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유엔에 제출할 결의안 초안을 각각 작성했다. 미국은 야당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임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러시아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해당 결의안 초안을 통해 표명했다.

AP 통신은 미국측 결의안 초안을 직접 확인했다며 이 결의안에는 “2018년 5월 20일 이뤄진 대통령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는 점에 깊이 우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의 선거 감시 체계를 통해 자유롭고 공정하며 신뢰할 수 있는 대통령 선거를 위한 정치적 절차가 조속히 시작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반면 러시아측 결의안 초안은 베네수엘라 국내 문제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비판하며 이 나라에서 무력을 사용하겠다는 위협에 대해 우려한다고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두 나라가 작성한 결의안 초안은 다른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에 전달되지 않았으며 만약 상정된다고 해도 양국이 거부권을 통해 상대측 결의안 채택을 막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결의안은 완전히 불공정하다”며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영토 보존과 통합, 그리고 주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이 시의적절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어떠한 군사 개입 없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호르헤 아레아샤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은 이날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마두로 정권은 “미국에 의한 국제적 공격으로 타격 받은 부문에 있어 유엔 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엔에 식량과 의약품 지원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베네수엘라의 자산을 동결시킨 미국의 제재들을 해제하는데 있어 유엔과 전세계가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재는 이미 심각한 고통을 초래했으며 만약 제재가 계속된다면 도널드 트럼프는 손에 피를 묻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레아샤 장관은 미국이 이끄는 쿠데타나 군사개입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는 베트남 때처럼 더욱 좋지 않은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한편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2월 23을 데드라인으로 선포, 니콜라스 마두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도주의 지원품을 국내로 반입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그는 콜롬비아 국경지역에 있는 긴급 식량과 의약품을 직접 들여올 것이라고 했다. 2월 23일은 그가 헌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을 수행한다고 선언한지 한 달째 되는 날이다. 그는 두 번째 분량의 구호품은 브라질 국경을 통해 들어올 것이라는 점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