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우라늄 농축 상한선을 뛰어 넘는 농축에 나설 것이라고 7일 밝혔다.

이는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합의를 위반하는 행동이다. 앞서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이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며 합의 조항이 이란에 너무 유리하게 만들어졌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란은 미국의 합의 탈퇴 이후 유럽과 중국, 러시아 등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다시 핵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란의 이번 발표가 있자 외신들은 이란 핵 합의가 전면 무효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란은 2015년 핵 합의에 따라 우라늄을 3.67%까지만 농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8일 오전이 되면 3.67% 이상으로 우라늄을 농축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이란 원자력청의 베루즈 카말반디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카말반디는 이란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농축할 계획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할 정도의 우라늄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외신들은 이란이 농축 수준을 급격하게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측 보좌관인 알리 아크발 벨라야티는 이란이 농축 수준을 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6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언론들은 이란이 5% 정도까지 농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상한선을 초과하겠다는 계획을 5일부터 공개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즉각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은 5일 “국제사회는 이란 정권의 책임을 물어야만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은 또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 활동에 대한 분석을 내릴 것을 요청했다. IAEA는 관련 내용을 10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엠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이란의 연이은 핵 합의 위반에 우려를 표명했다. 마크롱 대통령 측이 낸 성명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란의 행동과 이에 대해 내려질 (국제사회의) 후속 조치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이란의 석유 수출은 약 90% 급감했다. 이에 따라 이란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다. 현재 미국은 이란이 유조선과 사우디의 유류시설에 대한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달 미국의 정찰용 무인기를 격추하기도 했다.

이란은 2015년 핵 합의가 체결되기 전에 우라늄을 20%정도 수준으로 농축한 적이 있다. 20%의 농축을 해내면 무기화를 위해 필요한 90%의 농축까지는 비교적 수월하다. 핵 전문가들은 이란이 20% 수준의 농축우라늄을 200~250kg 정도 보유하게 된다면 한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핵 합의 체결 전 20% 수준의 농축우라늄 196kg을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국제사회는 핵 합의에 따라 이 우라늄을 이란에서 빼낸 뒤 농축 수준을 낮추고 무기화가 될 수 없게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1년 이내에 핵무기를 갖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농축우라늄 생산을 위해서는 원심분리기의 역할이 매우 크다. 이란은 2015년 핵 합의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약 2만 개의 원심분리기의 3분의 2를 폐기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는 곳에 보관해야 했다. 이란이 보유한 원심분리기는 서방 세계에서 오래 전에 사용하던 것으로 비교적 기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은 원심분리기 개발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의 원심분리기 기술 수준에 따라 1년 이내에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다.

이란의 핵무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출처: 월스트리트저널)
1. 우라늄
a. 우라늄 광석을 채굴한 뒤 소위 옐로 케익이라 불리는 농축우라늄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원심분리기가 사용된다.
b. 직렬 모양의 원심분리기들은 우라늄을 농축시킨다. 제대로 된 농축 기술을 터득할 때까지는 수 년이 걸린다. 이란은 약 2만 개의 기본형 원심분리기를 만들어냈다. 현재는 더욱 높은 기술의 원심분리기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c. 우라늄을 5%까지 농축하는 데까지가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린다. 5% 수준까지 농축을 해내면 무기화하는 데 필요한 90%까지는 비교적 수월하다. 이란은 3.67% 제한을 더 이상 따르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d. 핵폭탄을 만들기 위해서는 90%로 농축된 우라늄이 25kg 필요하다.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20%로 농축된 우라늄 200~250kg이 필요하다. 이란은 과거 20%까지 농축한 적이 있지만 그 이상을 해본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 플루토늄
a. 중수로를 가동시켜 플루토늄 폐기물을 만들어 낸다. 아락 중수로 시설을 개발하고 있던 이란은 핵 합의에 따라 이 시설을 가동하지 않았다.
b. 플루토늄 폐기물을 화학적으로 분리시키는 과정을 통해 깨끗한 플루토늄을 만든다. 재처리시설을 통해 이 과정이 이뤄진다.
c. 이렇게 만들어진 플루토늄을 액체로 녹인 뒤 핵폭탄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