인지 직후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가졌으며, 아울러 상시적인 협의를 시행하였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산 석탄 건 관련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크게 ①북한산 석탄 관련 정보 입수 및 공유, ②선박 검색 및 화물 검사, ③조사‧수사 진행, ④관련자 처벌, ⑤선박 억류 등’으로 구별된다고 했다. 이 가운데 정부는 ‘현재 ①②에 해당하는 조치를 취했으며, ③에 해당하는 조치를 진행 중’이며, 관련자 처벌(④)의 경우 조사‧수사 결과 북한산임이 입증된 후 관세법 등 혐의 해당 법률에 따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선박 억류(⑤)의 경우,‘북한산 입증 및 해당 선박의 입항을 포함 제반 상황을 감안하여 검토 가능’하며, 관련 법과 절차에 의거해 처리해야 할 조치라고 설명하면서, 선박 억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었다”라고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위 보도해명자료가 나가기 전의 상황을 짚어보자. 8월 4일 진룽호가 석탄을 적재하고 포항에 입항했다. 다음날 5일,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진룽호가 북한산 석탄을 밀반입한 의심 선박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7일 외교부의 노규덕 대변인은 "진룽호는 이번에 러시아산 석탄을 적재하고 들어왔으며 관계기관의 선박 검색 결과 안보리 결의 위반 혐의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적재된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판단한 근거에 대해서는 "관련 도큐먼트(서류)가 있을 것”이라며 서류를 통해 1차 확인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행적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문제의 선박인 진룽호는 출항일을 하루 앞당겨 러시아로 출항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부와 관세청이 8일 다시 공동 보도자료를 낸 것이다.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면,‘안보리 결의 2397호 9항은 금수품 운송 또는 금지 활동에 관여한 것으로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 억류 가능’하다며, 단순 의혹만으로는 억류를 실행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틀 후 발표에서‘진룽호’는 북한산 석탄을 싣고 수차례 국내를 드나들었던 선박으로 밝혀졌다. 이미‘의혹’이 아닌 ‘불법에 관여한 선박’임을 알고 있었을 외교부와 관세청이 대체 왜 이런 해명자료를 낸 것일까? 단순 의혹이 아님을 알았다면 당연히‘억류’를 실행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또한 8일자 보도자료에서‘러시아에서 석탄을 운반해 온 선박들의 경우, 금수품, 즉 북한산 석탄을 운송했는지 밝혀진 바 없으며, 2017년 10월 이후 입항시 검색에서도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은 발견되지 않음’이라고 설명했는데, 역시 이 내용도 결국 거짓이다. 이미 밝혀져 있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관세청 발표 전까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또한‘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결과 발표 전까진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8일자 보도자료는 없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더구나 이 보도자료는 외교부에서 작성하기는 했으나, 외교부와 관세청 공동 명의의 보도자료였다. 이틀 후 발표될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을 관세청은 조사내용에 대해 전혀 외교부와 공유도 안했단 말인가. 외교부는 이런 보도자료를 작성하면서 관세청에 내용 확인도 안한 것인가. 아니면 알고도 이런 보도자료를 굳이 낸 이유가 뭘까? 더 시간을 끌어야 할 이유가 있었는가.
관세청과 외교부의 반응을 보면, 이 사건에 대한 정부의 제재 내지 사실 조사 의지가 없음이 느껴진다. 관세청은 검찰에 기소한 것으로 자신들의 역할은 끝났고 검찰 조사결과만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또한 해당 선박들에 대한‘입항금지 조치’보고 등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는 식이다. 배 떠난 뒤 손 흔드는 격이다.
외교부 담당자에게 물었다.‘만약 관세청 발표가 이 보도자료를 작성하기 이전에 나왔다면, 즉 진룽호가 북한 석탄을 싣고 온 배라는 것이 밝혀졌다면 당시 포항에 정박중이던 진룽호에 대해 억류 등의 조치를 했겠느냐’는 질문에 담당자는‘글쎄요...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어떻게 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잘 피해가는 답일지는 몰라도, 對北제재라는 국제적 약속을 철저히 이행하고자 하는 의지는 전혀 읽히지 않는다.
2018년 8월 10일, 관세청이 북한산 석탄 밀반입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그 이틀 전인 8일, 외교부와 관세청은 공동 보도자료를 낸 사실이 있다. 8일자 보도자료는 이틀 후의 발표로 그 내용이 완전히 뒤집어지는데, 이틀 후면 밝혀질 내용을 알고도 왜 이런 발표를 한 것인지 의문 투성이다.
