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의 민주화 운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홍콩 정부는 시위대의 송환법 철회 요구를 받아들였다. 시위대는 이제 직선제 등을 요구하며 계속 싸우고 있다. 송환법 반대 시위는 15주째 이어지고 있고 反中과 親中 사이의 충돌은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8월말 성명을 발표, 홍콩의 자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G7에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이 포함돼 있다. 미 국무부는 사태 악화가 “우려된다”는 성명을 여러 차례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 외교부는 지지 성명을 내지는 않았다. 다만, 여행경보 조치와 관련, “계속 주시를 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다. 현 단계에서 특별히 밝힐 것은 없다”는 입장은 발표한 바 있다. 외교부 대변인은 8월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홍콩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홍콩시위와 관련해서는 당사자들 간에 원만히 타결이...해결될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 저희 정부 입장”이라고 답했다.

지지 성명을 발표한 한국의 정당 및 단체들을 찾아보니 바른미래당이 가장 적극적이었다. 바른미래당은 6월 14일 이종철 대변인 이름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홍콩의 외침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당 대변인 명의의 공식 성명이 나온 것은 여전히 바른미래당이 유일하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이 문제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그는 6월 18일 “우리나라도 인권과 민주주의를 싸워서 얻지 않았느냐”며 “이에 대한 절대성과 보편성을 인정해야 한다. 정부가 외교 마찰을 우려해 홍콩 시위를 지지하지 못한다는 변명과 달리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 민주주의 선진국들은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당 차원의 성명을 내지는 않았다. 자유한국당에서 6월부터 9월 16일 현재까지 실시한 회의를 분석한 결과, 원론적으로 ‘홍콩 시위’를 언급하는 게 아니라 지지한다는 발언을 한 사람은 조경태 최고위원이 유일하다. 그의 발언을 소개한다.

<조경태 최고위원, 6월 17일 최고위원회의

제가 노랫말 가사 하나 읊어드리겠다.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6.25 가사이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오던 날을 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쫓기는 적의무리 쫓고 또 쫓아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이제야 빛내리 이 나라 이 겨레’ 최근에 홍콩에서 처절한 체제투쟁을 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홍콩시민들의 모습에 무한한 아낌없는 지지를 표한다.

9월 5일 최고위원회의

먼저 홍콩의 송환법 철회 88일 만에 홍콩이 자유를 사랑하는 홍콩인들의 승리이다. 중국 공산당 정권에 당당히 맞서서 싸워서 승리했다. 홍콩인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리겠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인 지지발언을 한 바 없다. 한 익명의 민주당 중진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홍콩 중 어느 편에 서기가 쉽지 않다”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는 전략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시민단체들은 정치권과는 달리 좌우를 막론하고 홍콩 시위 지지 입장을 밝혔다. 시위 초기인 6월 홍콩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불린 것 등이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진보성향인 한국YMCA와 참여연대 등 92개 시민단체는 8월 8일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지 입장을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참가 시민단체 대표들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한 홍콩 시민들의 열망을 지지하고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를 지지한다”며 “홍콩 시민들과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도움을 주고 끝까지 연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영아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간사는 “홍콩 시위에서 울려 퍼졌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으며 우리나라의 과거가 떠올랐다”며 “홍콩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고 한다.

5.18기념재단도 8월 30일 성명을 발표했는데 중국을 일방적으로 비판하지는 않는 양비론적 입장을 취했다. 홍콩인들도 비폭력에 기초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중국도 자치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재단은 “우리는 홍콩 시민들이 갖는 우려와 두려움에 깊이 공감한다. 홍콩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의 시위를 폭력적 방법으로 진압해서는 안 된다. 홍콩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시민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시위로 붙잡힌 사람을 석방하고, 더 적극적이고 진지한 자세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변호사, 북한 인권 단체들도 공동 성명을 내고 홍콩 시위대를 지지했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남북하나개발원, 북한전략센터, 전환기정의 워킹그룹, 징검다리, 통일 아카데미, 열린 북한, 자유북한방송이 참여 단체였다. 이들은 8월 17일 ‘홍콩 시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향한 투쟁을 지지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송환법을 탈북민의 강제송환과 연관, 중국 정부를 규탄했다. 한변 등의 성명과 바른미래당의 성명 全文을 차례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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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향한 투쟁을 지지한다

