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북방한계선(NLL)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NLL을 인정하고 있다”고 하고, 군 당국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서로 상반된 취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2일 신임 합참의장 임명식에서 북한과의 9·19군사합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NLL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서해 NLL은 우리 장병들이 피로써 지켜온 해상 경계선이지만  피를 흘리지 않고도 지킬 수 있다면 그것은 더더욱 가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 방법이 바로 “NLL이라는 분쟁의 바다 위에 그 일대를 하나의 평화수역을 만듦으로써 남북 간의 군사 충돌이 원천적으로 없게 만드는 것”이라며 “판문점(남북정상회담)부터 이번 (평양)남북정상회담까지 일관되게 북한이 NLL을 인정하면서 NLL을 중심으로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공동어로구역을 만들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NLL을 인정하게 했다는 것, 그럼으로써 분쟁 수역이던 NLL을 명실상부한 평화의 수역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굉장한 대전환’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날 진행된 국회 국방위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합참 국정감사에서 “7월부터 북한이 NLL을 인정하지 않고 북한이 주장하는 서해 해상(경비)계선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백 의원은 합참이 비공개로 국방위에 이와 같은 사실을 보고 했다며 “북한이 NLL을 무시하고 해상(경비)계선을 강조하기 시작한 7월은 남북 간 군사합의를 위한 남북 장성급회담이 열리고 실무접촉을 하던 무렵이다. 이 기간 북한이 공세적으로 NLL을 불인정했다”고 밝혔다.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은 ‘7월 이후 남북장성급회담 등이 열린 이후 북한이 NLL을 무시하는 공세적 활동을 한 것이 맞느냐’는 백 의원의 질의에 “통신상으로 그런 사항에 대한 활동이 있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 기간인 4~10월 사이에 북한이 NLL을 일관되게 인정했다’는 발언과 상반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