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 서태평양 지역에서 두 가지 위기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바로 남중국해와 대만이다. 이 두 지역의 긴장은 모두 오랜 동안 별개로 다뤄져 왔다.

그런데 2018년 말부터 두 사안을 하나의 문제로 보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 지도자의 말대로 중국의 장기 전략은 미국이 서태평양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저지하는데 있기 때문에 남중국해와 대만 두 지역에서의 무력충돌 가능성을 항상 각오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가까운 장래에 미국과 중국 간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상정한다고 했을 때 일본은 이에 대한
대응책이 있는지 의문이다.

<무력충돌 직전의 ‘남중국해’ 상황>

남중국해에서는 이미 무력충돌에 가까운 상황이 생기고 있다. 지난해 9월30일 미국의 구축함
‘디케이터’가 남사군도 해역을 지나던 중 중국해군 구축함이 이 해역에서 떠날 것을 경고하며, 미국의 구축함에 불과 40미터 까지 접근했었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B-52 폭격기를 파견했다.

미국의 펜스 부통령은 2018년 10월4일 “우리는 이 같은 중국의 행동을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군사과학원 前 부원장 출신의 뤄위안(羅援) 해군소장은 “미국의 항공모함 두 척을 격침하면 다수의 미군 해군 요원들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인적 손실은 미국이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문제는 이렇게 해결하면 된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가 되면 중국은 군사행동에 나선다>

2017년 10월 제19차 당(黨)대회에서 시진핑은 “우리는 어떤 형태의 대만독립의 계교(計巧)도 무너뜨릴 수 있는 확고한 의지와 충분한 자신감 그리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대만해협에서 중국과 대만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여 양측의 무력을 과시했다.

올해 1월4일 중앙군사위군사공작회의에서 시진핑은 “全軍이 위기의식을 높이고 착실히 군사투쟁 준비를 진행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며 군부의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또 같은 달 대만을 겨냥한 연설에서 “중국은 대만 통일을 위해 무력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면서 “대만은 중국에 통일되어야 하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차이잉원 총통은 “중국이 주도하는 통일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즉각 성명을 발표했다. 

남중국해와 대만과 관련된 중국의 공갈은 점점 더 격렬함을 더해가고 있다. 이것은 미국과 중국 양측이 무력충돌을 피하는데 따른 허세로 봐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국은 공산당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21년, 건국 100주년을 맞는 2049년이 되면 어떤 형태의 무력충돌이 있더라도 통일의 성과를 자랑하고 싶다고 여기는 듯하다.

중국이 센카쿠 열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도 핵심 이익이라고 한 것을 감안하면 여기서도 결국은 군사행동을 일으킬 것임을 상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중국은 2018년 1월 센카쿠 주변에서 자국의 잠수함을 항행시켰다. 다만 미국이 공식적으로 센카쿠 방위는 미일안보조약의 적용대상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중국이 이곳에 마수를 뻗치는 우선순위는 대만보다 낮다고 봐야겠으나, 그래도 경계를 게을리 할 수 없다.

<대만해협의 유사사태 가능성에 대비해야>

중국이 서태평양의 절반을 자국의 영향 하에 두려는 전략은 미군의 일본 철수를 목표로 일본과 미국의 동맹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중국이 대만을 제패하면 그만큼 주일미군을 일본에서 몰아내는 데 있어 압력을 높일 수 있다. 당분간 미군이 일본이나 한국에 주둔하여 북한의 핵전력을 견제하는 것은 중국에게도 유리하다.

그러나 장차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고, 남북한이 중국공산당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면 중국은 오키나와 미군의 철수를 압박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일본은 미국과 기타 동맹국들과 협력하여 중국의 서태평양 패권을 견제해야 한다. 일본은 주일미군 기지를 통해서 미국의 제7함대를 뒷받침하여, 남사군도의 방위 강화를 서두르는 중국군의 태평양 진출을 억제할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일본, 그리고 중국의 세력균형을 유리하게 유지해야 한다. 2016년 7월 상설중재재판소(PCA)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주권을 부정한 사례가 잊혀 가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대만해협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일본이 미국과 대만을 도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본은 美日안보조약에 근거하여 대만 유사사태의 대비를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만의 타이베이에 있는 일본대만교류협회와 대만일본관계협회가 “대만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의 안전을 위한 지역정세 검토”등이라는 명목에 따라 다양한 협의를 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모든 조건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니시하라 마사시(西原正) 평화안전보장연구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