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즈는 12일 권위 있는 영국 왕립 오픈 사이언스 학회지에 실린 논문을 소개하며 ‘지질학적으로 우리는 닭의 시대에 살고 있을 수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게재했다. 사람들이 연간 섭취하는 닭의 수는 650억 마리에 달한다. 또한 닭의 수는 다른 어떤 조류와 비교해도 최소 10배 이상 많다. 수 자체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해당 논문 저자들은 사람들이 닭 사육을 시작하면서 닭의 신체 구조가 많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빨리 크기 위해 끝없이 먹도록 바뀌었고 뼈에도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즈는 그러면서 요즘의 양계(養鷄) 방식은 비용 대비 가장 효율성이 높은 ‘기술 혁명’이라는 주장과 닭들에게 장애를 준 ‘학대’라는 주장을 각각 소개했다. 해당 기사를 일부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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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과 관련된 사실 중 하나는 인간이 닭을 매일같이 먹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래의 고고학자나 외계인들이 우리가 살았던 시대는 어떤 시대였는지를 파악할 영구적인 기록을 남긴다는 사실이 또 다른 하나다.

12일 ‘영국 왕립 오픈 사이언스 학회지’에 실린 논문 저자인 과학자들은 버려진 닭 뼈로 우리 세대의 지구의 삶이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닭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에 있는 닭의 수는 230억 마리에 달한다. 다른 어떤 조류와 비교해도 최소 10배 이상 많은 수이며 참새보다는 40배가 많다.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많은 조류는 주로 아프리카 지역에 살고 있는 붉은머리참새(red-billed quelea)라고 불리는 종(種)이며 15억 마리 수준이다.

230억 마리의 닭의 중량을 합치면 지구상에 있는 모든 조류를 합친 것보다 무겁다. 앞서 논문 저자인 캐리 베넷 레스터 대학 명예교수는 닭의 수뿐만 아니라 이들의 몸집과 유전자 등이 우리 시대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닭의 실질적인 생물학을 바꿔버렸다”고 했다.

닭이 가축화된 것은 약 8000년 전이다. 그 때부터 야생(野生)에서 살던 과거의 닭보다 점점 더 커지고 고기의 양도 많아졌다. 1950년대에 들어 사람들이 구이용 닭을 찾자 닭을 기르는 방법이 바뀌게 됐다.

요즘의 육용계(肉用鷄)는 도살되기 전까지 평균적으로 약 5주에서 9주간 자란다. 그럼에도 이들의 조상보다 무게가 5배나 무겁다. 유전자 변형을 통해 닭들은 끝없는 식욕이 생겼고 무게가 빠르게 불게 됐다. 또한 너무 빨리 자라나게 한 방식 때문에 뼈의 이상도 많이 발생한다. 또한 야생에 있는 씨앗이나 벌레가 아닌 곡물에 의존하는 식습관으로 인해 뼈의 특성도 바뀌었다.

요즘의 육용계는 사람에게 완전히 의존돼 자라며 체계적인 육류 생산과정을 거칠 수 있게끔 만들어졌다. 인간의 기술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존재가 됐다는 것이다. 달걀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고 병아리들은 온도가 조절된 상황에서 5만 마리의 다른 병아리들과 함께 지낸다고 앞서의 논문 저자들은 밝혔다.

육용계는 보통 9주 이전에 도살장으로 보내진다. 이 과정에서 깃털과 피를 비롯한 버리는 것들은 재활용을 거쳐 먹을 수 있는 부산물로 다시 태어난다. 이 과정도 인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인간은 매년 650억 마리의 닭을 섭취한다. 이에 따라 버려진 뼈들이 어떻게 화석 기록으로 남게 될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조류의 뼈는 대개 잘 화석화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양의 닭 뼈는 쓰레기장으로 보내지고 그곳에서 말라 화석처럼 된다. 닭의 뼈는 상상 이상으로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닭 뼈의 화석 기록이 우리 세대를 어떻게 묘사할 것인가이다. 해당 논문은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는 않은 채 “어떤 이는 엄청난 기술 혁명이었다고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전국가금(家禽)협회’의 톰 수퍼 대변인은 최소한 미국에서의 양계 과정은 효율성 등을 봤을 때 엄청난 성공 사례라고 말했다. 또한 적은 재료를 들여도 더 많은 양의 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웨슬리안 대학의 철학 교수이자 동물 보호 운동가인 로리 그루엔 씨는 “태어난 것 자체를 자랑스러워야 할 이런 새들을 의도적으로 장애를 갖도록 한, 인간이 만든 이런 변형을 보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했다.

물론 미래의 고고학자들이 닭 뼈만 찾아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플라스틱도 있고 콘크리트를 비롯해 인간이 만들어낸 이른바 ‘기술 화석’들이 많이 발견될 터이다.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도 돌에서 검출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인간의 시대가 어땠는지를 분석하는 데 사용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바꿨는지에 대한 가장 분석이 쉽고 핵심적인 생물학적 증거자료는 닭 뼈가 될 것이라고 이들 과학자들은 주장한다. 마리 수로 보나 이들이 가진 이상한 특성들을 보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