8일 공동 보도문은 ‘북한산 의심 석탄 관련’언론보도 내용 중 부정확한 내용에 대한 ‘해명자료’로 발표한 것이다.
외교부는‘북한산 석탄 의혹 관련 2017년 10월 사건 인지 직후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가졌으며, 아울러 상시적인 협의를 시행하였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산 석탄 건 관련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크게 ①북한산 석탄 관련 정보 입수 및 공유, ②선박 검색 및 화물 검사, ③조사‧수사 진행, ④관련자 처벌, ⑤선박 억류 등’으로 구별된다고 했다. 이 가운데 정부는 ‘현재 ①②에 해당하는 조치를 취했으며, ③에 해당하는 조치를 진행 중’이며, 관련자 처벌(④)의 경우 조사‧수사 결과 북한산임이 입증된 후 관세법 등 혐의 해당 법률에 따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선박 억류(⑤)의 경우,‘북한산 입증 및 해당 선박의 입항을 포함 제반 상황을 감안하여 검토 가능’하며, 관련 법과 절차에 의거해 처리해야 할 조치라고 설명하면서, 선박 억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었다”라고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위 보도해명자료가 나가기 전의 상황을 짚어보자. 8월 4일 진룽호가 석탄을 적재하고 포항에 입항했다. 다음날 5일,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진룽호가 북한산 석탄을 밀반입한 의심 선박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7일 외교부의 노규덕 대변인은 "진룽호는 이번에 러시아산 석탄을 적재하고 들어왔으며 관계기관의 선박 검색 결과 안보리 결의 위반 혐의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적재된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판단한 근거에 대해서는 "관련 도큐먼트(서류)가 있을 것”이라며 서류를 통해 1차 확인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행적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문제의 선박인 진룽호는 출항일을 하루 앞당겨 러시아로 출항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부와 관세청이 8일 다시 공동 보도자료를 낸 것이다.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면,‘안보리 결의 2397호 9항은 금수품 운송 또는 금지 활동에 관여한 것으로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 억류 가능’하다며, 단순 의혹만으로는 억류를 실행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틀 후 발표에서‘진룽호’는 북한산 석탄을 싣고 수차례 국내를 드나들었던 선박으로 밝혀졌다. 이미‘의혹’이 아닌 ‘불법에 관여한 선박’임을 알고 있었을 외교부와 관세청이 대체 왜 이런 해명자료를 낸 것일까? 단순 의혹이 아님을 알았다면 당연히‘억류’를 실행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또한 8일자 보도자료에서‘러시아에서 석탄을 운반해 온 선박들의 경우, 금수품, 즉 북한산 석탄을 운송했는지 밝혀진 바 없으며, 2017년 10월 이후 입항시 검색에서도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은 발견되지 않음’이라고 설명했는데, 역시 이 내용도 결국 거짓이다. 이미 밝혀져 있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관세청 발표 전까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또한‘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결과 발표 전까진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8일자 보도자료는 없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더구나 이 보도자료는 외교부에서 작성하기는 했으나, 외교부와 관세청 공동 명의의 보도자료였다. 이틀 후 발표될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을 관세청은 조사내용에 대해 전혀 외교부와 공유도 안했단 말인가. 외교부는 이런 보도자료를 작성하면서 관세청에 내용 확인도 안한 것인가. 아니면 알고도 이런 보도자료를 굳이 낸 이유가 뭘까? 더 시간을 끌어야 할 이유가 있었는가.
관세청과 외교부의 반응을 보면, 이 사건에 대한 정부의 제재 내지 사실 조사 의지가 없음이 느껴진다. 관세청은 검찰에 기소한 것으로 자신들의 역할은 끝났고 검찰 조사결과만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또한 해당 선박들에 대한‘입항금지 조치’보고 등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는 식이다. 배 떠난 뒤 손 흔드는 격이다.
외교부 담당자에게 물었다.‘만약 관세청 발표가 이 보도자료를 작성하기 이전에 나왔다면, 즉 진룽호가 북한 석탄을 싣고 온 배라는 것이 밝혀졌다면 당시 포항에 정박중이던 진룽호에 대해 억류 등의 조치를 했겠느냐’는 질문에 담당자는‘글쎄요...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어떻게 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잘 피해가는 답일지는 몰라도, 對北제재라는 국제적 약속을 철저히 이행하고자 하는 의지는 전혀 읽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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