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여성 래퍼 니키 미나즈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연을 하기로 계획했다가 이를 취소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여성과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 위해서라는 설명을 했다. 한국의 유명 그룹인 방탄소년단(BTS)도 오는 10월 사우디에서 공연을 할 계획인데 공연 성사 여부에 대해 최근 전세계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15일 영국 BBC 방송은 왜 사우디아라비아가 전세계의 톱스타들을 초청해 공연을 하길 원하는지를 분석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BBC가 뽑은 첫 번째 이유는 경제다. 왕세자 모함마드 빈 살만은 사우디 현대화를 위한 ‘비전 2030’이라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기간 동안 사우디의 경제를 크게 성장시키겠다는 취지다.

사우디는 오랫동안 석유 판매 등을 통해 돈을 확보해왔다. 그런데 최근 석유값이 불안정해지자 석유 사업만으로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경제개혁을 위해 해외의 투자를 유치하고 국내 신규 사업을 추진하길 원하는데 BTS와 같은 톱스타를 초청하는 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한다.

BBC가 뽑은 또 하나의 이유는 사회개혁이다. 사우디는 현재 문화 예술 산업을 크게 개발하려고 한다. 많은 사우디 국민들이 해외로 나가 콘서트와 영화를 관람한다고 한다. 사우디 정부는 이들이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영화관과 쇼핑센터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톱스타들을 국내로 초청해 공연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개혁 문제에 있어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되는 것은 여성 인권이 개선될지 여부다. 현재 사우디 여성들은 운전을 하지 못하고 축구 경기장에서 관람할 수 없다. 이에 많은 여성 인권 단체들은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많은 톱스타들이 사우디에서 공연을 열었다. 2017년 12월 미국의 유명 랩퍼 넬리가 사우디에서 공연했다. 제이슨 디룰로와 데이비드 구에타, 원리퍼블릭 등 유명 가수들도 공연했는데 이들은 전부 남자들이다. 이후 유명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가 사우디에서 다른 남성 랩퍼들과 함께 공연을 한적이 있다. 당시 머라이어 캐리에 대한 비판 여론도 불거졌다고 한다. 그의 홍보팀은 “머라이어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연하는 첫 번째 여성 외국인 아티스트로서 이 공연의 문화적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그는 모든 사람들의 평등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계속해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한편 14일 발표된 방탄소년단의 사우디 공연 계획과 관련해 전세계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팬들은 “정치 문제가 공연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또 다른 팬들은 “방탄소년단이 사우디의 인권 기록을 이유로 들어 공연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