18일 예정된 홍콩 시민들의 300만 대규모 시위에 중국 정부가 무력 개입할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제2의 천안문 사태 참극이 재연될까봐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홍콩 시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향한 투쟁을 지지하고 중국 정부에 대하여 그들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홍콩 시민들은 3월 31일부터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철회 시위를 시작하여 지난 12일부터는 공항에 나와 직접 국제사회를 향해 다양한 언어로 자신들의 고통을 알리고, 각종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지를 호소해 왔다. 우리는 대한민국에서도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겪었던 인권침해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고, 현재에도 세계 최악의 인권침해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하여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만큼 홍콩 시민들의 절박함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재중 탈북민에 대한 강제송환 정책을 견지하여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북한 정권이 13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중국 정부의 홍콩 시민 탄압방침을 지지하고 있으니 이는 스스로 그 자신이 인권침해 폭압정권임을 자인하고 있는 규탄 받아야 할 행태라 아니할 수 없다.

홍콩 시민들의 비폭력적인 저항운동을 현재의 위험한 사태로 몰아간 책임은 중국 정부에 있다. 740만 명 홍콩 인구 중 한때 200만 명에 이르던 시위대가 주춤하자 지난 7월 21일 밤에는 ‘흰색 셔츠’를 입은 친중 폭력단이 난데없이 등장해 유혈사태를 일으켰고, 지난 11일에는 고무탄으로 시위참가 여성을 실명 위기에 처하도록 했다. 또한 홍콩 밖 10분 거리에서는 인민해방군의 시위대 진압훈련을 공개해 1989년 천안문 사태를 연상하는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패권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유엔이 채택한 ‘세계인권선언’ 제19조(표현의 자유), 제20조(평화적인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9조(표현의 자유), 제21조(평화적인 집회의 자유), ‘무력과 화기사용에 관한 기본원칙’을 준수하고 인권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홍콩 시민들에 대한 지지를 가벼이 여기지 말아야 하며, 홍콩 시민들이 바라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홍콩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구촌을 함께 살아가는 동시대의 세계인으로서 거듭 자유와 인권을 위한 홍콩 시민들의 열망을 지지하며 이들과 함께할 것이다.

2019. 8. 17.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성통만사), 남북하나개발원, 북한전략센터, 전환기정의 워킹그룹, 징검다리, 통일 아카데미, 열린북한, 자유북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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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홍콩의 외침을 지지한다
 
 
홍콩에서 민주화 시위가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홍콩 인구는 약 740만 명인 데 이중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우산 혁명’으로 불리는 시위대의 우산 행렬을 향해 중국 정부와 홍콩 당국은 최루탄 난사와 물대포 분사 등 무차별적인 진압을 감행하고 있고, 총기 형태의 진압 장비까지 등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콩 시민들은 ‘홍콩 시민에 대한 사격을 중지하라’는 팻말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 정부와 홍콩 당국은 시위대를 ‘폭도’로 몰아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세계인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홍콩인들은 홍콩의 자유가 억압되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거리로 나왔음을 천명하였다.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자명한 사실이다.
 
홍콩 시민들에게 의사 표현과 집회 결사의 자유는 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자유와 인권은 세계 보편 가치로서 어느 누구도 거슬러서는 안 된다.
 
유엔이 채택한 『세계인권선언』 제1조는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고 천명하였다. 아울러 19조는 의사 표현의 자유를, 20조는 평화적인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뚜렷이 명시하고 있다.
 
우리는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한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홍콩의 외침을 강한 울림으로 듣고 있다.
 
홍콩인들의 정당한 요구에 정부 당국은 더 이상 물리적 억압으로 대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정부의 탄압으로 인한 일체의 유혈사태를 경계하고 반대한다.
 
우리는 홍콩에서 들려오는 호소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우리에게 소중한 민주주의가 홍콩인들에게도 똑같이 소중함을 기억하며, 홍콩의 상황과 홍콩의 목소리를 주시할 것이다.
 
 
2019. 6. 14.

바른미래당 대변인 이종철